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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
                        초록쉼터 정답과 함께 소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2012년 봄호 ‘시민사회와 정치참여’ 특
                            집이 새롭고 좋았습니다. 후쿠시마의 참
                            사를 다룬 글도 읽고 매우 가슴이 아팠
                            습니다.


                             환경책읽기 캠페인에 아직 참여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된 ‘땅·물·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단순한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현장을 둘러본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환경을 사랑하는 「우리와다음」 편집위원 여러분 수고 많으십니다. 「우리와다음」을 통
해서 더 많은 분들이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
램입니다.


 지난 「우리와다음」 봄호를 읽고 의견과 함께 초록쉼터 정답을 보내주신 박준희(서울시
강서구)님이 이번 호 메아리 주인공으로 선정되셨습니다. 박준희님께는 환경정의에서 준비
한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1
홍
성
으
로
간 2012년 환경정의 대의원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농생물 체험하는 모습. 홍성은 유기농영농조합을 꾸려 친환경 농, 축산물
생산과 지역농업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권범철 paledall@hanmail.net



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3
여는글




           많은 착한 협동조합의 탄생을 꿈꾸며

                                         이수용 smmount@chol.com




                  우리 국민 대부분은 국토의 척추라 할 수 있는 큰 산줄기는
                        장쾌한 백두대간이며, 이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과
                        계곡을 건너지 않고 한 산줄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등산하는 사람이라면 백두대간 전 구
                         간을 꼭 한번은 밟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난다 긴다 하는 뛰어
                         난 산악인들도 쉬지 않고 발길을 재촉해도 50~60여
                          일이 족히 걸리는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백두대간을 종주
                          할라 치면 2~3년은 걸린다. 그래서 백두대간을 종
                           주한 사람이라면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처럼 그 자
                           부심이 대단하다.
                            남한의 백두대간 중에 높이가 제일 높고 그 길
                            이 또한 대단해서 가장 큰 인내를 요구하는 곳
                            은 지리산이다. 어머니의 품같이 넓고 정겨우면
                            서도 너그러운 지리산은 가도가도 끝이 없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풍요로운 모습에 넋을
                             잃고 그 추억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마을 어느 곳도 아름
                              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주촌리
                              노치마을의 아름다움은 나무랄 데 없이 수



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려하다. 산신이 항상 마을을 돌본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아름드리 노
송, 일 년 열두 달 솟는 샘물은 동네 주민은 물론이고 마을을 찾는 나
그네까지 포근하게 안아주고는 한다.
 그곳에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전통 두레의 유습이 조금 남아있다. 두
레는 우리의 원시적 노동공동체로 농촌 마을의 성인남자들이 모여 농
사를 짓거나, 부녀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 길쌈을 하던 공동노동조직으
로 전통적인 협동조합의 원형이다. 이 두레의 공동 작업에 참여한 사
람들은 음식과 술을 함께 먹고 마시며 농악에 맞춰 여러 연희를 곁들
여 노동의 피로를 풀고 결속을 다진다. 이는 농촌공동체의 인간 상호
간의 관계는 물론, 집단과 생산수단의 관계도 견고하게 다져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공동노동은 모내기, 김매기, 벼 베기, 타작, 지붕 잇기
등 농사와 생활 전반에 걸친 것이고, 특히 품이 많이 드는 모내기와 김
매기에는 거의 두레가 동원되었다.
 추석을 한 달 남겨놓은 백중이 돌아오면 그곳 사람들은 백중놀이를
벌인다. 농부들은 힘겨운 두레 일을 모두 끝내고 추수를 기다리며 호
미를 씻어 걸어놓고 하루를 즐기는 날이다. 그 날만큼은 머슴도 일손
을 놓게 하고 푸짐한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며 마음껏 하루를 즐기게
하는, 그야말로 마을의 큰 축제 중에 축제라 할 수 있다.
 백중이 되면 마을 대표는 백두대간의 마룻금을 따라 마을을 출발해
뒷산의 당산나무 노송이 우뚝우뚝 솟아 마을을 내려다보는 숲으로 들
어가 산신을 모신 묘 앞에서 정갈하게 차린 음식과 술로 산신제를 올



                                           5
린다. 산신제가 끝나면 제관들은 다시 마을로 내려와 무연고로 세상
                  을 하직한 사람의 제사를 지낸다. 풍물패들은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울리며 마을 사람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흥을 돋
                  우며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를 확인시켜 준다. 그야말로 흥겨운
                  잔칫날이 된다.
                    이처럼 우리 농촌사회에서는 두레 외에도 계(契)를 잘 활용하여 공
                  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계는 핍박한 농촌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예부터 내려오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민간협동체로 조합(組
                  合) 또는 종친회(宗親會), 사설금융기관의 형태였다.


