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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현장
목차
2018년 시민사회의 빅 이슈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김수희
숙변 제거 프로젝트 :
공권력의 적폐, 새해에는 해소해야
박진
정치 바꿔! 헌법 고쳐!
이재근
세금을 갖다 썼으면 증빙을 해야지?
마침내 큰 변화를 일군 특수활동비 개선 운동
박근용
차별과 혐오가 두드러진 2018년,
평등을 위해 더 용기 내기!	
곽이경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무너진 남남 갈등의 벽
한반도 문제에 관한 숙의 토론이 가져온 변화
정현숙
‘공익위원회법’이 공익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시민사회 관련 법, 제대로 제·개정 해야
김홍철
왜 집값은 계속 오르고 집 부자들 집만 늘어나나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거 안정을 향해
김성달
안개도 많고 철새도 다녀가는 흑산도,
공항 꼭 지어야 하나?
박희영
삼성과 회계법인의 범죄 공모
봐주던 금융위, 시민단체 나서자 비로소 제재
홍순탁
문재인 정부는 공약만 지키면 된다.
지켜라, 비정규 노동 공약
이남신
1700만 명 6개월의 촛불,
많은 것이 남았다
윤희숙
다시 생각하고 짓다 2018-2019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여는 글
신철영
편집인의 글
이태호
신년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9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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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007
돋움
소개
책 속의 책
전국
시민 공익 활동의 도우미들
함께 가는 길, 동행
활동가의 든든한 안전망을 꿈꿉니다
여진
강한 시민사회, 힘 있는 민주주의
사단법인 시민
이강준
시민 공익 활동의 베이스 캠프
서울시NPO지원센터의 5년
김유리
지역 네트워크 소식
강원 |	가리왕산 복원,
	 상식과 약속을 지키자
	 김경준
경기 |	경기 시민사회 공동 노력으로
	 공익 활동 지원 조례 통과
	 이정희
경남 |	공익 활동가 이야기 캠프를 열다
	 유현석
대구 |	2018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연대는 힘이다’
	 남은주
대전 |	2018년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 소식
	 김성중
인천 |	2018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활동 소식
	 옥나래
충남 |	도의회가 폐지한 충남인권조례,
	 도민의 힘으로 부활시키다	
	 최만정
충북 |	지방의원 쌈짓돈,
	 지방의원 재량 사업비 폐지 촉구 활동 벌여
	 최진아
제주 |	‘제2의 난개발 시대’ 몰고 올
	 제주 제2공항
	 이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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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소개합니다.	
책 속의 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함께하는 단체들
한눈에 보기
04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전진을
여는 글신철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전국의 시민운동 활동가 여러분 !
2018년 힘차게 때로는 힘겹게 활동해 오셨습니다.
2018년 우리사회는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3차례의 정상회담, G.P 폭파, 남북 도로와 철도의
연결로 상징되는 남북 간 화해 기운이 조성되었고,
권력형 비리의 주범들이 처벌을 받고 있으며, 사회 각
부문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고발과 요구가 힘차게
올라와 민주주의 전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이제는 촛불의
기운이 시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불법과 탈세에 뿌리박은
삼성그룹으로 대표되고 있는 경제계의 적폐,
사법농단의 깊은 뿌리는 쉽게 뽑히지 않고 있는
현실을 답답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수도권
신도시의 건설, 재벌에 대한 인터넷 은행의 허용
등 문제인 정부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시행하는 현실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였습니다. 한편에서는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대립처럼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몰려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뒷전으로 미룬 채 당장 택시업계를 달래는데
급급한 국회의 한심한 태도를 목격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의
개혁, GMO완전표시제의 도입, 사립 유치원 운영의
개선, 위험의 외주화로 대표되는 산업재해와 하청
노동자들의 문제 등 시민사회의 개혁 요구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현실을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산업의 쇠퇴와 새로운 산업 전략의 부재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과 고용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우리 사회는 뚜벅뚜벅 전진하고
있습니다. 봇물처럼 터져 나온 미투운동MeToo
의
물결, 스포츠 선수들의 폭력적 훈련과 비리에 대한
고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의 강화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박은 모순과
부조리에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의
기운이 착실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전국의 시민운동가 여러분!
2019년에는 민주주의와 사회 각 층에서의
협치Governance
의 강화, 남북의 화해와 평화의 확대,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 확대를 위하여 힘차게
전진합시다. 때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의연하게
맞부딪쳐 나갑시다. 여러분들의 분투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05
편집인의 글
시민사회
연보를
발간하며
지금 우리 사회와 한반도 안팎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들은 2016-17년 우리가 시작한 촛불혁명의
자기장 속에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촛불혁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주역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입니다. 한편, 우리는 수많은 변화의 물결
앞에서 밀려나는 듯 다시 돌아오는 구체제의 끈질긴
관성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입니다. 한 세기 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고 고단했던 여정을 되돌아보며
역사에는 결코 비약이 없음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더디지만 한걸음씩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열쇠는 결국 우리 자신, 이 나라의 풀뿌리인 시민과
시민사회라는 것도 함께 새깁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018년의 주제어를
‘다시 생각하기 Re:Think’로 정했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신동엽 시인의 시구처럼, 촛불혁명의 참뜻이
무엇인지 함께 되새기고 우리가 선 자리와 전환의
방향을 살피기 위해서였습니다.
2019년 주제어는 ‘지음’으로 정했습니다.
이제 “100년 동안의 꿈-주권이 바로 선 정의로운
나라, 아무도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존엄한 사회,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통일 한반도와
세계로 나아가려는 담대한 촛불의 꿈”을 향해 다시
한걸음 내딛어야 할 때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시민사회에서, 그리고 시민의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어야겠지요. 연대회의는 지역 사회와 시민의
일상에서 자치와 연대의 주체를 형성하는 일에
주목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상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촉진하는
일에도 힘쓰고자 합니다.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이 연보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의 현장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 단체들이 씨름했던
사회적 의제들과 실천의 결과, 그리고 올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다른 세상의 비전과 결의를
담았습니다.
06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사
지음 2019
맞잡은 손 놓지 말고 함께 나아가
우리가 시작한 역사의 전환을
완성합시다
새해, 평화와 생명의 기운이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로 3.1운동 100년을 맞습니다. 100년 전
이 땅 민중들은 일제의 총칼에 맞서 평화롭게 일어나
‘인간·민족·나라의 평화로운 공존’을 선언하였습니다.
이어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에 바탕을 둔 민주공화국을 선포하였습니다.
우리 겨레의 항거는 전 세계 민족민주운동에 큰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그 후에도 우리에겐 길고도 고단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100년 간 우리는 식민 지배 외에도
분단과 전쟁, 독재 권력과 독점 자본, 권위주의와
가부장주의가 야기한 온갖 고통과 억압, 불의와
차별에 끈질기고 평화롭게 맞서 이겨내 왔습니다.
우리의 저력은 2016-17년의 촛불혁명으로 다시금
입증되었습니다.
우리가 일으킨 촛불혁명은 새로운 대한민국,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한 거대한 전환의 문을
열어 젖혔습니다. 지난 2018년은 그 전환의 물결로
우리 사회와 한반도가 크게 일렁인 변화무쌍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한 검사의 양심 선언을 시작으로 시작된
성폭력 성차별 없는 사회를 향한 열망이 미투#MeToo
로
터져 나왔고,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남과 북의 담대한 대화와 협력이
급진전을 이루었습니다.
낡은 정치제도와 헌법을 새롭게 정비하여
주권과 인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민주적 정치 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되었습니다.
낡은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 기구를 민주적으로
개혁하는 일도 수많은 영역에서 이어졌습니다.
정치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국민을 사찰하고
공격했던 국가정보원과 기무사령부, 검찰과 경찰,
사법부, 기타 국가 기구의 일탈과 권력 유착에 대한
진상 규명, 책임 추궁, 제도 개혁 등이 그것입니다.
재벌 중심의 독점화된 불공정한 경제 구조를
바로잡고, 극심한 양극화와 소득 격차를
해소하며, 노동권을 바로 세우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도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재벌 대기업에게
책임을 묻고,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며,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등을
두고 사회적 갈등도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노력들은 촛불혁명이 사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다시는 권력과
이윤 추구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던 낡고 불행한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 나라 주권자의 확고한
의지의 반영입니다.
07
사회를 향한 초심과 진정성을 잃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에서 최근 드러나는 몇 가지 우려스러운 태도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자임하면서 제도의
개선은 게을리 하고 자신들의 낡은 관행에는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합니다. 자신들은 공익과 국민의 대변자이자
중심으로 자부하고 나머지 야당과 시민사회는
편향된 이해관계자 집단으로 치부하면서 진정성
없는 태도로 통합의 겉모양만 내려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것을 권면합니다. 우리는 촛불정부가
성공하기를 원합니다. 그러자면, 정치 공학적
셈법에 따라 외면적 경제성장이나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여 원칙과 기준을 손쉽게
무너뜨려서는 안됩니다. 스스로의 기득권 포기,
정치적 다양성의 존중과 진정성 있는 대화,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 등에 인색하거나 무능했던 과거
정권의 행태를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운동도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겠습니다.
촛불시민의 대변자임을 자임하면서 도리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법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거친
숨을 고르고 성찰하겠습니다. 말이 통하는 정권이
들어섰다는 안도감으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사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엄정한
비판의 잣대를 적용하겠습니다. 동시에 모든 책임을
하지만 지난해 우리는 낡은 질서의 완강한 저항과도
마주해야 했습니다. 국가기구 곳곳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권력 기구들과
정치권의 소리 없는 저항과 비협조에 직면해 아직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이 논쟁 거리로
떠오르고, 노동권 보장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의 대화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연말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봐야했습니다. 미투에 대한 백래시backlash
, 예멘
난민 등 이주자에 대한 공격 등 혐오와 차별 역시
잦아들기보다 도리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의 제정 역시 완고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민주적 협치를
복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에 필수적인 법제의 개선은 제자리걸음이고 관
주도의 낡은 발상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법과 헌법을 민의를 온전히 반영하는 구조로
바꾸어보려는 시도는 국회, 특히 기득권 정당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협력도 북미
대화의 교착 등 경직된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남한 사회 내에서는 당국 위주의 교류 협력이
시민사회 일반으로 확산되지 못한 상태에서 낡은
이념 공세가 재연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은 물론 대부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요인이나 외부적 환경으로
인한 것으로, 촛불을 들고 우리가 함께 간절히 외쳤던
바 - 나라다운 나라,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08
정권에게 묻고, 정권에게만 해결책을 요구하던
과거의 관행과도 거리를 두겠습니다. 그것은
촛불혁명의 주인다운 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연의 사명을 소홀히 하고 남 탓, 환경 탓만 해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없을 뿐더러, 이미 일어나고 있는
시민사회의 변화에 적응할 수조차 없습니다. 시민과
함께 지역 사회와 일터에 뿌리내리고 시민사회의
저변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변화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나라다운 나라,
주권이 바로 선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해
분투해왔습니다. 이제 100년 동안의 꿈 - 주권이
바로 선 정의로운 나라, 아무도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존엄한 사회,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통일 한반도와 세계로 나아가려는 담대한 촛불의
꿈을 실현할 시간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그 실천의 현장에서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촛불혁명의 주인공인 행동하는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낡은 정치 구조와 선거제도를 반드시 개혁하고
국가기구 개혁을 완성하여 나라를 민주적으로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미투를 전 사회로 확대하고 각종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경제 구조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개혁하고,
비정규직의 권리를 비롯한 노동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남북대화와 협력을 시민사회로 확대하고 한반도
비핵평화군축을 실질화하며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국내외 합의를 촉진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역 사회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모든 시민들이
주인답게 참여하고 결정함으로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치와 협치의 주체와 기반을
확보하고 공익 활동과 활동가를 위한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사회적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주적 체계와 주체를 형성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음 2019. 우리 모두 촛불혁명의 주인공답게
맞잡은 손 놓지 말고 함께 나아가 우리가 시작한
역사의 대전환을 완성합시다.
2019. 1. 15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9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특집
다시 생각하고 짓다 2018-2019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2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
‘다시 생각하기 Re:Think 2018’ (2018. 1.3)
각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소중한 분들과 만나 첫 인사를 주고 받고
새해 소망과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Re:Think
한 해의 활동을 돌아보았다.
많다. 실린 것보다 더 많다.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3
201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교류와 연대의 밤
‘다시 생각하기 Re:Think’ (2018. 6.28)를 개최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연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교류와 연대의 밤은 활동가가 말하는 전환의
키워드, 한국YMCA전국연맹 고故
구자훈 활동가를
기억하는 시간, 고故
최영도 변호사를 추모하는
시간, 응원의 시간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연대교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4
내 삶을 바꾸는 개헌!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개헌!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한국 사회를 재설계하기
위해 120개 단체들과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국민개헌넷)’을 발족했습니다
(2017. 10. 12-). 국민개헌넷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벚꽃이 만발하던 여의도로 찾아가 ‘정치를
바꾸자, 헌법을 바꾸자’를 외쳤고,
혐오가 가득했던 헌법 개정 토론회장에서 반차별,
성평등 개헌을 외쳤습니다.
사진은 국민개헌넷 등이 주관한 전국 953개
사회단체 국회 앞 기자회견 (2018. 4. 11)
改憲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5
57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
‘정치개혁공동행동’을 구성(2017. 6. 8)하여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 연령 18세로 인하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개혁보수단체연합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여야
정당 등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 방안 합의를 위한
시민사회 대토론회’를 개최(2018. 12. 18, 사진)하는
등 선거제도 개혁 방안의 초정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
#MeToo
한 검사의 성폭력 피해 증언 이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었던
#미투 운동에 함께하기 위해 340여
개의 단체와 더불어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발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출범 기자회견 (2018. 3. 15)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6
‘함께 외쳐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헌법의 평등 이념을 실현하는 인권기본법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120개 단체가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2011-)’를 확대 재출범했습니다(2017. 3. 27).
그 이후 전국 간담회, 평등 행진, 입법을 위한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반차별 연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1000여 명이 함께 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 행진’ (2018. 10. 20)
差別禁止法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7
촛불 1주년
4.16
4.16 세월호 참사 2018년 304명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생명 존중과
안전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416재단이 발족(2018. 5.12)하였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도 조사
활동을 개시했습니다(2018. 12.12).
4.16세월호참사를 잊지 않고 행동하는
시민들의 연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목포신항만에서 진행된 세월호
직립 장면(2018. 5.10)
촛불 1주년을 기념하고 촛불 이후의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전망하기 위해 촛불항쟁
1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움과 국제 심포지움,
촛불항쟁 백서 발간 등 다양한 기획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진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개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의 기록』 출판기념회
(2018. 6.22)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8
7년 만에 다시 열린 한국사회포럼.
‘한국사회 전환의 키워드-성찰, 교차, 전환’를 주제로 20여 개 분과
토론과 전체 토론, 문화제가 공덕동 경의선 공유지와 서강대학교를
오가며 열띠고 신나게 이어졌습니다(2018. 10. 12-13).
사진은 경의선 공유지 행사장(위),
서강대에서 진행된 분과 토론(가운데),
한국사회포럼 기획단(아래)
한국
사회
포럼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9
기무사
해체
평양
국군 기무사령부가 과거 정부에서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댓글 등을 통해 정치에 개입하고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을 검토·준비하는 등
사실상 쿠데타를 기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관련자 전원 처벌과 더불어 기무사령부의 해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무사를 해체하는 대신 기무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부분의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대통령기무사령)을 공표했습니다.
사진은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 (2018. 7.9).
남북관계가 급진전된 가운데,
정부·국회정당·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 인사
122명이 평양을 방문해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함께 개최했습니다(2018. 10. 4-6).
사진은 평양 순안 공항.
전국 4개 권역과 17개 시도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에 관한
시민 숙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선정한
일반 시민과 청년·청소년, 그리고 보수·진보 시민단체가 동수로 추천한
회원 등 균형 있게 구성된 패널들이 진지하고 만족스러운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진보·보수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전문가그룹이 통일부의 후원을 받아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사진 수도권 숙의 토론회(2018. 9. 15)와 충남권 숙의 토론회(9. 29)
사회적
대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0
21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지체되고 퇴행하는 가운데, 서부화력 태안발전소
하청업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이 위험한
작업장에서 불법적인 야간 파견근무를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휩쓸려 사망(2018. 12.10)했습니다.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위험의 외주화’에 반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고故
김용균
유가족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청년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3차 범국민추모제 사진(2019. 1. 5)
죽음의
외주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2
제주 4·3 70주년을 맞이해 국내외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이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3박4일 간의
학술 토론, 현장 방문, 생존자 증언 청취 등을 통해
제주 4·3의 과거·현재·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사진은 ‘2018 평화기행, 제주 4·3 70년,
평화의 길을 찾아서(2018. 6. 22-25)’ 국내외 참가단
평화
기행
23
10월에는 전국의 평화 활동가들이 남한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 찾아가 평화의 기운을 전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던 바다와 용치(인공장애물)가
살벌한 해안 너머로 손에 잡힐 듯한 북녘 땅이 보였고,
점박이 물범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2018 평화활동가대회 in 백령도-
물범에겐 NLL이 없다(2018. 10. 17-19)’ 에 참가한
평화 활동가들
평화
활동가
대회
운동회
세상 일은 잠시 접어두고 활동가들이 몸을 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푸짐한 먹거리와 상품은 필수! 족구, 농구, 피구,
발야구, 제기 차기, 신발 던지기를 진행했습니다. 보슬비가
오갔지만 경기는 계속되더군요. 마음만은 모두가 통키,
마이클 조던이었습니다. 누가 이겼는지는 비밀입니다.
사진은 ‘한가위 맞이 활동가 가을 운동회’에 참가한
시민단체 활동가들 (2018. 9.19)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4
민주시민
교육
민주주의를 일상에 뿌리 내리기 위한
민주시민교육을 보다 활성화하고 체계화하는
일에 전국의 시민교육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맞잡았습니다.
사진은 전국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출범식
(2018. 11.21)
활동가
훈련
회원 단체와의 네트워크, 일상적 소통과
연대 강화 및 활동가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공익 활동가 IT 교육’, ‘공익 활동가 스마트폰 영상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활동가가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5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6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거리가 반짝이던 성탄절 하루 전
2018년 12월 24일,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았다.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정선애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
송윤정, 이태호
박영록
좌장
사회
패널
정리
사진
좌상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영순, 권태선, 이태호, 정선애, 이남신
특집
신년좌담
27
다시 생각함 2018
이태호 	 지난 2018년 연대회의의 주제어는 ‘다시 생각하기’였습니다. 2018년은 변화
무쌍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한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미투가 터져 나왔고, 남북관계
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큰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이
논쟁 거리로 떠올랐고, 시민사회와 정부와의 관계를 새롭게 재편해보려는 시도도 있
었지요. 모든 이슈들이 하나같이 드라마틱했고, 여러 가지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
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신다면 어떠신가요.
권태선 	 환경 분야의 화두였던 에너지 전환 문제나 4대강의 재자연화 같은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재구성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하기’라는 주제어는 바람직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만큼 제대로
다시 보고 다시 생각했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래서 더 나아가 성과를
내보자는 의미에서 2019년 주제어를 ‘지음’이라고 정한 것도 적절해 보입니다.
김영순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사건 폭로 이후 미투가 시작되고
여성 단체는 지난 1년 동안 숨돌릴 틈 없이 달려왔어요. 흔히들 그런 말 했잖아요, “촛
불 광장의 정신을 유일하게 이은 세력이 미투다”라고. 여성이 광장에서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에요.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하는 집
회 참가자 수가 5~6만, 불편한 용기 주최 시위 참가자 수가 30만이에요. 미투 집회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미투시민행동 연대 단체와 명망가 중심의 발언
관행을 버리고, 철저하게 미투 당사자와 기획팀의 의견을 존중한 집회가 이루어졌어
요. 2018년 미투운동, 혜화역 시위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광장의 투쟁이에요. 검사, 국회의원, 시인, 연극인, 배우, 정치인, 영화
감독, 목사 등등. 그야말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권력자의 성폭력이 폭로된 한 해였어요.
특히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1심에서 무죄판결이후 여성에게 국가
란 무엇인가를 질문했고, 불법 촬영과 편파 수사에 대한 혜화역 시위는 디지털 성범죄
의 심각성을 사회 문제로 인식하게 했어요. 그러나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법안 200여
개 이상이 발의되었지만 7개만 통과됐고, 미투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되어 여
성의 목소리가 여전히 국회와 정부에는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남신 	 2017년에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발동
이 걸린 상태에서 희망 섞인 신년을 맞았어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은 이전에 민주노총
과 민주노동당이 했던, 굉장히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노동 공약이 대부분 포함됐기 때
문에, 그것만 바뀌어도 한국 사회가 바뀌는 것은 기정사실이어서 기대가 컸지요. 그런
데 1년이 지난 지금 고 김용균 씨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다시 문제로
떠오르는 연말을 맞은 비정규 노동 당사자들은 마음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도대체 촛
불로 바뀐 게 뭐지? 도대체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은 뭐가 바뀌었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한다고 했지만 후폭풍 맞아 산입 범위 개악되고 그러면서 거의 원점으로 와버렸
잖아요. 일자리는 질보다 양 중심으로 가고, 모든 게 경제부처 중심으로 가면서 노동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는 양상이 너무 노골적이에요. 노동계의 책임도 있어요. 거리와
광장의 촛불을 일터와 골목으로 확대시키고 나아가야 한다는 올바른 의식을 가졌지
만 그것을 잘 해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해요.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도 정규직 노
조가 걸림돌이 된 것이 사실이거든요. 이런 가운데 합리적 대안 없이 남 탓만 하는 공
방이 결국은 노정 갈등을 격화시켜 지금의 어려움을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
니다.
정선애 	 저는 시민사회운동이 심각한 토대 위기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조직의
지속가능성 측면의 위기가 있어요. 지역에서는 광역 도시 현장의 모든 아젠다를 3~4
명의 상근자가 다루고, 최저임금 인상 이후 단체 내에서는 누가 먼저 나가야 하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해요. 회원이나 상근 인력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 뾰족한 답
이 없어요. 두 번째는 시민과의 관계의 위기예요. 그동안 시민운동은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대변하면서 시민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왔는데, 이제는 단체를 경유하지 않
고 스스로 목소리 내는 시민, 회비 내는 걸로 만족하지 않는 시민이 많아졌어요. 세 번
째는 활동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예요. 근본적인 문제는 패턴화된 운동 방식
에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이 공분하는 이슈를 가지고 큰 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관성적
모델이 이제는 새롭고 다양한 모델로 진화해야 하는데, 그것이 늦어지고 있어요. 이걸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새로운 지음은, 어떤 좋은 조건이 우리한테 오더라도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부도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정부가 ‘촛불정부’를 자임
했고 시민사회 발전 관련한 정책 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정
책을 공동 생산하는 파트너로 시민, 시민사회를 대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요. 예를 들어 광화문 일번지를 왜 정부가 직접 하죠? 시민을 직접 만날 일은 시민사회
조직들이나 시민 자생적 조직이 하면 될 것을. 정부는 그것이 가능한 정책 결정 구조
나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고 그것의 발목 잡는 제도들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데, 정부가 시민을 직접 다 상대하려고 하고 있어요. 파트너십에 기반한 관계를 만든
다는 것에 관해서 정부도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이태호 	 이미 여러가지 얘깃거리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몇 가지를 보태야겠어요. 지
난 해 내내 적폐 청산 작업이 진행되었고 정치개혁·개헌 작업도 시도되었어요. 촛불
이후 나라다운 나라 만든다,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 만든다 하는 얘길 해왔는데, 정작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8
그 수단이 될 헌법과 선거법 개정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대통령안은 기본권 분야에
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헌법개정 국민발안제 같은 직접민주주
의 제도도 빠졌고, 자치 분권도 소극적이고, 무엇보다 대통령 권한 내려놓는 것에 관
해서 너무 소극적이어서 자신의 기득권 줄어드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였
어요. 막판 예산안 처리나 정개특위 운영에서 사실상 야당 자유한국당과 연합했구요.
연초에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는데 일 년 만에 ‘더불어한국당’이
걸림돌이라는 소릴 듣게 된 거죠. 또 적폐 청산 작업도 순조롭지 않습니다. 검찰 개혁
작업을 보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작업이 흐리멍텅해
지고 있어요. 국정원 개혁은 정부안 자체가 부실하거니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인
상도 안보이고, 기무사는 대통령령으로 고칠 수 있는 건데 이름만 바꾸고 사실상 그대
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매듭 짓고 말았습니다.
권태선 	 문재인 정부가 자기들이 발 딛고 있는 곳, 지지 세력이 어디인가에 대한 인식
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아요. 비정규직 문제, 강사법, 최저임금법안 등을 보면 약자끼
리 싸우게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최저임금법의 경우, 소규모자영업자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지요. 결국 엉뚱하게 자
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 사이의 싸움처럼 됐고, 문 정부는 양쪽 모두로부터 지지
를 상실했어요. 반면 재벌개혁이나 부유층 과세 확대 등 꼭 필요한 개혁은 제대로 하
지 못했어요.
신년좌담
29
정부,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
정선애 	 지난 주에 시민정치포럼에서 시민사회 출신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 관련 아
젠다와 법제도 개선 관련해서 간담회 하기로 모였는데 국회의원이 단 한 명 왔어요.
이전에는 80~90년대에 함께 해온 것이 있어서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그나마 같은 테
이블에 앉아 얘기라도 들어주었는데, 이제 정치권이 시민사회의 이야기를 들어야 될
이유가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봤어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민단체가
시민운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거나, 시민단체가 자
기주장이 곧 ‘촛불 민심’이라면서 스스로 시민의 대변자를 자임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서도 근본적으로 성찰해봤으면 좋겠어요.
김영순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창출된 정권이에요. 촛불의 정신을 문재
인 정부의 국정 철학으로 지켜나가기 위해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방
식이어야 하는거죠. 그러나 정부는 국민과 직접 소통 채널로 광화문 1번가, 청와대 청
원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어요. 시민단체는 정부 각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위원들이 제기하는 의제는 그냥 형식적으로 듣는 것 같아요. 저
는 시민사회 출신 정치인들이 과연 시민단체의 대표성을 가지는가, 가져야 하는가 고
민입니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의 80~90%는 지역 주민과 기득권층과 관료들이예요.
정치권에 진입하면 제도 정치 내에서 살아남기도 힘든 거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0
이태호 	 쟁점을 명확히 해보죠. 정치권이 시민단체를 존중하지 않고 제대로 대변해주
지도 않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엔 대체로 동의하시는 것 같구요. 그 이유가 우
리가 주는 것도 없어서 그렇다는 건가요? 아니면 우리의 역할에 비해 존중 받지 못하
고 있다는 건가요? 정선애 센터장은 전자를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만, 김 대표님은…
김영순 	 정부는 더 이상 시민사회단체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정책을 실현하
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의견을 묻는 형식적인 관계인 거죠. 시민사회단체에서 문재
인 정부의 공약 이행을 요구하면 대안을 내놔 봐라, 전략을 알려 달라, 보수 쪽의 반대
가 심해서 안된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등의 핑계를 대면서 책임을 회피해요. 전략
적으로 시민사회와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권태선 	 문재인 정부에 대해 NGO정부니 참여연대 정부니, 이런 식의 비판이 있잖아
요. 시민운동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처럼 NGO가 정치화되어 있다
고 보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럼 시민들은 시민운동에 관심이 없나? 그건 아니잖아요.
미투운동에 모인 몇십만 명의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고 주장도 하고 싶은데
기존 시민단체의 방식으로는 대변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그들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느냐, 어떻게 그들과 함께할 것이냐가 시민사
회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이남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비정규직 대표로 참여했는데, 정부
만 탓해도 해결이 안되고 노동운동만 성찰해서도 답이 없겠더라고요. 공공부문 중 가
장 중요한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전교조가 반대했어요. 인천공항공사도 그렇고,
다 정규직 노조에 부딪혀요. 좋은 일자리를 향한 끝없는 경쟁 구도인 거예요. 누가 타
협하겠어요? 생애 주기 전체에 걸쳐 삶의 질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버리는데. 그
신년좌담
31
럼에도 협력하고 대화해서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해관계가 상충되
는 당사자들끼리 만나서 도나 모가 아니라, 걸 정도 수준에서라도 뭔가를 만들어내면
선방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노정 갈등을 제어하면서 촛불 노동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부의 우경화 속도가 너무 빠르고 경사노위
에 모든 현안을 다 떠밀어 놓고 있어요. 경사노위를 책임을 전가하는 도구로 보고 있
는 것 같아 우려가 커요. 사회적 대화는 서로 공동의 책임을 자임하고 해야 하는 거잖
아요. 날선 자세로 책임 묻겠다거나 책임 전가하겠다는 태도로는 대화가 안돼요. 그러
는 가운데 김용균 씨의 죽음을 비롯해서 먹이사슬 최말단 비정규직 청년 하청 노동자
들이 희생되고 있는 거잖아요. 촛불 항쟁으로 만들어진 하늘이 준 기회를 다 무산시키
면 우리가 그 후과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많이 들어요.
정선애 	 새롭게 생각해야 할 대목 중 하나가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프로세스에 관한
거예요. 참여연대나 경실련 같은 몇몇 단체들의 입장이 시민사회 입장인 것처럼 여겨
지는 때가 많아요. 시민들 입장에서는 저게 촛불 민심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런 면에서 저도 사회 협약이나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영국의 사회 협약
모델을 보고 감탄한 것은 그 합의를 만드는 과정 때문이었어요. 국가와 시민사회가 협
약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 25,000개 단체에 자문을 구했어요. 일 년 반 동안 개별 조직
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일이 물어서 하나의 문서가 나오고, 이걸 이행하기 위한 시
민사회의 책무가 무엇인지 구체화한 행동 계획과 정부의 이행 계획이 나오고, 그리고
공동 행동 계획이 마련되었어요. 이런 경험을 해본 시민사회와 그렇지 않은 시민사회
의 힘은 질적으로 다를 거예요. 정권이 바뀌어도 그 경험과 역량은 남을 거예요. 시민
사회는 넓어지고 깊어지고 다양해졌는데 여전히 몇 개 단체 중심으로 대표되는 문제
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화, 합의, 연대
이태호 	 정부가 사회적 합의나 공론화 수단을 책임 모면 수단으로 졸속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신고리 원전과 입시 제도에 대한 소위 ‘공론 조사’
는 의도는 좋았지만 과정은 결코 좋게 평가될 수 없다고 봐요. 아직 충분히 공론화되
지 않은 문제를 일반시민들을 모아서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해놓고 정부는 그 뒤에 숨
어버린 거잖아요. 신고리 원전 중단은 대통령 공약이었거든요. 저는 그 점에서 사회적
대화나 합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각종 기획들이 실제 상당한 기간의 책임 있는 숙
의 과정을 보장하고 이 과정이 실제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촉진할 수 있도록 세심
하게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정부 주도 여론 동원 체제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2
신년좌담
33
새로운 환경에서 시민사회의
정체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지음’이라고
생각해요. 30년을 내다보고
그 기반을 만드는 전환기적
운동을 해야 해요.
결국은 정부가 잘해야
해요. 공약을 책임성 있게
이행해야 하고, 또 상충된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아주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해요.
도구로 아주 쉽게 악용될 수 있겠더라고요.
김영순 	 한국 사회는 정부와 시민, 관료 등 상호간에 신뢰가 부족한 것 같아요. 경제사
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특위의 경우에도, 사회적 대화 공간에서 투쟁을 하는 거예요.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이벤트 방식으로 활용을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을 통해 합
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해요. 정부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말 프로세스를 제대로 밟아서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어야 해요.
권태선 	 정부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중립적으로 듣고 판단해서 모으는 입장에 서
야 되는데, 그렇다는 인식을 주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가 힘이 있다
면 그런 사회적 대화의 촉진자 혹은 모더레이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이남신 	 파리바게트 시민대책위 때 자회사 전환이라는 합의점을 찾았었는데, 최선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이긴 했어요. 매장주도 있고 사용자가 하나가 아닌 데다 정규직 노
조의 반대도 있어서 일거에 직접고용은 어려웠거든요. 누군가는 제3의 길을 얘기해야
하는데, 시민단체들이 그 일을 했어요. 노사 아무도 못 꺼내는 얘기였는데, 꺼내놓으니
까 지지고 볶고 한 끝에 합의가 된 거거든요. 저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을 그 때 새삼 느꼈어요. 사회적 대화를 안 하려고 덤벼들면 하지 못할 이유를 너무 많
이 찾을 수 있어요. 특히 노동계는 노사정 위원회 트라우마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정부
도 마찬가지예요. 민주노총이 아무리 잘해도 정부나 사용자가 트집 잡을 게 한두 가지
겠어요? 그래서 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
요. 남 탓이 아니라! 역지사지하고 주고받기 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지
요.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하나라도 잘 해결하는 사례를 남기자는 생각으로 사회적 대
화를 해야 해요. 대로를 찾지 말고 오솔길을 좀 잘 찾자는 거죠. 결국은 정부가 잘해야
해요. 공약을 책임성 있게 이행해야 하고, 또 상충된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아주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해요. 근데 너무 거칠어요. 여당과 정부가 하지 말아
야 할 막말을 하고, 노동계를 불필요하게 도발해서는 곤란하지요.