                    외국의 협동조합운동은 산업혁명기인 9세기 중엽에 시작되었다. 영
                  국의 한 작은 마을인 롯치데일에 살던 직물노동자에 의하여 소비조합
                  형태로 처음 협동조합이 탄생했는데, 이후 협동조합은 발전하여 160여
                  년간 자본주의 기업과 경쟁에서 꿋꿋하게 잘 이겨내어 오늘에 이르렀
                  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잘 버텨 자본주의의 폭력적 위
                  협을 잘 극복해냈다.
                    이같이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여 자
                  신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긴 경제조직이다. 자
                  발적으로 형성된 민주적 조직으로서 조합의 목적을 이윤 추구가 아닌
                  조합원에게 봉사하는 데 두고 있어서 신자유주의에 기승을 부리는 현
                  대 일반 사기업과는 크게 다르다 할 수 있다.
                    그간의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일제강점기의 유물이 되어 시민 위에
                  존재하는 권력기관으로 존재해 왔다. 조합장 선거가 시작되면 선거에
                  나서는 사람의 봉사 기록이 아닌 금·권력에 연루된 사실만이 매스컴
                  을 장식하며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유엔(UN)은 "협동조합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Cooperative
Enterprises Build a Better World)"는 슬로건으로 협동조합의 운동
이 모두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좋은 사업방식이라며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여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부터는 다섯 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며 지금과는 달리 금융과 보험을 제
외한 모든 업종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할 수 있다.
 우리의 두레와 계(契), 영국의 소비조합의 정신이 깊게 깔려있는, 모
든 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나날이 번창하는 착한 많은 협동조합의 새로
운 탄생을 기대해 본다.
                                   [우리와다음 편집위원장]




                                                     7
CONTENTS
표지설명
충남 홍성에서 진행된 2012 환경정의
대의원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농생물                                       4	    여 는 글 | 이수용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2012 기획연재 10	 환경정의 그 20년의 발자취 ③
                                                   	       2001년 다지모에서 2005년 환경비상시국회의까지 | 박용신

                                                          16	 디지털 방송 시대의 변화와 선택 | 류영미
                                                          	
                                                          20	 등산용품 전문 협동조합 MEC 이야기 | 김창진



                                                특 집 협동조합으로 꿈꾸는 착한 세상
                                                          28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임종한

                                                          32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 장원봉

                                                          35	 해외 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 장종익

                                                          38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 최봉섭

                                                          43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 박종숙

                                                          46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본 국내 협동조합의 가능성 | 김동언



                                            다음과 50	 사과같은 내 얼굴 | 강서희
                                         함께하는 세상
                                                 52	 지구를 살리는 여름일기 | 김민제

  2012년 가을호 통권 75호                                        54	 닭가슴살 콩전 | 남희정
  발 행 인	 김성훈 | 편집위원장 이수용
  편집위원	 강서희 고정근 김미현 류영미 류휘종
  	       박용신 오준호 이선옥 장성익 조복현
                                                          56	 지구 저편의 누군가와 ‘우리’가 되다 | 여름
  발 행 처	 환경정의
  제    작	 도서출판 환경정의
  주    소	 서울시 마포구 성산1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2층(121-847)
  전    화	 02·743-4747 | 팩스 02·323-4748
  웹사이트	 http://www.eco.or.kr
  E-mail	 eco@eco.or.kr
                                         우리와다음은 표지와 내지 모두 재생용지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편집디자인 디자인 숲 02·2269·8607               표지:앙코르 190g·내지:E-플러스 70g(재생지)
September · October · November




박용신

              녹색목소리 60	 고리 핵발전소 1호기 무엇이 문제? | 이창우
                      62	 조화로운 삶, 미국 버몬트 주 | 임태희
                      68	 유기농과 공정무역 되짚어보기 | 장성익
                      74	 핵발전은 차별로써 움직인다 | 윤종호
                      80	 실패한 DMZ 생물권보전지역의 교훈 | 서재철
                      84	 도시를 살리는 도시농업, 그리고 몇가지 우려 | 김홍철



      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 88	 마을회의가 온 세계를 살린다 | 오준호
                      92	 싼 가격에 숨겨진 진실 | 박병상
                      95	 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 | 이선옥
                      98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제자리에 있다 | 이수종
김동언                   102	 환경이 비극적 운명이 되어버린 이들을 그린 책 | 정경미
                      105	 환경책 책 책을 읽자 | 심희선


              초록이야기 110	 용인소식
                      112	 중랑천 소식
                      114	 환경정의 활동
                      118	 새가족 소개
                      119	 환경정의에 후원해주시는 분들
2012 기획연재




                                             박용신 yspark@eco.or.Kr

                    2001년도에는 대지산 살리기 나무위 시위 말고도 많은 일들이 있었
                   다. 2000년에 다음을 지키는 엄마모임이 출범과 함께 발간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후속으로 ‛미래를 위협하는 침
                   입자 유해물질과 환경호르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우리가 일상생
                   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중의 하나인 가정 내에서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과 환경호르몬을 접하는 지를 알리는 캠페인이었다. 이
                   렇 게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만 줄인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
                   이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환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나갔
                   다. 그리고 이런 캠페인의 내용을 모아 ‛아토피를 잡아라'라는 책을 이
                   듬해인 2002년에 출간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월드컵 개최도시 대기오염 모니터링도 실시했다. 이듬해
                   인 2002년에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어 있었



1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는데, 이들 도시의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제도시들과 비교하였을 때
대기오염 수준이 2~3배 이상 나쁜 상태였기 때문이 국제적으로 이를 개선하
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인천, 수원, 대전,
울산 등의 주요도시와 일본에서는 도쿄와 오사카 등을 시민과 함께 조사하
여 발표하였다. 2001년과 2002년 2년에 걸쳐 조사하였으며, 결과를 비교해
보니 한국의 월드컵 개최도시가 일본의 그것들과 비교하였을 때 상당히 좋
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월드컵 개최도시의 디젤 버스들을
전체적으로 대기오염이 적은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아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부분의 도시에서 월드컵 기간
중에 대기오염 농도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월드컵 당시의 에피소
드를 하나 소개하면 대기오염 농도가 너무 높아서 걱정하던 정부는
대기오염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 전국에 산재해 있던 대기오염 배출
공장들의 가동 일수를 월드컵 개최 날짜에 맞춰 조정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동네에 있는 세탁소들의 영업을 통제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월드컵 이전에 75㎍/㎥이던 서울의 대기
오염 농도를 대폭 낮춰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었다.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관한 환경정의의 노력을 조금 더 소개해보자. 2002
년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정부는 대기오염 정책에 대한 의지를 상실했다. 천
연가스 버스 보급 정책이 시들해진 것은 물론 그동안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주목되었던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 했다. 천연가스 차량 보급이
더뎌진 것은 천연가스 버스 충전소를 짓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였고, 디
젤 차량에 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디젤 승용차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었다. 환경정의는 당시 여러 환경단체를 규합하여 ‛경유
차 도입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의 디젤승용차 도입에 관한 반대
운동을 전개하였다. 거의 매주 단위로 대기오염 캠페인을 전개하였고, 정부
관계자들과는 수백시간에 이르는 조정회의를 진행하였다. 과정에서 활동가
가 광화문에 있는 대기오염 전광판에도 올라가 보기도 하고, 인사동에서 정
부종합청사까지 거북이 마라톤을 하기도 있다. 거북이 마라톤은 거북이 등
가죽으로 쓰고 아이들처럼 네발로 걷는 것인데 자동차 배출가스가 나오는



                                               11
2012 기획연재


               높이에서 숨을 쉬어보는 것을 통해 아직 서울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것
               을 알리는 항의 퍼포먼스 였다.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정부, 민간전문가 등
               과 함께 ‛경유차 환경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고, 경유승용차 도입에 따른 대
               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도권 대기 특별대책’을 수립하기로 합의
               했다. 이 대책에 힘입어, 월드컵 이전에는 75㎍/㎥으로 뉴욕이나 파리보다
               2~3배정도 높았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특히 지난
               해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48㎍/㎥으로 나타나 최초로 50㎍/㎥이하가
               되었고, 현재는 제2기 수도권 대기 특별대책이 준비 중에 있다.