이태호 	 사실 연대회의는 지난 2년 간 사회적 대화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려고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개혁적인 보수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더불어서요. 정치
개혁과 헌법 개정 방안을 두고 2017년부터 2년 간 쟁점을 좁혀가면서 대화하고 있거
든요. 2018년에는 남북관계와 같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7대 종단 등과 더불어 사
회적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참가한 단체 관계자 뿐만 아니라 참가했던 일반 시민
들도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알
게 되었다며 큰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높은 만족과 협력의 비결은 아마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4
쉽게 결론을 내지 않고 참을성 있게 대화를 지속하면서 공통분모를 확인해 가는 과정
자체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9년, 시민사회는 무엇을 지을까
이태호 	 2018년을 여러 측면에서 돌아봤는데요. 연대회의가 2019년 주제어로 정한
‘지음’, ‘짓다’를 염두에 두면서, 올해 매듭 짓거나 진전 시켰으면 하는 것, 혹은 새롭게
만들어내야 할 것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정선애 	 문재인 정부가 생활SOC(사회기반설비)에 8조5천억 원을 써요. 어마어마한
돈이잖아요. 시민들의 일상에 필요한 생활 기반 인프라를 만드는데, 이것을 시민이 참
여하고 주도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여기에 시민사회가 제대
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업자들의 놀이터가 될 거예요. 주민자치도 마찬가지예요. 서울
만 하더라도 서울형 주민 자치 모델을 만들어서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단위 아젠다를
정하고 아이디어가 모아지면 참여예산제를 이용해 집행하는, 굉장한 변화가 오고 있
거든요. 스스로 결정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거기에 우리가 별로 관심을 기울
이거나 하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는 시민의 기부금이나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단
체는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시민들의 권한과 책임을 높이고 시민사회단체의 물적인
기반도 확충할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를 고민하고 새로운 시민사회, 제3섹터의 정체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지음’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이 한 30년 걸린다고 생각하고 그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전환기적 운동을 해야 한다고 봐요.
이남신 	 두 가지 가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세월호 참사로 더욱 분명
해진 생명 안전의 가치예요. 지금도 하청 노동자들은 매일 한 명씩 죽는다고 하잖아
요, 노동부 통계만으로도. 비용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를 생명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로
바꿔야 해요. 다른 하나는 노동 존중이예요. 노동 존중 사회의 첫번째 바로미터는 헌
법적 기본권인 노동3권이 얼마나 보장되는가, 특히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미조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보장되어 있는가 하는 거예요. 우리사회는 노조 조직
률이 대단히 취약해요. 저는 정부가 ILO 기본 협약을 비준해서 특수고용 비정규직을
비롯한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고 봐요. 그
런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노조의 틀을 넘어
선, 사회 연대와 지역 연대를 자기 고유의 사명으로 하는 노동운동이 필요해요. 이미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 노동조합’을 비롯해서 몇 가지 좋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신년좌담
35
지자체 지원을 받는 노동 센터들도 전국 50개 가까이 있어요. 여기서 사회적 약자인
취약 노동계층, 무노조 미조직 노동자를 전담하는 상근자가 현재 200명에 가까워요.
양대노총의 비정규직 전담 인력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거죠. 노조로 조직화되
지 않더라도 그런 노동자들과 관련해서 상담하고 교육하고 법률적으로 구제하고 그
리고 최소한의 실태도 조사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해요.
권태선 	 환경운동 쪽에서는 지난 해 성취도 있었지만 타격도 컸죠. 문재인 정부가 신
규 원전 사업 네 개 안하겠다고 하고, 월성원전 폐기하고, 4대강 재자연화와 물관리 일
원화 등의 성취가 적지 않았지만,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공사 재개로 결론이
나고 탈핵공동행동이 해산하면서 탈핵운동이 구심점을 잃은 가운데 원전 마피아가
공세를 펼치고 있어요. 올해는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 환경운동 진영 전체 의견을 모아
서 이 역풍에 제대로 대응해야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의견을
모으는 틀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작년에는 생활 속 환경 문제들
이 큰 주목을 받았잖아요. 라돈 침대라든지 미세먼지 문제, 여름의 폭염, 플라스틱 쓰
레기 문제 등을 통해 환경 이슈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고요.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서도 사람들이 관심이 많으니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면서 실제로 참여하게 만드는
과정을 만들어내려는 시민사회의 역량과 노력이 점점 더 필요하고 중요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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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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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청년 여성 당사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중요한 연
결고리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양자
택일의 문제인 것처럼 되어버렸어요. 이걸 뒤집는 2019년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저임
금위원회에서 수년 동안 논의해온 제도 개선안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기재부가 판
단해서 자체안을 내겠다고 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완전 무력화되었어요. 이게 결
국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에서 진작 다뤘어야 하는 문제예요. 근데 그걸 다루
지 못한 채로 엉망이 됐고, 그래서 상황이 좋지는 않은데, 어쨌든 사회적 대화 기구 안
에서 탄력근로, 국민연금, 최저임금 문제 등이 어떤 수준에서라도 합의가 돼야 해요.
현재 구도 속에서는 만만치가 않은 일인 만큼 정부가 더 전향적 역할을 해야겠지요.
김영순 	 미투운동 이후의 여성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2019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예요. 미투운동이 성폭력 성차별에 문제제기를 하고, 단순한 고발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었어요. 채용 성차별 비리가 드러나면서 성폭력 이슈
뿐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 문제도 제기되었구요. 미투로 시작된 페미니즘은 확산되었
지만 동시에 백래시도 나타났어요. 여성혐오가 여성운동의 성장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많이 발생하는 가운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돼요. 2017~2018년 내
내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고 외쳤지만 여전히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편성’
은 남자 인간의 보편성만을 의미하는 현실에서 ‘여자 인간도 사람이고 시민’임을 분명
히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의 젠더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과제예요. 우리 안의 성차별 성폭력 문화를 돌아보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젠더
감수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태호 	 선거법 개정은 꼭 마무리가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여당과
제1야당 중심 과두제 구조가 되어 있고, 지역구 중심으로 1등만 당선되는 구조다보니
까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기득권 세력이나 관변 단체의 지원에 의지하고, 당선된 후
에는 이들의 민원 해결 창구 역할이나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봐요. 결과적으로 국
회가 사회의 문제를 공평하게 반영 못할 뿐더러 그럴 시간도 의욕도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올해는 최소한 선거제도를 민의가 고르게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로 개혁하고, 가능하다면 분권, 자치, 기본권 강화 개헌, 권력구조 민주적 분산을 아우
르는 개헌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최소한은 물론 선거제도 개혁이지요.
한편, 남북관계는 지금까지는 굉장히 평화롭고 건설적으로 진행되어왔지만, ‘탑다운’
식으로 정부 주도성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이런 구도가 반복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지요. 올해는 시민사회가 좀 더 참여하고 개입해
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실제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겠지요. 남한 연간
군사비가 북한 연간 총 GDP를 넘어선 지가 30년 가까이 되는데, 여전히 남한 군비 투
자는 확대되고 있어요. 나중에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면 이런 게 다 남북 간에 불신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 아니겠어요? 이 점에서 군사비 대신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면 꿩먹고 알먹고일 것 같아요.
이남신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지난 20년 동안 지나치게 기득권 중
심 재벌 중심으로 치우쳐온 신자유주의 사회 경제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데는 의문
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요. ‘소득주도성장’이 디테일을 떠나 철학과 패러다임 차원에
서는 주목과 지지를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는 중심 축 속에서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선순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봐요. 다만 소득주도성장을 정책
적으로 구현하는데 1년 이상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
인지를 확인한 과정이었다고 봐요.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고
민되는 건 플랫폼 노동이에요. 역사적으로 노동자는 신기술이 도입되면 생존권을 박
탈당하거나 삶의 질에 침해를 받았잖아요. 그게 소위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어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 사회와 노동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
민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양산되고 있지만 기존의 노동법으로 보호
되지 않는 노동자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사후약방문 하지
말고 사전에 머리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태호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건 의미가 있지만, 요즘에
는 성장과 일자리만 얘기하는 것 같아요. 일자리 창출 하려면 성장해야 한다, 재벌 규
제 풀어줘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벤쳐기업엔 특혜줘야 한다, 4차산업혁명 잘하면
‘20XX년까지 수백만 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 이런 식으로 몰려가면 결국 마지막
에 웃는 것은 오로지 재벌들일 겁니다.
권태선 	 그런 지적과 함께,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지에 대한 제안도 필요하다고 생각
해요. 대기업 지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다는 것은 상식에 속합니다. 오히려 그만
한 돈을 중소기업이나 지역 경제에 지원하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요. 또 시민사회 영역 같은 준공공적 영역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면, 사회의 건강
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태호 	 지음-2019, 올해 무엇을 만들어내야 할 지 참 많은 제안을 주셔서 머리 속이
잘 정리되는 느낌도 들지만 어깨가 엄청 무거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긴 시간 함
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8
신년좌담
39
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은 바쁘다. 정권이 바뀐 후 개혁 작업이나 제도 개선 논의
가 본격화되면서 쟁점은 세분화되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활동 과제와 현
장은 각종 정책 대응부터 일선 현장까지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 그런데 예전
처럼 시민단체라고 무작정 시민들이 지지해주지도 않고 회원도 늘지 않고. 그
러니까 각 단위가 자기 의제를 다루기도 버거워서 지금처럼 통섭, 교차, 혁신이
절실한 순간에 조직 역량을 배치하거나 집중하는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에서
는 활동가 충원이나 교육·훈련같은 기본적인 일도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어서
활동가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충전 구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회원 단체들이 겪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연대회의가 효과적인 지원 수단을 제공하
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시민단체들의 전국적 연대체라는 거창한 이름에도 불구
하고 아주 적은 재원과 사무처만으로 버티고 있는 형편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
해엔 비록 적은 인력이지만 사회운동 각 부문 간 의제들을 연결하고, 사회적 대
화와 협력 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에 보다 집중하고자 한다. 회원 단체와의 소통
과 교류 채널을 강화하고, 개별 단체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활동가 교육 훈련 프
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활동가공제 협동조합 ‘동행’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
는 가운데 공익활동가 공제회법을 제정하는 것 또한 연대회의의 과제다.
에필로그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33인의 시민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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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도 진짜 평화
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군사기지와 평화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노
무현 정부 시절 결정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강행된 기지 건설
공사로 마을 공동체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약속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강정에서
국제관함식을 강행하여 해군기지를 기정사실화하고 미군의 핵 함정
입항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마을은 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해군기
지는 폐쇄하고, 파괴된 강정마을 공동체와 자연 환경이 다시 복구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치원 3법 정기국회 내 처리는 무산됐지만, 유아 교육 상황은 사립
유치원 비리 행태가 폭로되기 전의 과거로는 절대 회귀하지 못한다.
작년 ‘정치하는엄마들’은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를 드러내는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이 평범한 엄마들이 힘을 모아 활동을 하면
‘저렇게 해도 뭔가 되는구나’를 알렸다. 이 기세를 이어서 2019년에는
사학법 개정안 통과의 벽돌을 쌓아 교육의 공공성 강화의 벽을 짓겠
다. 우리가 사학법을 다시 주목한 이유는 사립학교의 ‘스쿨 미투’와 관
련해 징계가 잘 안 이뤄지는 부분 때문이다. 이번에 사립 유치원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은 계속 자라날 것이고, 교육은 공공성이 중요하
다. 사유 재산이나 운영의 자율성보다는 아이들 교육권이 가장 우선
돼야 한다. 앞으로도 사회에 목소리가 없었던 부분의 빈 곳을 메우는
정치를 하겠다.
올해에는 강대국 패권 경쟁에 휩싸이지 않는 자주적인 한반도 평화
공동체를 우리 손으로 지어 보자. 먼저 우리들 마음에 평화가 깊이 자
리 잡고 그 평화의 마음이 연대하여 굳건한 세상의 평화를 만들어 가
도록 전쟁무기 사드(THAAD)도 뽑아내고 철조망도 걷어내고 한반
도 전체를 평화 공동체로 지어 보자.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장
강해윤
원불교 교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2
새해에는 새로 무언가를 짓기보다 지어진 자리를 데우고 싶은 마음
이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극장의 매회 상영마다 관객 분들이 열 손가
락 이상 들었으면 좋겠다. 시나리오를 다지고, 사람을 세우고, 화면과
소리를 얹었다 해도 영화는 결국 관객과 만날 때 완성이다. 올해에는
공사장이 없는 길을 오래 걷고 싶다.
저에게 있어 2018년은 변화를 위해 태동하는 한 해였습니다. 가능한
많은 것을 이루어내려고 노력했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특
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한 것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그 경험
들을 말미암아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변
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알에서 부화해, 그 전보다 훨씬 멋진 사
람이 되어, 1년 뒤 2020년에는 지금처럼 기쁜 마음으로 2019년을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긴 세월, 국가 폭력과 해고의 고통을 여러분의 지지와 온정으로 견뎌
낸 덕분에 올해 쌍용차 해고자들 모두가 정든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라인에 서게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2019년 복직과 별개로 아직 남아있는 과제들이 있습니다.
20억 원에 달하는 국가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와 이명박 정부의 살
인 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자 처벌, 그리고 대법원의 박근혜 청와대 재
판 거래 진상 규명 등, 진실을 밝히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0년 함께 마음 모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쌍용차 문
제가 완결될 때까지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운동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시민
운동은 ‘한국 사회 전환의 키워드’들을 잘 관찰하고 있을까요. 청년들
은 늘 변화의 앞에 있었고, 대안 그 자체입니다. 2019년, 시민운동이
매력있는 부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전통적인 흐름을 조금 벗어나려
고 합니다. 저부터 청년이 원하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세상은 청년들
이 바꿉니다.
권경원
1991, 봄 감독
권효진
대학생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김모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3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기업살인법을 만들어서 강력한 책임
자 처벌이 되어서 일벌백계 하여 다시는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없
길 바라며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만들어서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일
하고 인권이 바로 서는 나라이길 바랍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보다는 인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나라이길 바라
고 정부는 여야 서로에 잇속 채우기에 급급하지 말고 진정으로 나라
의 앞날을 생각하고 바른 길만 갈 수 있게 하여 후세대들이 자신들이
비추어볼 때 자랑스럽고 떳떳한 선조이길 바랍니다.
2018년에 시작된 미투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간
당연시됐던 위계 문화와 성불평등 풍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성역할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
러나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힘에 있어 본인이 오롯이 노출
되는 지금의 구조는 바뀌어야 합니다. 가해자가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애를 써야만 하는 건강한 미투운동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2차 피해로 다시 상처 입는 피해자가 없도록 2019년에도 많은 관심
과 연대로 피해자들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기해년 새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사랑이 충만하기를 축원합니다.
지난 해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큰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한반도 평
화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었고, 다방면의 개혁도 본격화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념과 오해
를 청산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의 선익을 위
해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새 집은 새 토대 위에 지어야 하는
이치와 같이, 우리 모두가 집을 짓는 사람들이고 그 집이 모두 함께
살 집, 곧 우리 사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더 앞
선 이, 더 강한 이, 더 풍족한 이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아
무도 뒤쳐지지 않고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성의 회복,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시대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
를 희망합니다.
김미숙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수희
전 연희단거리패 단원,
현 극단 미인 대표
김희중 대주교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의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4
아무리 높고 화려한 고층 빌딩이라도 지하와 1층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듯이 우리 사회도 보이지 않는 부분인 지하와 가장 많은 사람들
을 맞이하는 1층을 중심으로 짓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 혹은 가리고 싶은 부분인 사회의 약자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그 약자들의 처지를 살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
고 생각하기를, 드러나는 현상을 그대로 인정하며 품어 안고 사는 세
상이 되기를, 그래서 거품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먼저 온 통일입니다.
남북관계가 우선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탈북민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 후 남북한 국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해야 할 탈북민들, 이들이 대
한민국에 잘 적응하고 통일의 마중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촛불항쟁의 기억이 아련해질 정도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던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불평등의 늪, 그리고 차별과 혐
오가 강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고 인간의 존엄을 위해 한 발 내디뎌야
할 책임감을 더욱 깊이 느낍니다. 결국 희망은 시민의 힘으로 일구어
야 한다는 다짐을 하면서 새해를 맞습니다. 2019년, 시민들에게 신뢰
받는 시민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서로 격려하며 끌어주는 한 해로 만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굴뚝에 올라야 돌아보고 단식을 해야 귀 기울이는 야만의 세상을 헐
어버립시다.
일터에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세상, 사람답게 살아가는 평화의 세상
을 우리가 지읍시다.
사랑과 연대의 손을 내밀어 따뜻한 세상을 지어가는 복된 한 해가 되
시기를 빕니다.
나승구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노현정
NK경제인연합회 회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인권센터 소장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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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배범식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
백낙청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서울대 명예교수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와 차별은 그만,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짓자.”
2018년은 점점 심해지는 성소수자, 난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
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속에서, 특히 존재에 대한 반대가 토론이라
는 명목으로 공공연하게 이야기되었던 해이기도 합니다. 2019년은
개인의 존재는 찬반의 대상이 아님을, 존엄함과 평등이야말로 민주
주의의 근본이라는 원칙이 확고히 지어지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9년은 남북 평화와 통일의 초석이 다져지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
합니다. 노후희망유니온은 ‘건강한 노후, 행복한 미래’를 캐치프레이
즈로 현 고령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열악하고 빈곤한 장·노년 세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세대별 단일 노동조합입니다.