                2001년에는 나무위 시위 말고도 또 한 번의 고공시위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경인운하 반대 고공 시위였다. 92년도에 굴포천 방수로로 시작된 수해
               방지 사업이 경인운하로 변경된 것은 97년의 일이었다. 경인운하로 변경되자
               마자 반대운동을 시작했던 환경정의는 경인운하 사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다
               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 덕분에 당시 건교부도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99년도에 출범한 (주)경인운하도 아무런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
               다.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경인운하 사업
               으로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던 (주)경인운하가 2001년 말 불법공사를 시작
               했다. 당시 경인운하 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지 않는 상태였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감행한 것이다. 환경정의는 이를 즉각 불법공사       로
               규정하고 경인운하 공사장에 철탑을 쌓고 24일간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11
               월에 시작하여 12월 초까지 이어진 농성에는 필자를 포함하여 당시 환경정
               의 활동가였던 윤광용 활동가,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성혁수 팀장, 가톨릭환
               경연대의 임익철 사무국장 등 4명이 참가하였다. 초겨울이었지만, 초기엔 별
               다른 난방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골짜기로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에 적지 않
               은 고생을 했고, 철탑 밑에서 지원하던 활동가들은 새벽에 철탑을 무너뜨리
               겠다고 경운기를 몰고 온 지역주민을 막아서고 밤새 토론을 하던 기억이 난
               다. 결국 환경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농성을 마감하였다. 그러
               다가 경인운하 사업은 2002년과 2003년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환경
               정의가 다 방면의 노력을 한 끝에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전
               면 재검토를 약속했고,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경인운하 백지화



1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자 현재 인천시장인
송영길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을 대동하여 인수위원회를 압박한 끝에 백지화
발표는 하루 만에 없던 일로 되었다. 그러나 경인운하 사업은 사회적으로 사
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환경정의에서는 2003년에 경인운하 사
업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진행한 바 있고, 이를 근거로 감사원의 집중감사
가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경인운하 사업을 하기 위해서 건교부가 심각하
게 왜곡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업은 전면 무효라는 것
이 결론이었다. 그로인해 경인운하 사업은 완전히 중단되었다. 하지만, 사업
이 백지화된 것은 아니었다.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사회적 결론을
맺기 위해 2006년에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해서 추가적
으로 1년 이상을 논의하였다. 최종 결론은 2007년에 이루어 졌다. 협의회를
구성할 당시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체 위원 2/3이상의 동의
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최종 회의에서는 건교부측 인사가 전
원 불참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본인들이 참석하지 않아 회의 구성요건인 과
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협의회에서는 최종
결론을 경인운하 사업을 백지화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총리실과 청와대에
제출하였지만, 건교부는 끝까지 결론을 수용할 것을 거부하고 있다가 이명
박 정부가 출범한 후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면서 운하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슬
그머니 공사를 시작하였다. 현재 개통한 상태이나 애초에 환경정의가 문제
제기 하였던 것처럼 경인운하를 통해서 운송될 화물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
며, 경인운하를 통해서 중국까지 갈 관광객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재의 상
태이다. 결국 굴포천 방수로까지 포함해서 3조원 가까이 국민혈세가 투입된
              경인운하 사업은 현재 아무런 쓸모가 없는 쓰레기
                          처럼 신공항 고속도로 옆에
                           누워있다.

                            2002년도에는 환경정의
                           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
                            를 하게 된다. 중요한 시도
                            중의 하나가 전국 강살리




                                              13
2012 기획연재


         기네트워크를 창립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국에는 수많은 하천운동 시민단체 또는
         주민모임 등이 있었으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 틀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환경정의에서
         이를 하나로 묶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해에 첫 번째로 ‛강과 하천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축제’ 전국 강의날 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 대회는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
         여 수원에서 열렸는데 전국에서 약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하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의 날 대회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전국의 하천관련 시민단체들이 본인의 하천운
                          동 사례에 대해서 발표하고 우수 사례를 선정하여 이
                          를 모범으로 전국의 하천운동을 한 단계 고양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한국의 우수 사례는 일본 강의
                          날 대회에서 발표 하면서 한일 양국 간의 하천운동에
                          대한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였다. 또 다른
                          시도는 ‛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라는 모토로 시작
         된 환경책 큰잔치다. 환경책 큰잔치는 당시만 해도 환경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
         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환경책이 발간되기를 기대하고 발간된 환경책
         이 시민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기대하면서 준비된 행사였다. 이 행사도 여러 가지 어
         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까지 10회의 환경책 큰잔치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 11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2003년에는 환경정의의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2001년 대지산 활동의 성과물로 용인
         지역에 환경정의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 분들을 바탕으로 2002년 1
         년간의 준비 끝에 최초의 환경정의 지역조직인 용인환경정의가 생겨나게 되었다. 용인
         환경정의는 창립이후 시민참여형 대지산 공원만들기 사업 및 이와 연계한 대지산 지킴
         이 활동, 탄천 살기기 운동 등을 전개하였으며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 또한 같은
         해에는 제1회 기후정의청년단과 하늘지기 대기체험 여행을 시작하여 환경정의가 본격
         적인 대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기후정의 청년단과 하늘지기 대기체험여행은 향
         후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지도자인 대학생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기오염에 대한 현장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한국사회 및 국제적인 환경오염 현황을 몸
         소 체험하고 미래지향적인 지도자 상을 수립하고자 하는 노력이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대학생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새롭게 시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1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2004년에는 먹거리 운
동 및 유해물질 관련 운동
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2’
를 발간하였고, 요즘 흔히
들 말하는 새집 증후군에
대해 사회적으로 처음 문제제기를 하기도 하였다. 고속도로 휴게소 살충제 문제에 대
해 문제제기 하여 지금 현재는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살
포하는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 가장 인상 깊은 활동은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를 실
행한 것이다. 환경정의 활동가 중 윤광용 간사가 한 달간 햄버거와 콜라만 먹으면서
패스트푸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실험하는 것이었는데 채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간수치가 너무 높아져 담당 의사께서 실험을 중단할 것을 권유할
정도로 패스트푸드의 위해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했다. 이런 헌신적은 운
동 덕분에 2002년부터 진행하던 어린이 시청시간대 패스트푸드 광고금지 운동이 탄
력을 받게 되었고 몇 해 후에는 실제로 어린이 시청시간대에는 미끼 상품을 동반한 패
스트푸드 광고가 금지되기도 하였다. 2004년에 진행했던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의 경
험을 담은 ‛광용아 햄버거 맛있니?’라는 책은 2005년에 출간했다.

 2005년에는 정부의 새만금 사업 강행과 경부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터널문제, 제
2 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 문제, 기업도시 문제 등 전국적으로 반 환경적 국책
사업들이 추진되었고 위기를 느낀 환경단체들이 모두 나와서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에서 여러 가지 국책사업에 환경성 문제를 재검토하고
청와대에 지속가능비서관을 새로 영입하는 정도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환경단체 입
장에서는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던 시기였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지면 관계상 다음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님을 처음 보시는 분은
          왜소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그의 몸이 나무 위에서... 길거리에서... 누구보다
          크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경을 지키고 사랑하는
          일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참고로 첫 번째는 가족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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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기획연재   소셜네트워크를 말하다




              디지털 방송 시대의
                                변화와 선택
                                               류영미 yyung2@chol.com




                    2012년 12월 31일 무슨 일이 생길까?
                     한해가 마무리 되고 새해가 시작되기 전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
                    이 종료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함께 송
                    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날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
                    방송만 송출하게 된다. 브라운관 형태의 아날로그 TV로는 더 이상 디
                    지털 TV 은 시청할 수 없다. 디지털 컨버터를 구입하여 연결하거나, 케
                    이블과 같은 유료 방송에 가입해야 한다. TV 수상기가 디지털 채널을
                    수신하는 경우에는 상관이 없다.
                     그럼 왜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전환되는 것일까?