새해에도 노후희망유니온은 진보와 변혁을 열망하는 시민사회단체
들과 더불어 연대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소속한 제 단체들의 계획하신 사업이 원만
히 이루어지시고 또 성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촛불혁명은 시민의 자발성이 기적처럼 발휘된 촛불집회로 시작되었
지만 그 단계도 시민사회 운동과 단체가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이 밑
거름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촛불혁명을 지켜내고 전
진시키기 위해 이제 모두가 새롭게 분발할 때입니다. 2019년은 각자
자기 분야에 충실하면서도 세계와 한반도 그리고 전체 한국 사회의
큰 그림을 읽음으로써 작업의 집중력과 상승 효과를 높이는 공부가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6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으로 전쟁 무기 사드가 철회되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사드 철회 촛불을 밝
힙니다.
2019년에는 사드 빼고 평화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노동자와 농민들이 착취 당하고 억압 받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에는 사드 빼고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대화, 종전 선언, 평화 협정으로 하루 빨리 평화가 왔으면 좋겠
습니다.
2019년에는 사드를 꼭 뽑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힘들게 농성하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소성리 주민들
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소성리에서도 파인텍 소식 보면서 늘 이
야기를 많이 하고 같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소성리 주민들이 파인텍
노동자들을 응원한다고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난 한 해 난다고 다들 애쓰셨습니다. 기해년 새해는 굽어진 데는 바
르게 펴지고, 어두운 곳은 밝아지며, 무거운 것은 가벼워지고, 막힌
곳은 뚫어지고, 큰 것은 작아지고, 작은 것은 커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과 하나가 되려는 활동가들에게 이 현현된 모습이
들이 정확하게 알아 실천되는 일행의 삶이 되어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세상에 숨겨진 보물들이 서서히 드러나 모든 존재들이 그
보물들을 보고 환희용약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법안스님
실천불교승가회
명예대표
김종희
김천 주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기획팀장
박철주
성주 주민,
사드저지
소성리종합상황실장
이석주
성주 소성리 이장
임순분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
소성리 사람들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7
송윤정
편집자
수산
필리핀 출신 이주 노동자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
유재흠
부안 농부
올해도 적당히 벌고 잘 살려고요.
종잇장 체력에 유리 멘탈인 저같은 사람도 그럭저럭 일하고 먹고 살
만한 세상 좀 만들어주세요. 몸 갈아넣고 멘탈 털리기가 왜 노동의 기
본 요소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설명 좀 해주실 분?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한 채 제가 한국으로 온 첫 번째 이유는 필리핀
과 달리 일자리를 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제
가 바라는 것은 이 나라에서 평화로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이주민
노동자 강제 추방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삶터에서 더욱 많
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는 것입니다. 한국인들과 함께 공
동체를 이루며 가족같이 함께 하는 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
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단체의 대표로서 새해 소망은 당연히 진상 규
명과 책임자 처벌입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
고 그 가족들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416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겠
다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에 반드시 해야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100여 일 남은 5주기엔 304분의 희생자들께 작
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물일곱 해 농사를 지으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쌀값이 너무
싸서, 병해충이 들끓어서, 태풍이 불어서… 가슴에 구멍 뚫린 채 새해
를 맞이한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을만큼의 희망도 함
께 지었습니다. 아이들이 컸고, 이웃도 더 생겼고, 나라도 바뀌고 있
고요.
그래서 빠른 발전보다는 단단한 뼈대를 만드는 나라가 되기를, 어려
울 때 작은 힘이 되는 이웃이기를, 큰 풍년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농사
를 지어보려 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8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오랫 세월 쌓였던 각종 모순이 끊없이 공론장
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각종 모순은 상호 연결되어서 얽힌 실타래 같
은 상태이다. 법과 제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예술 작품을
통해서 인간적 이해에 도달해야하는 측면도 있다. 연극을 하는 입장
에서는 연극이 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입장이 만나서 (화해가 불가능
하다고 하더라도) 상호 이해 가능한 상태에 도달하는 장면을 많이 보
여줄 수 있는 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공격보다 관용과 배려를 먼저 생각하
면 어떨까요? 주변에 작은 배려를 많이 지어 소소한 행복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권력을 쥔 사람들이 더 양보한다면 우
리 사회의 불평등과 볼공정도 쉽게 풀릴 겁니다. 편견과 정파적 이해
를 떠나 상식이 통할 수 있도록 보통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
하기를 바랍니다.
2019년 ‘희망 여행’ 함께 떠납시다.
다사다난했던 2018년 개인적으로도 아픔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러한 가운데에서도 변화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지난 날의 실수는 되
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일의 희망을 찾아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
라, 자랑스러운 민족의 역사가 더욱 빛나는 나라를 함께 지어갑시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2019년 ‘희망 여행’은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어
야 실현 가능합니다. 올해도 저와 함께 해주실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
씀 드립니다.
* 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며 현지 신문에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말
자’는 광고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선관위에 의해 여권이 취소되어 입국하
지 못하고 있다.
이양구
극작가
이용마
MBC 기자
장호준
목사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9
2019년 황금 돼지해를 맞이해서 올 한해는 간절히 바라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억울함이 남지 않을만큼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로 인해 관계되어 있던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좋겠
습니다. 더 이상은 똑같은 참사가 또 다시 일어나지않도록 안전한 사
회까지 이뤄져서 살 만한 세상, 더 많은 아픔을 간직한 부모가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도 보고 싶고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고귀하게 소중
하게 여기고 인권도 존중해주는 해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생명과 노동과 삶을 위해서 권리를 위해서 거리에서 고공에서 삶의
터전에서 목숨을 걸다시피한 노숙 농성과 피해 입은 사람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리며 단식을 하시는분들이 추위와 더위를 막론하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분들도 조속히 해결되
어서 편안하게 가정으로 돌아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
야할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모든 아프고 힘든 분들의 바람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었음 좋겠습
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최근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입시제도 개악을 반대하며 ‘노란조끼’ 시
위에 나선 모습이 국내에도 다수 보도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청소년
들 역시 선거 연령 하향과 참정권 쟁취를 위해, 또 학교를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는 청소년의 목소리에 국회와 정부가 응답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제 내년이면 총선이 돌아옵니다. 2020년 총선은 만 18세 청소년
들이 함께하는 우리나라 첫 선거로 치루어지도록, 민의를 정말로 대
변할 수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정치개혁에도 다시 한 번 힘을 모
아야겠습니다.
전인숙(경빈 엄마)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
쥬리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0
어찌됐던지 새해는 시작이 되었고 올해에도 또 바쁜 걸음을 재촉할
뿐입니다.
일이 참 어렵고 사람 관계도 갈수록 힘들어지지만 사회 정화의 원력이
있는 이들은 단계를 밟아가며 견뎌나갈 밖입니다. 나라에 어려움이 많
고 사회에도 갈등을 조절해야 할 일이 투성이니 올해에도 여러 동지 제
현들께서 하실 일이 산더미입니다. 뭐 더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싸우지들 말고 사이좋게 일하고 성과를 내는 그런 해가 되길 바랍니다.
要知不是雪은 爲有暗香來라!
먼 곳에서도 눈(雪)이 아님 아는 까닭은 어둠 속에서도 풍겨오는 향
기 때문입니다.
주목 받지 못하고 늘 어려운 현장에 있으나 어둠 속에서도 풍겨드는
그 매화 향기처럼 올해에도 고생들 좀 하시지요.
동지 제현들께서도 늘 건안하시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시민사회단체 여러분,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평화, 평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
스럽습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하게 하는 일은
상당한 노력과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해야 할 과제는 아
직 많습니다. 올해 평양에서 남북평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임을 확
인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시민의 그리고 시민사회의 노력을 통해
서만 지속 가능합니다. 2019년에도 수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남북평
화, 선거법 개정, 헌법 개정, 노동 양극화 감소, 차별금지법 제정 등 언
제나처럼 연대를 강화하고 토론을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낼 것으
로 믿습니다. 시기가 엄중합니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우리 사회 발전
을 위한 방향으로 2019년을 잘 지으시기 바랍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은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51
100여년 전 엄혹했던 시기, 우리 독립운동 선열은 조국 광복을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유가족들은 그에 합당한 국가적 예우나 처우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올곧은 역사 인식을 기
반으로 애국 선열들에 대한 예우를 확대하고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
한 처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이 됩니다. 앞으로 100년은
우리 후손들의 몫입니다. 애국 선열들의 유지를 받들어 자손 만대에
마땅한 권리를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차영조 부회장은 임시의정원 부의장,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지낸 독립
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이다.
안녕하세요? 저의 새해 소원은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보호받고 안전
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문화, 다른 피부색 그리고 다른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나쁜 짓을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존중과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
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회를 갖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
로 세상 모든 존재들의 평화와 안녕을 빕니다.
“장미가 물을 갈구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시들어 죽을 것입니다. 대신
물을 얻게 된다면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 칼렛(Khaled, 가명)은 2018년 제주에 온 예멘 난민이다. 난민 심사에서
체류 불인정을 받고 이의 제기 신청 중으로 7개월째 출도 금지 상태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이
있었던 2018년은 저에겐 평생 잊히지 않을 겁니다. 양심적 병역 거
부를 선언하고,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앞둔 순간부터 내일보다 먼 미
래를 바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
했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모든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가늘게 쌓은 희망으로 이제는 미래의 달력을 짓고 싶습니
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한국 사회가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 평화를
위해 복무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들이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영조
독립유공자유족회
부회장
칼렛
예멘 난민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
사진 IMJP (Members of International Movement for Justice and Peace)
#MeToo 공권력 개혁 정치 개혁, 헌법 개정 국회 특수활동비
한반도 평화 차별 반대 부동산 삼성
노동 촛불, 그 이후 시민사회 활성화 환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현장
2018 시민사회의 빅 이슈
특집현장돋움전국
53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2018년은 미투운동으로 뜨거운 한 해였다. 2018년 벽두 한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한
국의 미투운동은 법조계, 정치계, 문화예술계, 노동계, 교육계 등 사회 각계 각층으로 들
불처럼 번져나갔고, 온라인 상의 미투운동은 광장의 함성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연인
원 수십만 명의 여성·시민들이 젠더라는 단독 이슈로 성평등을 외치며 1년 내내 광장을
메웠던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4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폭로와 고발은 어제 오
늘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 고
발과 1990년대 초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의 폭
로로부터 십수년 간 이어져 온 ‘성폭력 피해 말하기 대
회’ 등 여성들의 성차별·성폭력 경험 말하기는 지속되
어 왔다. 그동안 반성폭력 운동을 비롯한 여성운동단체
들의 활동으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법과 제도가 발
전을 거듭해 왔으나, 여성의 일상은 여전히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다.
법과 제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문화
지체 현상 속에서 지난 겨울 촛불광장에서 정치 권력을
교체해냈던 여성·시민들은 올해 미투운동으로 일상의
권력을 교체하고자 했다. 미투운동은 단순한 성차별·성
폭력 고발을 넘어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 사회의 뿌리깊
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드러내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거대한 흐름이다.
2018년 4월 21일 (토)
3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혜화역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시작하여 행진으로
이어졌다.
특집현장돋움전국
55
2018년 12월 1일 (토)
광화문 광장
참가자들은 가정과 학교 내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성차별
등 다양한 성평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미투와 함께하는 시민들, 미투시민행동
미투운동이 촉발된 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
회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미투운동이 촉발된 검찰 내
성차별·성폭력 문제 대응을 시작으로 3월 15일 전국
350개 여성·시민·노동·환경단체가 함께 미투운동과함
께하는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을 결성했다. 미
투시민행동은 미투운동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통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가해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성차별·성폭력을 근절하고 실
질적 성평등 실현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전 사회적인 성찰과 변화를 촉구
하기 위해 스스로의 일상과 활동에 대한 성찰과 토론을
진행했다.
미투시민행동의 결성과 활동은 미투운동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이며, 성평등과
젠더 정의는 지속가능한 민주사회의 필수 조건임을 전
시민사회가 공감한 결과이다. 특히 미투시민행동과 함
께 한 여러 단체들은 일터에서의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
절하기 위해 각 사업장 별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일
상의 변화를 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피해자들이 ‘평범한' 가해자들을 말하기
미투시민행동은 3월 15일 결성 이후 한 달 동안 한국여
성재단 1층에 상황실을 설치하여 운영했다. 여성단체
를 중심으로 활동가를 파견하여 미투운동에 대한 일일
브리핑을 작성해 배포하고, 함께할 단체를 조직해 나갔
다. 또한 미투시민행동은 광장을 열어 ‘평범한’ 가해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6
들에 대한 미투운동의 말하기 공간을 만들었다. 3월 22
일 오전 9시 22분부터 다음날 저녁 7시까지 청계광장
에서 2018분(33시간 38분)의 이어 말하기가 진행됐
다. 청소년, 이주여성, 피해 생존자 등 10대부터 70대
까지 193명에 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밤을 새워 일상
곳곳의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6차에 걸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는 청계광장, 연남
동 경의선 숲길,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 신논현
역, 서울역사박물관 앞, 광화문 광장 등 서울 곳곳에서
개최됐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결국엔 바꾼다 미투가 해낸다”는 제
목과 구호로 연인원 3만여 명이 광장에 모였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에 열린 4차 집회는 억수같이 비
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2천여 명의 여성들이 모여 피해
자를 추모했다. 8월 18일 5차 집회는 안희정 전 충남도
지사의 1심 무죄판결 직후 개최됐다. 무죄판결에 분노
한 여성·시민들 2만여 명이 집결해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라고 외치며, 성차별적이고 편향된 사법부의 판
단을 규탄했다.
이외에도 미투시민행동은 각종 기자회견과 토론회, 전
시, 퍼포먼스, 1만인 선언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대학생, 스쿨미투, 페이미투 등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미투운동과 함께 연대하면서 용기내어 증언한 피해자
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자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시작이다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사회 곳곳에서 백래시backlash
가 심각하고, 미투운동이 끝난 것처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미투운동은 이제 막 돛을 올렸을 뿐이다. 뿌리
깊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의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
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분연히 일어
난 여성·시민들은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성차별·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한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여성·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18년 3월 15일 (목)
프레스센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
퍼포먼스
특집현장돋움전국
57
숙변 제거 프로젝트
공권력의 적폐, 새해에는 해소해야
스페인 청년 다니엘 꼬르네호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만평으로 보여준다. 법복
입은 사람의 머리 위로는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라는 말이
써 있다. 그가 이 만평을 그릴 때 사법농단에 대한 사실 보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림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8
2004년 고故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서울고
등법원 산하 각급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법 대
선 자금 관련 기업인과 정치인에 대한 이른바 ‘솜 방망
이 처벌’ 논란이 벌어지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 법원은
‘만인’에게 평등한 게 아니라 ‘만 명’에게만 평등”하다.
이후 그의 말은 만 명이 될 수 없는 이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정의’라는 것의 정체가 되었다. ‘불평등할 것
이다. 그들은 그들의 질서대로 움직일 것이다.’라는 의
심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만 명
에 속하지 못한’ 우리는 그들이 법복을 입고 거래를 하
고 의식적으로 알음알음으로 ‘처리’를 도모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양가적인 감정이긴 한데 그랬다. 법의 신
뢰가 무너진다는 것은 다른 어떤 정부기관의 부정부패
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이 표방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그 명분 때문이다. 평범
한 사람들이 몇 번이나 법원의 문턱에 서 보겠는가. 그
들은 자신 생애에 가급적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불운과
위태로움의 순간, 그 앞에 서서 법의 여신이 눈을 가리
고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음을
보아왔다. 그래서 믿어 왔다. 그러나 의심은 사실이 되
어 나타났다. 저들은 재판을 거래하고 법관들의 비리를
덮어주며 판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른바 ‘사
법농단’ 의 몸통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법을 농단하는 대법원장, 도대체 법이란 무엇인가
의혹의 중심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있었다. 이명
박 박근혜 정부를 모두 거친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
입을 위해 청와대와 비밀리에 교류를 했고 몇몇 재판에
개입하여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원세훈
국정원의 여론 조작 사건 ▲KTX 승무원 복직 사건 ▲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사건 ▲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사건 등이 피해 사건이다. 하지
만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각종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법원은 번번이 이를 기
각했다. 그들은 땅에 떨어진 법의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자기 조직을 보호하는데 여전히 급급하다. 결국 수사
는 해를 넘기고 있다. 검찰 수사팀은 2019년 1월 양승
태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명수 대법원장은 12월 8일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2018년 11월 20일 (화)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주최한
“사법적폐 판사 탄핵하라”
긴급 기자회견
2018-19 시민사회연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19 시민사회연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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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 시민사회연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1.
  • 2.
  • 3.