1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디지털 방송은 프로그램의 제작이나 송신, 수신 등 전 과정이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되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3~5배 선명한 고화질
(HD) 영상과 고음질이 가능하다. 또한 단순히 화질이 좋아지는 것만이
아니라 TV라는 매체를 통해 제공하는 내용이 다양해지고 사용 목적과
방식도 변화하게 된다.
 우선 고화질 영상은 새로운 디지털 영상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아날
로그에서 발생하던 노이즈나, 이미지의 번짐 등의 현상이 사라지고 뛰어
난 고화질을 구현함으로써, 전형적인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
의 방송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고화질을 바탕으로 영상미를 강조
한 드라마, 쇼, 다큐멘터리 등의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영화와 음악 프로그램 등도 가정용
대형 디지털 TV를 통해 보다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는 TV라는 매체의 성격 변화이다. 디지털 방송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안내 및 기본 정보가 제공되며, 예약 시청 및 예약 녹화 등이
가능해진다. 또한 IP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 TV는 가족들이 모여 즐기는 공동의 도구이며, 누구
나 쉽게 이용하고 접할 수 있는 대중적 매체였다. 디지털 방송이 이루어
지는 요즘은 집집마다 TV 수상기가 1대 이상이며, 컴퓨터, 스마트폰, 태
블릿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TV 시청이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방송이 이루어져도 6시에는 교양 정보 프로그램, 9시에는 뉴스, 10시에
는 드라마 등 기본적이 프로그램 편성이 계속되지만, 오직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방송되던 아날로그 방송과는 달리 디지털 방송은 본방송을
못 보더라도, 다시보기나 예약 시청 등의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보던 방식
에서 벗어나서, 9시에 뉴스를 시청하기 싫으면, 수백 개의 채널 중 원하
는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방송 시대에는 TV
시청이 공동의 대중적 행위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선택적 행위로 바뀌게
되고 TV는 대중적 매체에서 개인적 매체로 변화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쌍방향적인 미디어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수동적으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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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기획연재     소셜네트워크를 말하다



                   어지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방식에서 직접 시청자가 이용자로서 서비
                   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TV와 트위터 페이스 북 등의 소셜네트
                   워크 서비스와 연결하여 즉각적인 반응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의 반
                   응을 확인할 수 있으며, 퀴즈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시청
                   자 참여 프로그램에 빠르고 쉽게 참여 할 수 있게 된다. 시청자들은 단
                   순히 시청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문자 투표, 게시판에 의견 개진 등에서
                   더 나아가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다. 디지털 방송은 능동적인
                   시청자의 참여와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해 짐으로써 쌍방향적 매체로
                   기능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화질 고음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작비용이 필요
                   해진다. 많은 제작비를 투자하면 더 많은 이윤을 기대할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하고, 나아가 프로그램 내용의 왜곡을 가져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드라마 제작자 들은 드라마의 내용 보다는
                   제작비를 지원하는 업체의 제품(PPL)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배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내용과 상관없는 장면
                   이 등장하거나, 아예 내용이 변경되기도 한다.
                    또한 광고 유치를 위해서 화려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삶과 생각을 적절하게 반영하는데 소홀
                   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다문화 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 보다는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이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
                   루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의 질적 향상과 다양성의
                   증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선정성, 폭력성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제공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확보에 나
                   서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
                   으며, 심지어는 뉴스 프로그램 까지도 기자가 뉴스를 전달하면서 물에
                   빠지거나, 비를 맞거나 심지어는 태풍이 몰아치는 강변에서 몸을 로프
                   로 묶은 채 리포팅을 하기도 한다.



1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디지털 방송을 통해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방송
프로그램의 상업화도 더욱 강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의견 표명을 함으로
써 디지털 방송의 장점을 강화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소셜 광고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의 생각에
공유되고 전달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류영미(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 디지털방송과 교수)
        님은 환경정의 활동을 응원해 주시는 든든한 서포터
        이십니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연재를 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교수님의 글을 통해 새롭고 따뜻한
        소셜네트워크 세상을 꿈 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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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등산용품 전문 협동조합
                                  MEC 이야기


                                               김창진 koruskim@empas.com


               캐나다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60만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등
               산 및 야외활동 장비 전문 협동조합.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캐나다 최대 소
               매협동조합. 캐나다의 6개 주에 걸쳐 15개의 매장을 두고, 2011년 총매출 약
               3천억 원을 달성한 기업. 모두 1,5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만족스러운 직
               장환경에서 근무하면서, 연매출의 1%를 환경보호기금으로 기부하는 협동조
               합. 개발 위협에 처해있는 땅을 사들여 주립공원화하거나 등산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몇 억 원씩 지출하는 것을 승인하는 이사회. 전체적으로 97%의 조
               합원이 기꺼이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업체. 자체 개발한 상품(92%), 서비
               스(88%), 그리고 문화(92%) 등 세 가지 브랜드에서 고객들로부터 높은 만족도
               를 얻고 있는 협동조합.
                이것이 바로 오늘의 MEC(Mountain Equipment Co-op)를 말해주는, 단
               순하지만 인상적인 수치들이다. 소수 대주주들의 탐욕스러운 이윤추구를 으
               뜸 목표로 삼는 ‛글로벌기업’이 아니라, 바로 자기 나라 사람들의 일상 취미활
               동에 착안하여 중견사업체로 성장한 ‛토종기업’이어서 더욱 뜻 깊은 것이다.
               1971년, 등산을 좋아하던 네 명의 밴쿠버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당
               시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던 하나의 소비자협동조합이 한 세대가 넘는



2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시간의 시험을 견디면서 이토록 성장한 것이
다. 하지만, 이렇게 ‛창대한 결실’을 맺기까지
초기 설립자들이 감내해야만 했던 ‛미약한 시
작’을 말하지 않는다면, 좋은 뜻을 가진 협동
조합은 그저 만들어놓기만 하면 다 잘 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캐나다에
서는 보통 사람들 중에서 등산이나 카누 등
을 비롯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부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따라서 괜찮은 등
산복이나 배낭은 물론 암벽등반에 필수적인 로프나 얼음 깨는 손도끼처럼 전
문적인 등산 활동에 필수적인 장비들을 캐나다 안에서는 구하기가 힘들었다.
따라서 당시 대학 등산부원이었던 젊은이들은 밴쿠버에서 자동차로 두어 시
간 거리에 있는 미국 도시 시애틀로 건너가 당시 유명한 미국 아웃도어업체인
REI 매장을 방문해야만 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은
신제품을 구입하여 국경을 통과하면서 내야 하는 비용(관세)을 아끼기 위해
나름대로 꾀를 내게 되었다. 즉 시애틀 매장에서 물품을 구입한 다음 ‛적당히
사용한 척’ 함으로써 세관을 통과할 때 그것들이 중고품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캐나다로 들여오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런 보따리장사는 상당히 재
미가 있었다. 하지만 국경관리들의 눈을 속이면서 신제품을 중고품으로 둔갑
시키는 그런 구매 여행이 아무런 위험도 없이 마냥 지속될 수는 없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REI 매장에서 누군가 캐나다 자동차 번호판을 적는 사람이 있다
는 소문이 나돌게 되었다. 어쨌든 그것은 오래갈 수도, 정당한 비즈니스 방법
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꾀돌이 대학생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평범한 격언은 세계의 거의 모든 협동조합에 공
통되는 진실이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어서 언젠가는 시작
될 수밖에 없었던 일, 현재까지는 흔히 알려진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하
고 있지만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
해본다면 아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일이, 바로 세계 곳곳에서 협동조
합이 만들어지는 실질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이 자기 개인이나



                                             21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가족만이 아니라 비슷한 어려움에 처했거나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
                   던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라면 더 이상 일러 무엇 하겠
                   는가? 캐나다처럼 광대한 산악지대와 풍광이 빼어난 수많은 강과 호수
                   를 끼고 있는 나라에서 야외활동 장비 수요는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
                   아지는 정도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누
                   군가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역할이, 산을 타기 좋아하던 몇
                   몇 대학생들에게 돌아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
                   이 MEC가,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캐나다에서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캐나다 실정에 맞는 등산장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
                   은 1970년 베이커산을 오르면서였다고 한다. 당시 네 명의 젊은이들은
                   빙하 베이스캠프에 갇혀, 앉아서 서로 수다를 떠는 것밖에 달리 할 것
                   이 없었다. 그리고 그 자연스런 대화가 서로 힘을 모아 등산장비 가게를
                   열어보자는 이야기로 모아졌다. 그런데 더욱 뜻 깊은 것은, 그들이 열고
                   자 했던 가게를, 돈 버는 것을 첫 번째로 삼는 사기업이 아니라 민주적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냈다는 사실
                   이다. 그들이 아직 일반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던’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는 점,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 그냥 ‛company(회사)’나 ‛joint-stock
                   corporation(주식회사)’이 아니라 ‛co-op(협동조합)’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고 그만큼 ‛역사적인’ 것이기도 했다.
                   MEC 창립회원인 짐 바이어스씨는 “나는 사기업에 비해 협동조합 경제
                   가 보다 활력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기 시작했어요”라고 초기를 회
                   상한다. 지난 150여 년 동안, 지배적인 자본주의체제에서 비주류로 밀
                   려나 있는 ‛협동조합’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기업이 있다는 사실, 정직한
                   경제활동을 통하여 동시에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는 이 별종(別種)의 회
                   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71년 8월, 6명의 창립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65달러의 운영자본으
                   로 시작한 이 꼬마 협동조합은 초기 3년 동안 순전히 자원봉사 활동으