  • 4. 특집 현장 목차 2018년 시민사회의 빅 이슈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김수희 숙변 제거 프로젝트 : 공권력의 적폐, 새해에는 해소해야 박진 정치 바꿔! 헌법 고쳐! 이재근 세금을 갖다 썼으면 증빙을 해야지? 마침내 큰 변화를 일군 특수활동비 개선 운동 박근용 차별과 혐오가 두드러진 2018년, 평등을 위해 더 용기 내기! 곽이경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무너진 남남 갈등의 벽 한반도 문제에 관한 숙의 토론이 가져온 변화 정현숙 ‘공익위원회법’이 공익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시민사회 관련 법, 제대로 제·개정 해야 김홍철 왜 집값은 계속 오르고 집 부자들 집만 늘어나나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거 안정을 향해 김성달 안개도 많고 철새도 다녀가는 흑산도, 공항 꼭 지어야 하나? 박희영 삼성과 회계법인의 범죄 공모 봐주던 금융위, 시민단체 나서자 비로소 제재 홍순탁 문재인 정부는 공약만 지키면 된다. 지켜라, 비정규 노동 공약 이남신 1700만 명 6개월의 촛불, 많은 것이 남았다 윤희숙 다시 생각하고 짓다 2018-2019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여는 글 신철영 편집인의 글 이태호 신년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9 신년사 004 053 057 060 065 068 071 076 079 082 085 088 091 012 026 040 006 007
  • 5. 돋움 소개 책 속의 책 전국 시민 공익 활동의 도우미들 함께 가는 길, 동행 활동가의 든든한 안전망을 꿈꿉니다 여진 강한 시민사회, 힘 있는 민주주의 사단법인 시민 이강준 시민 공익 활동의 베이스 캠프 서울시NPO지원센터의 5년 김유리 지역 네트워크 소식 강원 | 가리왕산 복원, 상식과 약속을 지키자 김경준 경기 | 경기 시민사회 공동 노력으로 공익 활동 지원 조례 통과 이정희 경남 | 공익 활동가 이야기 캠프를 열다 유현석 대구 | 2018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연대는 힘이다’ 남은주 대전 | 2018년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 소식 김성중 인천 | 2018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활동 소식 옥나래 충남 | 도의회가 폐지한 충남인권조례, 도민의 힘으로 부활시키다 최만정 충북 | 지방의원 쌈짓돈, 지방의원 재량 사업비 폐지 촉구 활동 벌여 최진아 제주 | ‘제2의 난개발 시대’ 몰고 올 제주 제2공항 이영웅 095 105 107 108 109 110 111 112 114 115 116 120 098 101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소개합니다. 책 속의 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함께하는 단체들 한눈에 보기
  • 6. 04
  • 7.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전진을 여는 글신철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전국의 시민운동 활동가 여러분 ! 2018년 힘차게 때로는 힘겹게 활동해 오셨습니다. 2018년 우리사회는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3차례의 정상회담, G.P 폭파, 남북 도로와 철도의 연결로 상징되는 남북 간 화해 기운이 조성되었고, 권력형 비리의 주범들이 처벌을 받고 있으며, 사회 각 부문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고발과 요구가 힘차게 올라와 민주주의 전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이제는 촛불의 기운이 시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불법과 탈세에 뿌리박은 삼성그룹으로 대표되고 있는 경제계의 적폐, 사법농단의 깊은 뿌리는 쉽게 뽑히지 않고 있는 현실을 답답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수도권 신도시의 건설, 재벌에 대한 인터넷 은행의 허용 등 문제인 정부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시행하는 현실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였습니다. 한편에서는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대립처럼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몰려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뒷전으로 미룬 채 당장 택시업계를 달래는데 급급한 국회의 한심한 태도를 목격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의 개혁, GMO완전표시제의 도입, 사립 유치원 운영의 개선, 위험의 외주화로 대표되는 산업재해와 하청 노동자들의 문제 등 시민사회의 개혁 요구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현실을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산업의 쇠퇴와 새로운 산업 전략의 부재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과 고용 문제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우리 사회는 뚜벅뚜벅 전진하고 있습니다. 봇물처럼 터져 나온 미투운동MeToo 의 물결, 스포츠 선수들의 폭력적 훈련과 비리에 대한 고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의 강화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박은 모순과 부조리에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의 기운이 착실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전국의 시민운동가 여러분! 2019년에는 민주주의와 사회 각 층에서의 협치Governance 의 강화, 남북의 화해와 평화의 확대,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 확대를 위하여 힘차게 전진합시다. 때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의연하게 맞부딪쳐 나갑시다. 여러분들의 분투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05
  • 8. 편집인의 글 시민사회 연보를 발간하며 지금 우리 사회와 한반도 안팎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들은 2016-17년 우리가 시작한 촛불혁명의 자기장 속에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촛불혁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주역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입니다. 한편, 우리는 수많은 변화의 물결 앞에서 밀려나는 듯 다시 돌아오는 구체제의 끈질긴 관성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입니다. 한 세기 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고 고단했던 여정을 되돌아보며 역사에는 결코 비약이 없음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더디지만 한걸음씩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열쇠는 결국 우리 자신, 이 나라의 풀뿌리인 시민과 시민사회라는 것도 함께 새깁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018년의 주제어를 ‘다시 생각하기 Re:Think’로 정했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신동엽 시인의 시구처럼, 촛불혁명의 참뜻이 무엇인지 함께 되새기고 우리가 선 자리와 전환의 방향을 살피기 위해서였습니다. 2019년 주제어는 ‘지음’으로 정했습니다. 이제 “100년 동안의 꿈-주권이 바로 선 정의로운 나라, 아무도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존엄한 사회,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통일 한반도와 세계로 나아가려는 담대한 촛불의 꿈”을 향해 다시 한걸음 내딛어야 할 때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시민사회에서, 그리고 시민의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어야겠지요. 연대회의는 지역 사회와 시민의 일상에서 자치와 연대의 주체를 형성하는 일에 주목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상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촉진하는 일에도 힘쓰고자 합니다.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이 연보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의 현장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 단체들이 씨름했던 사회적 의제들과 실천의 결과, 그리고 올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다른 세상의 비전과 결의를 담았습니다. 06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9.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사 지음 2019 맞잡은 손 놓지 말고 함께 나아가 우리가 시작한 역사의 전환을 완성합시다 새해, 평화와 생명의 기운이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로 3.1운동 100년을 맞습니다. 100년 전 이 땅 민중들은 일제의 총칼에 맞서 평화롭게 일어나 ‘인간·민족·나라의 평화로운 공존’을 선언하였습니다. 이어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에 바탕을 둔 민주공화국을 선포하였습니다. 우리 겨레의 항거는 전 세계 민족민주운동에 큰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그 후에도 우리에겐 길고도 고단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100년 간 우리는 식민 지배 외에도 분단과 전쟁, 독재 권력과 독점 자본, 권위주의와 가부장주의가 야기한 온갖 고통과 억압, 불의와 차별에 끈질기고 평화롭게 맞서 이겨내 왔습니다. 우리의 저력은 2016-17년의 촛불혁명으로 다시금 입증되었습니다. 우리가 일으킨 촛불혁명은 새로운 대한민국,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한 거대한 전환의 문을 열어 젖혔습니다. 지난 2018년은 그 전환의 물결로 우리 사회와 한반도가 크게 일렁인 변화무쌍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한 검사의 양심 선언을 시작으로 시작된 성폭력 성차별 없는 사회를 향한 열망이 미투#MeToo 로 터져 나왔고,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남과 북의 담대한 대화와 협력이 급진전을 이루었습니다. 낡은 정치제도와 헌법을 새롭게 정비하여 주권과 인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민주적 정치 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되었습니다. 낡은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 기구를 민주적으로 개혁하는 일도 수많은 영역에서 이어졌습니다. 정치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국민을 사찰하고 공격했던 국가정보원과 기무사령부, 검찰과 경찰, 사법부, 기타 국가 기구의 일탈과 권력 유착에 대한 진상 규명, 책임 추궁, 제도 개혁 등이 그것입니다. 재벌 중심의 독점화된 불공정한 경제 구조를 바로잡고, 극심한 양극화와 소득 격차를 해소하며, 노동권을 바로 세우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도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재벌 대기업에게 책임을 묻고,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며,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등을 두고 사회적 갈등도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노력들은 촛불혁명이 사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다시는 권력과 이윤 추구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던 낡고 불행한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 나라 주권자의 확고한 의지의 반영입니다. 07
  • 10. 사회를 향한 초심과 진정성을 잃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에서 최근 드러나는 몇 가지 우려스러운 태도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자임하면서 제도의 개선은 게을리 하고 자신들의 낡은 관행에는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합니다. 자신들은 공익과 국민의 대변자이자 중심으로 자부하고 나머지 야당과 시민사회는 편향된 이해관계자 집단으로 치부하면서 진정성 없는 태도로 통합의 겉모양만 내려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것을 권면합니다. 우리는 촛불정부가 성공하기를 원합니다. 그러자면, 정치 공학적 셈법에 따라 외면적 경제성장이나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여 원칙과 기준을 손쉽게 무너뜨려서는 안됩니다. 스스로의 기득권 포기, 정치적 다양성의 존중과 진정성 있는 대화,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 등에 인색하거나 무능했던 과거 정권의 행태를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운동도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겠습니다. 촛불시민의 대변자임을 자임하면서 도리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법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거친 숨을 고르고 성찰하겠습니다. 말이 통하는 정권이 들어섰다는 안도감으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사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엄정한 비판의 잣대를 적용하겠습니다. 동시에 모든 책임을 하지만 지난해 우리는 낡은 질서의 완강한 저항과도 마주해야 했습니다. 국가기구 곳곳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권력 기구들과 정치권의 소리 없는 저항과 비협조에 직면해 아직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이 논쟁 거리로 떠오르고, 노동권 보장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의 대화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연말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봐야했습니다. 미투에 대한 백래시backlash , 예멘 난민 등 이주자에 대한 공격 등 혐오와 차별 역시 잦아들기보다 도리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의 제정 역시 완고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민주적 협치를 복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에 필수적인 법제의 개선은 제자리걸음이고 관 주도의 낡은 발상도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법과 헌법을 민의를 온전히 반영하는 구조로 바꾸어보려는 시도는 국회, 특히 기득권 정당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협력도 북미 대화의 교착 등 경직된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남한 사회 내에서는 당국 위주의 교류 협력이 시민사회 일반으로 확산되지 못한 상태에서 낡은 이념 공세가 재연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은 물론 대부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요인이나 외부적 환경으로 인한 것으로, 촛불을 들고 우리가 함께 간절히 외쳤던 바 - 나라다운 나라,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08
  • 11. 정권에게 묻고, 정권에게만 해결책을 요구하던 과거의 관행과도 거리를 두겠습니다. 그것은 촛불혁명의 주인다운 태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연의 사명을 소홀히 하고 남 탓, 환경 탓만 해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없을 뿐더러, 이미 일어나고 있는 시민사회의 변화에 적응할 수조차 없습니다. 시민과 함께 지역 사회와 일터에 뿌리내리고 시민사회의 저변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변화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나라다운 나라, 주권이 바로 선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해 분투해왔습니다. 이제 100년 동안의 꿈 - 주권이 바로 선 정의로운 나라, 아무도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존엄한 사회,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통일 한반도와 세계로 나아가려는 담대한 촛불의 꿈을 실현할 시간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그 실천의 현장에서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촛불혁명의 주인공인 행동하는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낡은 정치 구조와 선거제도를 반드시 개혁하고 국가기구 개혁을 완성하여 나라를 민주적으로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미투를 전 사회로 확대하고 각종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경제 구조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개혁하고, 비정규직의 권리를 비롯한 노동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남북대화와 협력을 시민사회로 확대하고 한반도 비핵평화군축을 실질화하며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국내외 합의를 촉진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역 사회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모든 시민들이 주인답게 참여하고 결정함으로써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치와 협치의 주체와 기반을 확보하고 공익 활동과 활동가를 위한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사회적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주적 체계와 주체를 형성하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음 2019. 우리 모두 촛불혁명의 주인공답게 맞잡은 손 놓지 말고 함께 나아가 우리가 시작한 역사의 대전환을 완성합시다. 2019. 1. 15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9
  • 13.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 14.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2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 ‘다시 생각하기 Re:Think 2018’ (2018. 1.3) 각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소중한 분들과 만나 첫 인사를 주고 받고 새해 소망과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Re:Think 한 해의 활동을 돌아보았다. 많다. 실린 것보다 더 많다. 사진으로 보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018
  • 15.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3 201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교류와 연대의 밤 ‘다시 생각하기 Re:Think’ (2018. 6.28)를 개최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연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교류와 연대의 밤은 활동가가 말하는 전환의 키워드, 한국YMCA전국연맹 고故 구자훈 활동가를 기억하는 시간, 고故 최영도 변호사를 추모하는 시간, 응원의 시간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연대교류
  • 16.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4 내 삶을 바꾸는 개헌!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개헌!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한국 사회를 재설계하기 위해 120개 단체들과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국민개헌넷)’을 발족했습니다 (2017. 10. 12-). 국민개헌넷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벚꽃이 만발하던 여의도로 찾아가 ‘정치를 바꾸자, 헌법을 바꾸자’를 외쳤고, 혐오가 가득했던 헌법 개정 토론회장에서 반차별, 성평등 개헌을 외쳤습니다. 사진은 국민개헌넷 등이 주관한 전국 953개 사회단체 국회 앞 기자회견 (2018. 4. 11) 改憲
  • 17.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5 57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 ‘정치개혁공동행동’을 구성(2017. 6. 8)하여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 연령 18세로 인하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개혁보수단체연합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여야 정당 등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 방안 합의를 위한 시민사회 대토론회’를 개최(2018. 12. 18, 사진)하는 등 선거제도 개혁 방안의 초정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 #MeToo 한 검사의 성폭력 피해 증언 이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었던 #미투 운동에 함께하기 위해 340여 개의 단체와 더불어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발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출범 기자회견 (2018. 3. 15)
  • 1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6 ‘함께 외쳐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헌법의 평등 이념을 실현하는 인권기본법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120개 단체가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2011-)’를 확대 재출범했습니다(2017. 3. 27). 그 이후 전국 간담회, 평등 행진, 입법을 위한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반차별 연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1000여 명이 함께 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 행진’ (2018. 10. 20) 差別禁止法
  • 19.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7 촛불 1주년 4.16 4.16 세월호 참사 2018년 304명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생명 존중과 안전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416재단이 발족(2018. 5.12)하였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도 조사 활동을 개시했습니다(2018. 12.12). 4.16세월호참사를 잊지 않고 행동하는 시민들의 연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목포신항만에서 진행된 세월호 직립 장면(2018. 5.10) 촛불 1주년을 기념하고 촛불 이후의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전망하기 위해 촛불항쟁 1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움과 국제 심포지움, 촛불항쟁 백서 발간 등 다양한 기획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진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개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의 기록』 출판기념회 (2018. 6.22)
  • 20.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8 7년 만에 다시 열린 한국사회포럼. ‘한국사회 전환의 키워드-성찰, 교차, 전환’를 주제로 20여 개 분과 토론과 전체 토론, 문화제가 공덕동 경의선 공유지와 서강대학교를 오가며 열띠고 신나게 이어졌습니다(2018. 10. 12-13). 사진은 경의선 공유지 행사장(위), 서강대에서 진행된 분과 토론(가운데), 한국사회포럼 기획단(아래) 한국 사회 포럼
  • 21.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19 기무사 해체 평양 국군 기무사령부가 과거 정부에서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댓글 등을 통해 정치에 개입하고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을 검토·준비하는 등 사실상 쿠데타를 기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관련자 전원 처벌과 더불어 기무사령부의 해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무사를 해체하는 대신 기무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부분의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대통령기무사령)을 공표했습니다. 사진은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 (2018. 7.9). 남북관계가 급진전된 가운데, 정부·국회정당·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 인사 122명이 평양을 방문해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함께 개최했습니다(2018. 10. 4-6). 사진은 평양 순안 공항.
  • 22. 전국 4개 권역과 17개 시도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에 관한 시민 숙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선정한 일반 시민과 청년·청소년, 그리고 보수·진보 시민단체가 동수로 추천한 회원 등 균형 있게 구성된 패널들이 진지하고 만족스러운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진보·보수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전문가그룹이 통일부의 후원을 받아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사진 수도권 숙의 토론회(2018. 9. 15)와 충남권 숙의 토론회(9. 29) 사회적 대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0
  • 23. 21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지체되고 퇴행하는 가운데, 서부화력 태안발전소 하청업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이 위험한 작업장에서 불법적인 야간 파견근무를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휩쓸려 사망(2018. 12.10)했습니다.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위험의 외주화’에 반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고故 김용균 유가족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청년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3차 범국민추모제 사진(2019. 1. 5) 죽음의 외주화
  • 24.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2 제주 4·3 70주년을 맞이해 국내외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이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3박4일 간의 학술 토론, 현장 방문, 생존자 증언 청취 등을 통해 제주 4·3의 과거·현재·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사진은 ‘2018 평화기행, 제주 4·3 70년, 평화의 길을 찾아서(2018. 6. 22-25)’ 국내외 참가단 평화 기행
  • 25. 23 10월에는 전국의 평화 활동가들이 남한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 찾아가 평화의 기운을 전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던 바다와 용치(인공장애물)가 살벌한 해안 너머로 손에 잡힐 듯한 북녘 땅이 보였고, 점박이 물범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2018 평화활동가대회 in 백령도- 물범에겐 NLL이 없다(2018. 10. 17-19)’ 에 참가한 평화 활동가들 평화 활동가 대회
  • 26. 운동회 세상 일은 잠시 접어두고 활동가들이 몸을 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푸짐한 먹거리와 상품은 필수! 족구, 농구, 피구, 발야구, 제기 차기, 신발 던지기를 진행했습니다. 보슬비가 오갔지만 경기는 계속되더군요. 마음만은 모두가 통키, 마이클 조던이었습니다. 누가 이겼는지는 비밀입니다. 사진은 ‘한가위 맞이 활동가 가을 운동회’에 참가한 시민단체 활동가들 (2018. 9.19)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4
  • 27. 민주시민 교육 민주주의를 일상에 뿌리 내리기 위한 민주시민교육을 보다 활성화하고 체계화하는 일에 전국의 시민교육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맞잡았습니다. 사진은 전국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출범식 (2018. 11.21) 활동가 훈련 회원 단체와의 네트워크, 일상적 소통과 연대 강화 및 활동가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공익 활동가 IT 교육’, ‘공익 활동가 스마트폰 영상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활동가가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사진으로보는2018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5
  • 2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6 신년 좌담 다시 생각하기 2018, 지음 2019 거리가 반짝이던 성탄절 하루 전 2018년 12월 24일, 시민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았다.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정선애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 송윤정, 이태호 박영록 좌장 사회 패널 정리 사진 좌상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영순, 권태선, 이태호, 정선애, 이남신 특집
  • 29. 신년좌담 27 다시 생각함 2018 이태호 지난 2018년 연대회의의 주제어는 ‘다시 생각하기’였습니다. 2018년은 변화 무쌍한 해였습니다. 연초부터 한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미투가 터져 나왔고, 남북관계 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큰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이 논쟁 거리로 떠올랐고, 시민사회와 정부와의 관계를 새롭게 재편해보려는 시도도 있 었지요. 모든 이슈들이 하나같이 드라마틱했고, 여러 가지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 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신다면 어떠신가요. 권태선 환경 분야의 화두였던 에너지 전환 문제나 4대강의 재자연화 같은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재구성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하기’라는 주제어는 바람직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만큼 제대로 다시 보고 다시 생각했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그래서 더 나아가 성과를 내보자는 의미에서 2019년 주제어를 ‘지음’이라고 정한 것도 적절해 보입니다. 김영순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사건 폭로 이후 미투가 시작되고 여성 단체는 지난 1년 동안 숨돌릴 틈 없이 달려왔어요. 흔히들 그런 말 했잖아요, “촛 불 광장의 정신을 유일하게 이은 세력이 미투다”라고. 여성이 광장에서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에요.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하는 집 회 참가자 수가 5~6만, 불편한 용기 주최 시위 참가자 수가 30만이에요. 미투 집회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미투시민행동 연대 단체와 명망가 중심의 발언 관행을 버리고, 철저하게 미투 당사자와 기획팀의 의견을 존중한 집회가 이루어졌어 요. 2018년 미투운동, 혜화역 시위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광장의 투쟁이에요. 검사, 국회의원, 시인, 연극인, 배우, 정치인, 영화 감독, 목사 등등. 그야말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권력자의 성폭력이 폭로된 한 해였어요. 특히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1심에서 무죄판결이후 여성에게 국가 란 무엇인가를 질문했고, 불법 촬영과 편파 수사에 대한 혜화역 시위는 디지털 성범죄 의 심각성을 사회 문제로 인식하게 했어요. 그러나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법안 200여 개 이상이 발의되었지만 7개만 통과됐고, 미투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되어 여 성의 목소리가 여전히 국회와 정부에는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남신 2017년에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발동 이 걸린 상태에서 희망 섞인 신년을 맞았어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은 이전에 민주노총 과 민주노동당이 했던, 굉장히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노동 공약이 대부분 포함됐기 때 문에, 그것만 바뀌어도 한국 사회가 바뀌는 것은 기정사실이어서 기대가 컸지요. 그런
  • 30. 데 1년이 지난 지금 고 김용균 씨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다시 문제로 떠오르는 연말을 맞은 비정규 노동 당사자들은 마음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도대체 촛 불로 바뀐 게 뭐지? 도대체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은 뭐가 바뀌었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한다고 했지만 후폭풍 맞아 산입 범위 개악되고 그러면서 거의 원점으로 와버렸 잖아요. 일자리는 질보다 양 중심으로 가고, 모든 게 경제부처 중심으로 가면서 노동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는 양상이 너무 노골적이에요. 노동계의 책임도 있어요. 거리와 광장의 촛불을 일터와 골목으로 확대시키고 나아가야 한다는 올바른 의식을 가졌지 만 그것을 잘 해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해요.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도 정규직 노 조가 걸림돌이 된 것이 사실이거든요. 이런 가운데 합리적 대안 없이 남 탓만 하는 공 방이 결국은 노정 갈등을 격화시켜 지금의 어려움을 가져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 니다. 정선애 저는 시민사회운동이 심각한 토대 위기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조직의 지속가능성 측면의 위기가 있어요. 지역에서는 광역 도시 현장의 모든 아젠다를 3~4 명의 상근자가 다루고, 최저임금 인상 이후 단체 내에서는 누가 먼저 나가야 하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해요. 회원이나 상근 인력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 뾰족한 답 이 없어요. 두 번째는 시민과의 관계의 위기예요. 그동안 시민운동은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대변하면서 시민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왔는데, 이제는 단체를 경유하지 않 고 스스로 목소리 내는 시민, 회비 내는 걸로 만족하지 않는 시민이 많아졌어요. 세 번 째는 활동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예요. 근본적인 문제는 패턴화된 운동 방식 에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이 공분하는 이슈를 가지고 큰 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관성적 모델이 이제는 새롭고 다양한 모델로 진화해야 하는데, 그것이 늦어지고 있어요. 이걸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새로운 지음은, 어떤 좋은 조건이 우리한테 오더라도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부도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정부가 ‘촛불정부’를 자임 했고 시민사회 발전 관련한 정책 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정 책을 공동 생산하는 파트너로 시민, 시민사회를 대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요. 예를 들어 광화문 일번지를 왜 정부가 직접 하죠? 시민을 직접 만날 일은 시민사회 조직들이나 시민 자생적 조직이 하면 될 것을. 정부는 그것이 가능한 정책 결정 구조 나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고 그것의 발목 잡는 제도들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데, 정부가 시민을 직접 다 상대하려고 하고 있어요. 파트너십에 기반한 관계를 만든 다는 것에 관해서 정부도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이태호 이미 여러가지 얘깃거리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몇 가지를 보태야겠어요. 지 난 해 내내 적폐 청산 작업이 진행되었고 정치개혁·개헌 작업도 시도되었어요. 촛불 이후 나라다운 나라 만든다,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 만든다 하는 얘길 해왔는데, 정작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28
  • 31. 그 수단이 될 헌법과 선거법 개정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대통령안은 기본권 분야에 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헌법개정 국민발안제 같은 직접민주주 의 제도도 빠졌고, 자치 분권도 소극적이고, 무엇보다 대통령 권한 내려놓는 것에 관 해서 너무 소극적이어서 자신의 기득권 줄어드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였 어요. 막판 예산안 처리나 정개특위 운영에서 사실상 야당 자유한국당과 연합했구요. 연초에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는데 일 년 만에 ‘더불어한국당’이 걸림돌이라는 소릴 듣게 된 거죠. 또 적폐 청산 작업도 순조롭지 않습니다. 검찰 개혁 작업을 보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작업이 흐리멍텅해 지고 있어요. 국정원 개혁은 정부안 자체가 부실하거니와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인 상도 안보이고, 기무사는 대통령령으로 고칠 수 있는 건데 이름만 바꾸고 사실상 그대 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매듭 짓고 말았습니다. 권태선 문재인 정부가 자기들이 발 딛고 있는 곳, 지지 세력이 어디인가에 대한 인식 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아요. 비정규직 문제, 강사법, 최저임금법안 등을 보면 약자끼 리 싸우게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최저임금법의 경우, 소규모자영업자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지요. 결국 엉뚱하게 자 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 사이의 싸움처럼 됐고, 문 정부는 양쪽 모두로부터 지지 를 상실했어요. 반면 재벌개혁이나 부유층 과세 확대 등 꼭 필요한 개혁은 제대로 하 지 못했어요. 신년좌담 29
  • 32. 정부,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 정선애 지난 주에 시민정치포럼에서 시민사회 출신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 관련 아 젠다와 법제도 개선 관련해서 간담회 하기로 모였는데 국회의원이 단 한 명 왔어요. 이전에는 80~90년대에 함께 해온 것이 있어서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그나마 같은 테 이블에 앉아 얘기라도 들어주었는데, 이제 정치권이 시민사회의 이야기를 들어야 될 이유가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봤어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민단체가 시민운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거나, 시민단체가 자 기주장이 곧 ‘촛불 민심’이라면서 스스로 시민의 대변자를 자임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서도 근본적으로 성찰해봤으면 좋겠어요. 김영순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창출된 정권이에요. 촛불의 정신을 문재 인 정부의 국정 철학으로 지켜나가기 위해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방 식이어야 하는거죠. 그러나 정부는 국민과 직접 소통 채널로 광화문 1번가, 청와대 청 원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어요. 시민단체는 정부 각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위원들이 제기하는 의제는 그냥 형식적으로 듣는 것 같아요. 저 는 시민사회 출신 정치인들이 과연 시민단체의 대표성을 가지는가, 가져야 하는가 고 민입니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의 80~90%는 지역 주민과 기득권층과 관료들이예요. 정치권에 진입하면 제도 정치 내에서 살아남기도 힘든 거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0
  • 33. 이태호 쟁점을 명확히 해보죠. 정치권이 시민단체를 존중하지 않고 제대로 대변해주 지도 않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엔 대체로 동의하시는 것 같구요. 그 이유가 우 리가 주는 것도 없어서 그렇다는 건가요? 아니면 우리의 역할에 비해 존중 받지 못하 고 있다는 건가요? 정선애 센터장은 전자를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만, 김 대표님은… 김영순 정부는 더 이상 시민사회단체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정책을 실현하 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의견을 묻는 형식적인 관계인 거죠. 시민사회단체에서 문재 인 정부의 공약 이행을 요구하면 대안을 내놔 봐라, 전략을 알려 달라, 보수 쪽의 반대 가 심해서 안된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등의 핑계를 대면서 책임을 회피해요. 전략 적으로 시민사회와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권태선 문재인 정부에 대해 NGO정부니 참여연대 정부니, 이런 식의 비판이 있잖아 요. 시민운동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처럼 NGO가 정치화되어 있다 고 보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럼 시민들은 시민운동에 관심이 없나? 그건 아니잖아요. 미투운동에 모인 몇십만 명의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고 주장도 하고 싶은데 기존 시민단체의 방식으로는 대변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그들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느냐, 어떻게 그들과 함께할 것이냐가 시민사 회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이남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비정규직 대표로 참여했는데, 정부 만 탓해도 해결이 안되고 노동운동만 성찰해서도 답이 없겠더라고요. 공공부문 중 가 장 중요한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전교조가 반대했어요. 인천공항공사도 그렇고, 다 정규직 노조에 부딪혀요. 좋은 일자리를 향한 끝없는 경쟁 구도인 거예요. 누가 타 협하겠어요? 생애 주기 전체에 걸쳐 삶의 질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버리는데. 그 신년좌담 31
  • 34. 럼에도 협력하고 대화해서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해관계가 상충되 는 당사자들끼리 만나서 도나 모가 아니라, 걸 정도 수준에서라도 뭔가를 만들어내면 선방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노정 갈등을 제어하면서 촛불 노동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부의 우경화 속도가 너무 빠르고 경사노위 에 모든 현안을 다 떠밀어 놓고 있어요. 경사노위를 책임을 전가하는 도구로 보고 있 는 것 같아 우려가 커요. 사회적 대화는 서로 공동의 책임을 자임하고 해야 하는 거잖 아요. 날선 자세로 책임 묻겠다거나 책임 전가하겠다는 태도로는 대화가 안돼요. 그러 는 가운데 김용균 씨의 죽음을 비롯해서 먹이사슬 최말단 비정규직 청년 하청 노동자 들이 희생되고 있는 거잖아요. 촛불 항쟁으로 만들어진 하늘이 준 기회를 다 무산시키 면 우리가 그 후과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많이 들어요. 정선애 새롭게 생각해야 할 대목 중 하나가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프로세스에 관한 거예요. 참여연대나 경실련 같은 몇몇 단체들의 입장이 시민사회 입장인 것처럼 여겨 지는 때가 많아요. 시민들 입장에서는 저게 촛불 민심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런 면에서 저도 사회 협약이나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영국의 사회 협약 모델을 보고 감탄한 것은 그 합의를 만드는 과정 때문이었어요. 국가와 시민사회가 협 약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 25,000개 단체에 자문을 구했어요. 일 년 반 동안 개별 조직 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일이 물어서 하나의 문서가 나오고, 이걸 이행하기 위한 시 민사회의 책무가 무엇인지 구체화한 행동 계획과 정부의 이행 계획이 나오고, 그리고 공동 행동 계획이 마련되었어요. 이런 경험을 해본 시민사회와 그렇지 않은 시민사회 의 힘은 질적으로 다를 거예요. 정권이 바뀌어도 그 경험과 역량은 남을 거예요. 시민 사회는 넓어지고 깊어지고 다양해졌는데 여전히 몇 개 단체 중심으로 대표되는 문제 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화, 합의, 연대 이태호 정부가 사회적 합의나 공론화 수단을 책임 모면 수단으로 졸속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신고리 원전과 입시 제도에 대한 소위 ‘공론 조사’ 는 의도는 좋았지만 과정은 결코 좋게 평가될 수 없다고 봐요. 아직 충분히 공론화되 지 않은 문제를 일반시민들을 모아서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해놓고 정부는 그 뒤에 숨 어버린 거잖아요. 신고리 원전 중단은 대통령 공약이었거든요. 저는 그 점에서 사회적 대화나 합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각종 기획들이 실제 상당한 기간의 책임 있는 숙 의 과정을 보장하고 이 과정이 실제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촉진할 수 있도록 세심 하게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정부 주도 여론 동원 체제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2
  • 35. 신년좌담 33 새로운 환경에서 시민사회의 정체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지음’이라고 생각해요. 30년을 내다보고 그 기반을 만드는 전환기적 운동을 해야 해요. 결국은 정부가 잘해야 해요. 공약을 책임성 있게 이행해야 하고, 또 상충된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아주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해요.
  • 36. 도구로 아주 쉽게 악용될 수 있겠더라고요. 김영순 한국 사회는 정부와 시민, 관료 등 상호간에 신뢰가 부족한 것 같아요. 경제사 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특위의 경우에도, 사회적 대화 공간에서 투쟁을 하는 거예요.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이벤트 방식으로 활용을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을 통해 합 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해요. 정부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말 프로세스를 제대로 밟아서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어야 해요. 권태선 정부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중립적으로 듣고 판단해서 모으는 입장에 서 야 되는데, 그렇다는 인식을 주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가 힘이 있다 면 그런 사회적 대화의 촉진자 혹은 모더레이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이남신 파리바게트 시민대책위 때 자회사 전환이라는 합의점을 찾았었는데, 최선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이긴 했어요. 매장주도 있고 사용자가 하나가 아닌 데다 정규직 노 조의 반대도 있어서 일거에 직접고용은 어려웠거든요. 누군가는 제3의 길을 얘기해야 하는데, 시민단체들이 그 일을 했어요. 노사 아무도 못 꺼내는 얘기였는데, 꺼내놓으니 까 지지고 볶고 한 끝에 합의가 된 거거든요. 저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을 그 때 새삼 느꼈어요. 사회적 대화를 안 하려고 덤벼들면 하지 못할 이유를 너무 많 이 찾을 수 있어요. 특히 노동계는 노사정 위원회 트라우마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정부 도 마찬가지예요. 민주노총이 아무리 잘해도 정부나 사용자가 트집 잡을 게 한두 가지 겠어요? 그래서 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 요. 남 탓이 아니라! 역지사지하고 주고받기 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지 요.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하나라도 잘 해결하는 사례를 남기자는 생각으로 사회적 대 화를 해야 해요. 대로를 찾지 말고 오솔길을 좀 잘 찾자는 거죠. 결국은 정부가 잘해야 해요. 공약을 책임성 있게 이행해야 하고, 또 상충된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아주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해요. 근데 너무 거칠어요. 여당과 정부가 하지 말아 야 할 막말을 하고, 노동계를 불필요하게 도발해서는 곤란하지요. 이태호 사실 연대회의는 지난 2년 간 사회적 대화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려고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개혁적인 보수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더불어서요. 정치 개혁과 헌법 개정 방안을 두고 2017년부터 2년 간 쟁점을 좁혀가면서 대화하고 있거 든요. 2018년에는 남북관계와 같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7대 종단 등과 더불어 사 회적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참가한 단체 관계자 뿐만 아니라 참가했던 일반 시민 들도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알 게 되었다며 큰 만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높은 만족과 협력의 비결은 아마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4
  • 37. 쉽게 결론을 내지 않고 참을성 있게 대화를 지속하면서 공통분모를 확인해 가는 과정 자체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9년, 시민사회는 무엇을 지을까 이태호 2018년을 여러 측면에서 돌아봤는데요. 연대회의가 2019년 주제어로 정한 ‘지음’, ‘짓다’를 염두에 두면서, 올해 매듭 짓거나 진전 시켰으면 하는 것, 혹은 새롭게 만들어내야 할 것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정선애 문재인 정부가 생활SOC(사회기반설비)에 8조5천억 원을 써요. 어마어마한 돈이잖아요. 시민들의 일상에 필요한 생활 기반 인프라를 만드는데, 이것을 시민이 참 여하고 주도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선언을 했어요. 그런데 여기에 시민사회가 제대 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업자들의 놀이터가 될 거예요. 주민자치도 마찬가지예요. 서울 만 하더라도 서울형 주민 자치 모델을 만들어서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단위 아젠다를 정하고 아이디어가 모아지면 참여예산제를 이용해 집행하는, 굉장한 변화가 오고 있 거든요. 스스로 결정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거기에 우리가 별로 관심을 기울 이거나 하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는 시민의 기부금이나 정부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단 체는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시민들의 권한과 책임을 높이고 시민사회단체의 물적인 기반도 확충할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를 고민하고 새로운 시민사회, 제3섹터의 정체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지음’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이 한 30년 걸린다고 생각하고 그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전환기적 운동을 해야 한다고 봐요. 이남신 두 가지 가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세월호 참사로 더욱 분명 해진 생명 안전의 가치예요. 지금도 하청 노동자들은 매일 한 명씩 죽는다고 하잖아 요, 노동부 통계만으로도. 비용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를 생명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로 바꿔야 해요. 다른 하나는 노동 존중이예요. 노동 존중 사회의 첫번째 바로미터는 헌 법적 기본권인 노동3권이 얼마나 보장되는가, 특히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미조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보장되어 있는가 하는 거예요. 우리사회는 노조 조직 률이 대단히 취약해요. 저는 정부가 ILO 기본 협약을 비준해서 특수고용 비정규직을 비롯한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고 봐요. 그 런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노조의 틀을 넘어 선, 사회 연대와 지역 연대를 자기 고유의 사명으로 하는 노동운동이 필요해요. 이미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 노동조합’을 비롯해서 몇 가지 좋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신년좌담 35
  • 38. 지자체 지원을 받는 노동 센터들도 전국 50개 가까이 있어요. 여기서 사회적 약자인 취약 노동계층, 무노조 미조직 노동자를 전담하는 상근자가 현재 200명에 가까워요. 양대노총의 비정규직 전담 인력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거죠. 노조로 조직화되 지 않더라도 그런 노동자들과 관련해서 상담하고 교육하고 법률적으로 구제하고 그 리고 최소한의 실태도 조사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해요. 권태선 환경운동 쪽에서는 지난 해 성취도 있었지만 타격도 컸죠. 문재인 정부가 신 규 원전 사업 네 개 안하겠다고 하고, 월성원전 폐기하고, 4대강 재자연화와 물관리 일 원화 등의 성취가 적지 않았지만,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공사 재개로 결론이 나고 탈핵공동행동이 해산하면서 탈핵운동이 구심점을 잃은 가운데 원전 마피아가 공세를 펼치고 있어요. 올해는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 환경운동 진영 전체 의견을 모아 서 이 역풍에 제대로 대응해야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의견을 모으는 틀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작년에는 생활 속 환경 문제들 이 큰 주목을 받았잖아요. 라돈 침대라든지 미세먼지 문제, 여름의 폭염, 플라스틱 쓰 레기 문제 등을 통해 환경 이슈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고요.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서도 사람들이 관심이 많으니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면서 실제로 참여하게 만드는 과정을 만들어내려는 시민사회의 역량과 노력이 점점 더 필요하고 중요해지는 거죠 36
  • 39. 신년좌담 37 이남신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청년 여성 당사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중요한 연 결고리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양자 택일의 문제인 것처럼 되어버렸어요. 이걸 뒤집는 2019년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저임 금위원회에서 수년 동안 논의해온 제도 개선안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기재부가 판 단해서 자체안을 내겠다고 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완전 무력화되었어요. 이게 결 국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에서 진작 다뤘어야 하는 문제예요. 근데 그걸 다루 지 못한 채로 엉망이 됐고, 그래서 상황이 좋지는 않은데, 어쨌든 사회적 대화 기구 안 에서 탄력근로, 국민연금, 최저임금 문제 등이 어떤 수준에서라도 합의가 돼야 해요. 현재 구도 속에서는 만만치가 않은 일인 만큼 정부가 더 전향적 역할을 해야겠지요. 김영순 미투운동 이후의 여성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2019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예요. 미투운동이 성폭력 성차별에 문제제기를 하고, 단순한 고발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었어요. 채용 성차별 비리가 드러나면서 성폭력 이슈 뿐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 문제도 제기되었구요. 미투로 시작된 페미니즘은 확산되었 지만 동시에 백래시도 나타났어요. 여성혐오가 여성운동의 성장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많이 발생하는 가운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돼요. 2017~2018년 내 내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고 외쳤지만 여전히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편성’ 은 남자 인간의 보편성만을 의미하는 현실에서 ‘여자 인간도 사람이고 시민’임을 분명 히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의 젠더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과제예요. 우리 안의 성차별 성폭력 문화를 돌아보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젠더 감수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태호 선거법 개정은 꼭 마무리가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여당과 제1야당 중심 과두제 구조가 되어 있고, 지역구 중심으로 1등만 당선되는 구조다보니 까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기득권 세력이나 관변 단체의 지원에 의지하고, 당선된 후 에는 이들의 민원 해결 창구 역할이나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봐요. 결과적으로 국 회가 사회의 문제를 공평하게 반영 못할 뿐더러 그럴 시간도 의욕도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올해는 최소한 선거제도를 민의가 고르게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로 개혁하고, 가능하다면 분권, 자치, 기본권 강화 개헌, 권력구조 민주적 분산을 아우 르는 개헌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최소한은 물론 선거제도 개혁이지요. 한편, 남북관계는 지금까지는 굉장히 평화롭고 건설적으로 진행되어왔지만, ‘탑다운’ 식으로 정부 주도성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이런 구도가 반복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지요. 올해는 시민사회가 좀 더 참여하고 개입해 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실제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겠지요. 남한 연간 군사비가 북한 연간 총 GDP를 넘어선 지가 30년 가까이 되는데, 여전히 남한 군비 투
  • 40. 자는 확대되고 있어요. 나중에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면 이런 게 다 남북 간에 불신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 아니겠어요? 이 점에서 군사비 대신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면 꿩먹고 알먹고일 것 같아요. 이남신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지난 20년 동안 지나치게 기득권 중 심 재벌 중심으로 치우쳐온 신자유주의 사회 경제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데는 의문 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요. ‘소득주도성장’이 디테일을 떠나 철학과 패러다임 차원에 서는 주목과 지지를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는 중심 축 속에서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선순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봐요. 다만 소득주도성장을 정책 적으로 구현하는데 1년 이상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 인지를 확인한 과정이었다고 봐요.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고 민되는 건 플랫폼 노동이에요. 역사적으로 노동자는 신기술이 도입되면 생존권을 박 탈당하거나 삶의 질에 침해를 받았잖아요. 그게 소위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어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 사회와 노동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 민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양산되고 있지만 기존의 노동법으로 보호 되지 않는 노동자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사후약방문 하지 말고 사전에 머리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태호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건 의미가 있지만, 요즘에 는 성장과 일자리만 얘기하는 것 같아요. 일자리 창출 하려면 성장해야 한다, 재벌 규 제 풀어줘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벤쳐기업엔 특혜줘야 한다, 4차산업혁명 잘하면 ‘20XX년까지 수백만 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 이런 식으로 몰려가면 결국 마지막 에 웃는 것은 오로지 재벌들일 겁니다. 권태선 그런 지적과 함께,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지에 대한 제안도 필요하다고 생각 해요. 대기업 지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다는 것은 상식에 속합니다. 오히려 그만 한 돈을 중소기업이나 지역 경제에 지원하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요. 또 시민사회 영역 같은 준공공적 영역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면, 사회의 건강 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태호 지음-2019, 올해 무엇을 만들어내야 할 지 참 많은 제안을 주셔서 머리 속이 잘 정리되는 느낌도 들지만 어깨가 엄청 무거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긴 시간 함 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38
  • 41. 신년좌담 39 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은 바쁘다. 정권이 바뀐 후 개혁 작업이나 제도 개선 논의 가 본격화되면서 쟁점은 세분화되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활동 과제와 현 장은 각종 정책 대응부터 일선 현장까지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 그런데 예전 처럼 시민단체라고 무작정 시민들이 지지해주지도 않고 회원도 늘지 않고. 그 러니까 각 단위가 자기 의제를 다루기도 버거워서 지금처럼 통섭, 교차, 혁신이 절실한 순간에 조직 역량을 배치하거나 집중하는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에서 는 활동가 충원이나 교육·훈련같은 기본적인 일도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어서 활동가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충전 구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회원 단체들이 겪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연대회의가 효과적인 지원 수단을 제공하 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시민단체들의 전국적 연대체라는 거창한 이름에도 불구 하고 아주 적은 재원과 사무처만으로 버티고 있는 형편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 해엔 비록 적은 인력이지만 사회운동 각 부문 간 의제들을 연결하고, 사회적 대 화와 협력 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에 보다 집중하고자 한다. 회원 단체와의 소통 과 교류 채널을 강화하고, 개별 단체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활동가 교육 훈련 프 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활동가공제 협동조합 ‘동행’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 는 가운데 공익활동가 공제회법을 제정하는 것 또한 연대회의의 과제다. 에필로그
  • 42. 33인의 시민, 새해엔 무얼 지을까? 33인의 시민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 43.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1 새해에는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도 진짜 평화 가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군사기지와 평화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노 무현 정부 시절 결정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강행된 기지 건설 공사로 마을 공동체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약속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강정에서 국제관함식을 강행하여 해군기지를 기정사실화하고 미군의 핵 함정 입항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마을은 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해군기 지는 폐쇄하고, 파괴된 강정마을 공동체와 자연 환경이 다시 복구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치원 3법 정기국회 내 처리는 무산됐지만, 유아 교육 상황은 사립 유치원 비리 행태가 폭로되기 전의 과거로는 절대 회귀하지 못한다. 작년 ‘정치하는엄마들’은 사립 유치원 비리 문제를 드러내는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이 평범한 엄마들이 힘을 모아 활동을 하면 ‘저렇게 해도 뭔가 되는구나’를 알렸다. 이 기세를 이어서 2019년에는 사학법 개정안 통과의 벽돌을 쌓아 교육의 공공성 강화의 벽을 짓겠 다. 우리가 사학법을 다시 주목한 이유는 사립학교의 ‘스쿨 미투’와 관 련해 징계가 잘 안 이뤄지는 부분 때문이다. 이번에 사립 유치원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은 계속 자라날 것이고, 교육은 공공성이 중요하 다. 사유 재산이나 운영의 자율성보다는 아이들 교육권이 가장 우선 돼야 한다. 앞으로도 사회에 목소리가 없었던 부분의 빈 곳을 메우는 정치를 하겠다. 올해에는 강대국 패권 경쟁에 휩싸이지 않는 자주적인 한반도 평화 공동체를 우리 손으로 지어 보자. 먼저 우리들 마음에 평화가 깊이 자 리 잡고 그 평화의 마음이 연대하여 굳건한 세상의 평화를 만들어 가 도록 전쟁무기 사드(THAAD)도 뽑아내고 철조망도 걷어내고 한반 도 전체를 평화 공동체로 지어 보자.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장 강해윤 원불교 교무
  • 44.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2 새해에는 새로 무언가를 짓기보다 지어진 자리를 데우고 싶은 마음 이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극장의 매회 상영마다 관객 분들이 열 손가 락 이상 들었으면 좋겠다. 시나리오를 다지고, 사람을 세우고, 화면과 소리를 얹었다 해도 영화는 결국 관객과 만날 때 완성이다. 올해에는 공사장이 없는 길을 오래 걷고 싶다. 저에게 있어 2018년은 변화를 위해 태동하는 한 해였습니다. 가능한 많은 것을 이루어내려고 노력했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특 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한 것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그 경험 들을 말미암아 2019년에는 본격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변 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알에서 부화해, 그 전보다 훨씬 멋진 사 람이 되어, 1년 뒤 2020년에는 지금처럼 기쁜 마음으로 2019년을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긴 세월, 국가 폭력과 해고의 고통을 여러분의 지지와 온정으로 견뎌 낸 덕분에 올해 쌍용차 해고자들 모두가 정든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라인에 서게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2019년 복직과 별개로 아직 남아있는 과제들이 있습니다. 20억 원에 달하는 국가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와 이명박 정부의 살 인 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자 처벌, 그리고 대법원의 박근혜 청와대 재 판 거래 진상 규명 등, 진실을 밝히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0년 함께 마음 모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쌍용차 문 제가 완결될 때까지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운동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시민 운동은 ‘한국 사회 전환의 키워드’들을 잘 관찰하고 있을까요. 청년들 은 늘 변화의 앞에 있었고, 대안 그 자체입니다. 2019년, 시민운동이 매력있는 부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전통적인 흐름을 조금 벗어나려 고 합니다. 저부터 청년이 원하는 활동을 하겠습니다. 세상은 청년들 이 바꿉니다. 권경원 1991, 봄 감독 권효진 대학생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김모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
  • 45.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3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기업살인법을 만들어서 강력한 책임 자 처벌이 되어서 일벌백계 하여 다시는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없 길 바라며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만들어서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일 하고 인권이 바로 서는 나라이길 바랍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보다는 인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나라이길 바라 고 정부는 여야 서로에 잇속 채우기에 급급하지 말고 진정으로 나라 의 앞날을 생각하고 바른 길만 갈 수 있게 하여 후세대들이 자신들이 비추어볼 때 자랑스럽고 떳떳한 선조이길 바랍니다. 2018년에 시작된 미투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간 당연시됐던 위계 문화와 성불평등 풍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성역할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 러나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힘에 있어 본인이 오롯이 노출 되는 지금의 구조는 바뀌어야 합니다. 가해자가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애를 써야만 하는 건강한 미투운동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2차 피해로 다시 상처 입는 피해자가 없도록 2019년에도 많은 관심 과 연대로 피해자들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기해년 새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사랑이 충만하기를 축원합니다. 지난 해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큰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한반도 평 화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었고, 다방면의 개혁도 본격화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념과 오해 를 청산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의 선익을 위 해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새 집은 새 토대 위에 지어야 하는 이치와 같이, 우리 모두가 집을 짓는 사람들이고 그 집이 모두 함께 살 집, 곧 우리 사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더 앞 선 이, 더 강한 이, 더 풍족한 이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아 무도 뒤쳐지지 않고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성의 회복,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시대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 를 희망합니다. 김미숙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수희 전 연희단거리패 단원, 현 극단 미인 대표 김희중 대주교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의장
  • 46.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4 아무리 높고 화려한 고층 빌딩이라도 지하와 1층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듯이 우리 사회도 보이지 않는 부분인 지하와 가장 많은 사람들 을 맞이하는 1층을 중심으로 짓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 혹은 가리고 싶은 부분인 사회의 약자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그 약자들의 처지를 살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 고 생각하기를, 드러나는 현상을 그대로 인정하며 품어 안고 사는 세 상이 되기를, 그래서 거품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먼저 온 통일입니다. 남북관계가 우선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탈북민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 후 남북한 국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해야 할 탈북민들, 이들이 대 한민국에 잘 적응하고 통일의 마중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촛불항쟁의 기억이 아련해질 정도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던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불평등의 늪, 그리고 차별과 혐 오가 강화되는 상황을 타개하고 인간의 존엄을 위해 한 발 내디뎌야 할 책임감을 더욱 깊이 느낍니다. 결국 희망은 시민의 힘으로 일구어 야 한다는 다짐을 하면서 새해를 맞습니다. 2019년, 시민들에게 신뢰 받는 시민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서로 격려하며 끌어주는 한 해로 만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굴뚝에 올라야 돌아보고 단식을 해야 귀 기울이는 야만의 세상을 헐 어버립시다. 일터에서 안전하고 존중받는 세상, 사람답게 살아가는 평화의 세상 을 우리가 지읍시다. 사랑과 연대의 손을 내밀어 따뜻한 세상을 지어가는 복된 한 해가 되 시기를 빕니다. 나승구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노현정 NK경제인연합회 회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인권센터 소장
  • 47.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5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배범식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 백낙청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서울대 명예교수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와 차별은 그만,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짓자.” 2018년은 점점 심해지는 성소수자, 난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 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속에서, 특히 존재에 대한 반대가 토론이라 는 명목으로 공공연하게 이야기되었던 해이기도 합니다. 2019년은 개인의 존재는 찬반의 대상이 아님을, 존엄함과 평등이야말로 민주 주의의 근본이라는 원칙이 확고히 지어지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9년은 남북 평화와 통일의 초석이 다져지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 합니다. 노후희망유니온은 ‘건강한 노후, 행복한 미래’를 캐치프레이 즈로 현 고령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열악하고 빈곤한 장·노년 세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세대별 단일 노동조합입니다. 새해에도 노후희망유니온은 진보와 변혁을 열망하는 시민사회단체 들과 더불어 연대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소속한 제 단체들의 계획하신 사업이 원만 히 이루어지시고 또 성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촛불혁명은 시민의 자발성이 기적처럼 발휘된 촛불집회로 시작되었 지만 그 단계도 시민사회 운동과 단체가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이 밑 거름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촛불혁명을 지켜내고 전 진시키기 위해 이제 모두가 새롭게 분발할 때입니다. 2019년은 각자 자기 분야에 충실하면서도 세계와 한반도 그리고 전체 한국 사회의 큰 그림을 읽음으로써 작업의 집중력과 상승 효과를 높이는 공부가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 4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6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으로 전쟁 무기 사드가 철회되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사드 철회 촛불을 밝 힙니다. 2019년에는 사드 빼고 평화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노동자와 농민들이 착취 당하고 억압 받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에는 사드 빼고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대화, 종전 선언, 평화 협정으로 하루 빨리 평화가 왔으면 좋겠 습니다. 2019년에는 사드를 꼭 뽑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힘들게 농성하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소성리 주민들 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소성리에서도 파인텍 소식 보면서 늘 이 야기를 많이 하고 같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소성리 주민들이 파인텍 노동자들을 응원한다고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난 한 해 난다고 다들 애쓰셨습니다. 기해년 새해는 굽어진 데는 바 르게 펴지고, 어두운 곳은 밝아지며, 무거운 것은 가벼워지고, 막힌 곳은 뚫어지고, 큰 것은 작아지고, 작은 것은 커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과 하나가 되려는 활동가들에게 이 현현된 모습이 들이 정확하게 알아 실천되는 일행의 삶이 되어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세상에 숨겨진 보물들이 서서히 드러나 모든 존재들이 그 보물들을 보고 환희용약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법안스님 실천불교승가회 명예대표 김종희 김천 주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기획팀장 박철주 성주 주민, 사드저지 소성리종합상황실장 이석주 성주 소성리 이장 임순분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 소성리 사람들
  • 49.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7 송윤정 편집자 수산 필리핀 출신 이주 노동자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 유재흠 부안 농부 올해도 적당히 벌고 잘 살려고요. 종잇장 체력에 유리 멘탈인 저같은 사람도 그럭저럭 일하고 먹고 살 만한 세상 좀 만들어주세요. 몸 갈아넣고 멘탈 털리기가 왜 노동의 기 본 요소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설명 좀 해주실 분?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한 채 제가 한국으로 온 첫 번째 이유는 필리핀 과 달리 일자리를 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 제 가 바라는 것은 이 나라에서 평화로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이주민 노동자 강제 추방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삶터에서 더욱 많 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는 것입니다. 한국인들과 함께 공 동체를 이루며 가족같이 함께 하는 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 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단체의 대표로서 새해 소망은 당연히 진상 규 명과 책임자 처벌입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 고 그 가족들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416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겠 다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에 반드시 해야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100여 일 남은 5주기엔 304분의 희생자들께 작 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물일곱 해 농사를 지으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쌀값이 너무 싸서, 병해충이 들끓어서, 태풍이 불어서… 가슴에 구멍 뚫린 채 새해 를 맞이한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을만큼의 희망도 함 께 지었습니다. 아이들이 컸고, 이웃도 더 생겼고, 나라도 바뀌고 있 고요. 그래서 빠른 발전보다는 단단한 뼈대를 만드는 나라가 되기를, 어려 울 때 작은 힘이 되는 이웃이기를, 큰 풍년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농사 를 지어보려 합니다.
  • 50.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48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오랫 세월 쌓였던 각종 모순이 끊없이 공론장 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각종 모순은 상호 연결되어서 얽힌 실타래 같 은 상태이다. 법과 제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예술 작품을 통해서 인간적 이해에 도달해야하는 측면도 있다. 연극을 하는 입장 에서는 연극이 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입장이 만나서 (화해가 불가능 하다고 하더라도) 상호 이해 가능한 상태에 도달하는 장면을 많이 보 여줄 수 있는 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공격보다 관용과 배려를 먼저 생각하 면 어떨까요? 주변에 작은 배려를 많이 지어 소소한 행복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권력을 쥔 사람들이 더 양보한다면 우 리 사회의 불평등과 볼공정도 쉽게 풀릴 겁니다. 편견과 정파적 이해 를 떠나 상식이 통할 수 있도록 보통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많이 참여 하기를 바랍니다. 2019년 ‘희망 여행’ 함께 떠납시다. 다사다난했던 2018년 개인적으로도 아픔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러한 가운데에서도 변화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지난 날의 실수는 되 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일의 희망을 찾아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 라, 자랑스러운 민족의 역사가 더욱 빛나는 나라를 함께 지어갑시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2019년 ‘희망 여행’은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어 야 실현 가능합니다. 올해도 저와 함께 해주실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 씀 드립니다. * 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며 현지 신문에 ‘나쁜 정권에 투표하지 말 자’는 광고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선관위에 의해 여권이 취소되어 입국하 지 못하고 있다. 이양구 극작가 이용마 MBC 기자 장호준 목사
  • 51.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49 2019년 황금 돼지해를 맞이해서 올 한해는 간절히 바라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억울함이 남지 않을만큼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로 인해 관계되어 있던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좋겠 습니다. 더 이상은 똑같은 참사가 또 다시 일어나지않도록 안전한 사 회까지 이뤄져서 살 만한 세상, 더 많은 아픔을 간직한 부모가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도 보고 싶고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고귀하게 소중 하게 여기고 인권도 존중해주는 해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생명과 노동과 삶을 위해서 권리를 위해서 거리에서 고공에서 삶의 터전에서 목숨을 걸다시피한 노숙 농성과 피해 입은 사람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리며 단식을 하시는분들이 추위와 더위를 막론하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분들도 조속히 해결되 어서 편안하게 가정으로 돌아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 야할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모든 아프고 힘든 분들의 바람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었음 좋겠습 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최근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입시제도 개악을 반대하며 ‘노란조끼’ 시 위에 나선 모습이 국내에도 다수 보도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청소년 들 역시 선거 연령 하향과 참정권 쟁취를 위해, 또 학교를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는 청소년의 목소리에 국회와 정부가 응답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제 내년이면 총선이 돌아옵니다. 2020년 총선은 만 18세 청소년 들이 함께하는 우리나라 첫 선거로 치루어지도록, 민의를 정말로 대 변할 수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정치개혁에도 다시 한 번 힘을 모 아야겠습니다. 전인숙(경빈 엄마) 416 세월호 참사 유가족 쥬리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52.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0 어찌됐던지 새해는 시작이 되었고 올해에도 또 바쁜 걸음을 재촉할 뿐입니다. 일이 참 어렵고 사람 관계도 갈수록 힘들어지지만 사회 정화의 원력이 있는 이들은 단계를 밟아가며 견뎌나갈 밖입니다. 나라에 어려움이 많 고 사회에도 갈등을 조절해야 할 일이 투성이니 올해에도 여러 동지 제 현들께서 하실 일이 산더미입니다. 뭐 더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싸우지들 말고 사이좋게 일하고 성과를 내는 그런 해가 되길 바랍니다. 要知不是雪은 爲有暗香來라! 먼 곳에서도 눈(雪)이 아님 아는 까닭은 어둠 속에서도 풍겨오는 향 기 때문입니다. 주목 받지 못하고 늘 어려운 현장에 있으나 어둠 속에서도 풍겨드는 그 매화 향기처럼 올해에도 고생들 좀 하시지요. 동지 제현들께서도 늘 건안하시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시민사회단체 여러분,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평화, 평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 스럽습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하게 하는 일은 상당한 노력과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해야 할 과제는 아 직 많습니다. 올해 평양에서 남북평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임을 확 인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시민의 그리고 시민사회의 노력을 통해 서만 지속 가능합니다. 2019년에도 수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남북평 화, 선거법 개정, 헌법 개정, 노동 양극화 감소, 차별금지법 제정 등 언 제나처럼 연대를 강화하고 토론을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낼 것으 로 믿습니다. 시기가 엄중합니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우리 사회 발전 을 위한 방향으로 2019년을 잘 지으시기 바랍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은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
  • 53. 33인의시민,새해엔무얼지을까? 51 100여년 전 엄혹했던 시기, 우리 독립운동 선열은 조국 광복을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유가족들은 그에 합당한 국가적 예우나 처우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올곧은 역사 인식을 기 반으로 애국 선열들에 대한 예우를 확대하고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 한 처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2019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이 됩니다. 앞으로 100년은 우리 후손들의 몫입니다. 애국 선열들의 유지를 받들어 자손 만대에 마땅한 권리를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차영조 부회장은 임시의정원 부의장,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지낸 독립 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이다. 안녕하세요? 저의 새해 소원은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보호받고 안전 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문화, 다른 피부색 그리고 다른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나쁜 짓을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존중과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 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회를 갖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 로 세상 모든 존재들의 평화와 안녕을 빕니다. “장미가 물을 갈구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시들어 죽을 것입니다. 대신 물을 얻게 된다면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 칼렛(Khaled, 가명)은 2018년 제주에 온 예멘 난민이다. 난민 심사에서 체류 불인정을 받고 이의 제기 신청 중으로 7개월째 출도 금지 상태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이 있었던 2018년은 저에겐 평생 잊히지 않을 겁니다. 양심적 병역 거 부를 선언하고,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앞둔 순간부터 내일보다 먼 미 래를 바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 했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모든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가늘게 쌓은 희망으로 이제는 미래의 달력을 짓고 싶습니 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한국 사회가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 평화를 위해 복무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들이 존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영조 독립유공자유족회 부회장 칼렛 예멘 난민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 사진 IMJP (Members of International Movement for Justice and Peace)
  • 54. #MeToo 공권력 개혁 정치 개혁, 헌법 개정 국회 특수활동비 한반도 평화 차별 반대 부동산 삼성 노동 촛불, 그 이후 시민사회 활성화 환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현장 2018 시민사회의 빅 이슈
  • 55. 특집현장돋움전국 53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2018년은 미투운동으로 뜨거운 한 해였다. 2018년 벽두 한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한 국의 미투운동은 법조계, 정치계, 문화예술계, 노동계, 교육계 등 사회 각계 각층으로 들 불처럼 번져나갔고, 온라인 상의 미투운동은 광장의 함성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연인 원 수십만 명의 여성·시민들이 젠더라는 단독 이슈로 성평등을 외치며 1년 내내 광장을 메웠던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 56.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4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폭로와 고발은 어제 오 늘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 고 발과 1990년대 초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의 폭 로로부터 십수년 간 이어져 온 ‘성폭력 피해 말하기 대 회’ 등 여성들의 성차별·성폭력 경험 말하기는 지속되 어 왔다. 그동안 반성폭력 운동을 비롯한 여성운동단체 들의 활동으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법과 제도가 발 전을 거듭해 왔으나, 여성의 일상은 여전히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다. 법과 제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회 전반의 인식과 문화 지체 현상 속에서 지난 겨울 촛불광장에서 정치 권력을 교체해냈던 여성·시민들은 올해 미투운동으로 일상의 권력을 교체하고자 했다. 미투운동은 단순한 성차별·성 폭력 고발을 넘어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 사회의 뿌리깊 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드러내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거대한 흐름이다. 2018년 4월 21일 (토) 3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혜화역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시작하여 행진으로 이어졌다.
  • 57. 특집현장돋움전국 55 2018년 12월 1일 (토) 광화문 광장 참가자들은 가정과 학교 내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성차별 등 다양한 성평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미투와 함께하는 시민들, 미투시민행동 미투운동이 촉발된 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 회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미투운동이 촉발된 검찰 내 성차별·성폭력 문제 대응을 시작으로 3월 15일 전국 350개 여성·시민·노동·환경단체가 함께 미투운동과함 께하는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을 결성했다. 미 투시민행동은 미투운동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통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가해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성차별·성폭력을 근절하고 실 질적 성평등 실현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전 사회적인 성찰과 변화를 촉구 하기 위해 스스로의 일상과 활동에 대한 성찰과 토론을 진행했다. 미투시민행동의 결성과 활동은 미투운동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이며, 성평등과 젠더 정의는 지속가능한 민주사회의 필수 조건임을 전 시민사회가 공감한 결과이다. 특히 미투시민행동과 함 께 한 여러 단체들은 일터에서의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 절하기 위해 각 사업장 별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일 상의 변화를 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피해자들이 ‘평범한' 가해자들을 말하기 미투시민행동은 3월 15일 결성 이후 한 달 동안 한국여 성재단 1층에 상황실을 설치하여 운영했다. 여성단체 를 중심으로 활동가를 파견하여 미투운동에 대한 일일 브리핑을 작성해 배포하고, 함께할 단체를 조직해 나갔 다. 또한 미투시민행동은 광장을 열어 ‘평범한’ 가해자
  • 58.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6 들에 대한 미투운동의 말하기 공간을 만들었다. 3월 22 일 오전 9시 22분부터 다음날 저녁 7시까지 청계광장 에서 2018분(33시간 38분)의 이어 말하기가 진행됐 다. 청소년, 이주여성, 피해 생존자 등 10대부터 70대 까지 193명에 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밤을 새워 일상 곳곳의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6차에 걸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는 청계광장, 연남 동 경의선 숲길,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 신논현 역, 서울역사박물관 앞, 광화문 광장 등 서울 곳곳에서 개최됐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결국엔 바꾼다 미투가 해낸다”는 제 목과 구호로 연인원 3만여 명이 광장에 모였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에 열린 4차 집회는 억수같이 비 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2천여 명의 여성들이 모여 피해 자를 추모했다. 8월 18일 5차 집회는 안희정 전 충남도 지사의 1심 무죄판결 직후 개최됐다. 무죄판결에 분노 한 여성·시민들 2만여 명이 집결해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라고 외치며, 성차별적이고 편향된 사법부의 판 단을 규탄했다. 이외에도 미투시민행동은 각종 기자회견과 토론회, 전 시, 퍼포먼스, 1만인 선언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대학생, 스쿨미투, 페이미투 등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미투운동과 함께 연대하면서 용기내어 증언한 피해자 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자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시작이다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사회 곳곳에서 백래시backlash 가 심각하고, 미투운동이 끝난 것처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미투운동은 이제 막 돛을 올렸을 뿐이다. 뿌리 깊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의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 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분연히 일어 난 여성·시민들은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성차별·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한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여성·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18년 3월 15일 (목) 프레스센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 퍼포먼스
  • 59. 특집현장돋움전국 57 숙변 제거 프로젝트 공권력의 적폐, 새해에는 해소해야 스페인 청년 다니엘 꼬르네호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만평으로 보여준다. 법복 입은 사람의 머리 위로는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라는 말이 써 있다. 그가 이 만평을 그릴 때 사법농단에 대한 사실 보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림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 60.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58 2004년 고故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서울고 등법원 산하 각급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법 대 선 자금 관련 기업인과 정치인에 대한 이른바 ‘솜 방망 이 처벌’ 논란이 벌어지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 법원은 ‘만인’에게 평등한 게 아니라 ‘만 명’에게만 평등”하다. 이후 그의 말은 만 명이 될 수 없는 이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정의’라는 것의 정체가 되었다. ‘불평등할 것 이다. 그들은 그들의 질서대로 움직일 것이다.’라는 의 심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만 명 에 속하지 못한’ 우리는 그들이 법복을 입고 거래를 하 고 의식적으로 알음알음으로 ‘처리’를 도모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양가적인 감정이긴 한데 그랬다. 법의 신 뢰가 무너진다는 것은 다른 어떤 정부기관의 부정부패 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이 표방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그 명분 때문이다. 평범 한 사람들이 몇 번이나 법원의 문턱에 서 보겠는가. 그 들은 자신 생애에 가급적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불운과 위태로움의 순간, 그 앞에 서서 법의 여신이 눈을 가리 고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음을 보아왔다. 그래서 믿어 왔다. 그러나 의심은 사실이 되 어 나타났다. 저들은 재판을 거래하고 법관들의 비리를 덮어주며 판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른바 ‘사 법농단’ 의 몸통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법을 농단하는 대법원장, 도대체 법이란 무엇인가 의혹의 중심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있었다. 이명 박 박근혜 정부를 모두 거친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 입을 위해 청와대와 비밀리에 교류를 했고 몇몇 재판에 개입하여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원세훈 국정원의 여론 조작 사건 ▲KTX 승무원 복직 사건 ▲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사건 ▲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사건 등이 피해 사건이다. 하지 만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각종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법원은 번번이 이를 기 각했다. 그들은 땅에 떨어진 법의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자기 조직을 보호하는데 여전히 급급하다. 결국 수사 는 해를 넘기고 있다. 검찰 수사팀은 2019년 1월 양승 태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명수 대법원장은 12월 8일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2018년 11월 20일 (화)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주최한 “사법적폐 판사 탄핵하라” 긴급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