2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로 운영되었다. 그것은 무슨 사업체라기보다는 일종의 아지트 같은 곳이
었다. 대학생들이 틈날 때 들러서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계획하고 자기
들이 아는 장비에 대해서 떠들어대는, 대학등산부의 또 다른 동아리방
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굼벵이도 쉬지 않고 굴러가면 이 밭에서
저 밭으로 건너가는 법. 가게는 점차 자리를 잡아 그럴듯한 선반에 물
품을 진열해놓고, 급여를 주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등산, 암
벽등반, 스키, 그리고 하이킹 애호가들을 위한 양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였다. 처음에 그들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미국 REI와 시애틀 소재 작은 회사인 MSR로부터 도매로 구입했다. 거
기에 정식으로 관세를 물고 20% 정도의 마진을 붙여 캐나다 시장에서
판매하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점차 사업이 커지자 그들은 선
불하지 않고도 몇몇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MEC의 초기 멤버들은
여러 야외활동 클럽 모임에 접근하여 물품을 전시하고, 동시에 협동조
합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이디어를 설파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계속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창립회원들 사이에 의견의 불일치가 있었고, 5달러의 조합비로 충당하
기에는 비즈니스자금이 부족했으며, 제조업자들이 요구하는 소매가격
을 붙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동조합 따위에는 자기네 물건을 팔지 않
겠다는 상인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설립자들은 ‛돈’ 때문
에 서로를 헐뜯으면서 갈라서는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만약 그랬더라
면 오늘의 MEC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그들은 자신들이 기존
관행과는 다른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었
다. 그리고 그 힘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창립회원들
은 물론이고 그들과 뜻을 같이 한 조합원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후원자가 되어있다. 스스로 협동조합기업
의 주인됨을 신뢰했던 그들의 지지에 힘입어 MEC는 점차 번창하기 시
작했고, 40년이 지난 오늘날 그들은 홈페이지에서 MEC가 “우리 사회에
서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부
심을 가지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좋은 기업이란 연매출이나 순수익, 지난해와 비교해서 껑충



                                           23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뛰어오른 성장률 등 대단한 수치로 표현되는 양적 성과만이 아니라 모
                   름지기 훌륭한 거버넌스(운영 구조)를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사
                   기업이나 국영기업도 아니고 그것이 협동조합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
                   다. 그런 점에서도 MEC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좋은 거버넌스란 건전
                   한 의사(정책) 결정을 하는 지도부가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하면서, 이
                   는 일관성 있고, 조합원-고객의 요구에 민감하며, 자신들의 활동에 책
                   임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건전한 의사결정’이란 무엇인
                   가? 그것은 단기적 성과나 이익에 눈이 멀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
                   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결정을 하고,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헌
                   신하며, 그들과 투명한 의사소통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MEC 조합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경영진과 의사소통을 하
                                         고, 어떻게 ‛자기네 회사’의 방
                                         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조합원들은 출자자가 되면서
                                         이 회사의 주인이기도하고 동
                                         시에 투자자가 되고, 지분소유
                                         자가 되고, 고객이 되기도 한
                                         다. 따라서 조합원은 1인 1표라
                                         는(주식회사처럼 1주 1표가 아
                                         니라) 협동조합 원칙에 따라 민
                                         주적인 방식으로 치러지는 선
                                         거를 통해 이사들을 뽑고, 이
                   사회는 회사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MEC가 나아가야 할 바를 조
                   합원들에게 책임 있게 안내해주게 된다. 이사는 임기가 3년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매년 봄 선거에서 조합원들은 입후보한 사람들 중 세 명의 후
                   보를 선택하게 되고 그들의 명단이 연례총회에서 공표된다. 그리고 CEO
                   및 그와 호흡을 함께 하는 경영자들은 일상적인 업무를 지휘하고 감독
                   한다. 이 선거 거간에 조합원들은 또한 MEC 협동조합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다거나 규모가 큰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승인한다거나 하는 중요
                   한 결정에 투표할 수도 있다.



2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네 뒷산을 가면서도 백화점에서 구입한,
유명 상표가 붙은 고가의 등산복을 입고 가는 진풍경을 자주 볼 수 있
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어떤가? 물론 이 나라에도 미국기업의 상표를
단 등산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청소년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
어도 MEC 매장이 있는 캐나다의 15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등산이나 여러 가지 야외활동을 즐겨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유
명한 협동조합 가게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처음 이 소비자협동조합이 시작된 서부 브
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밴쿠버에서부터,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는 캐나디언 로키산맥을 끼고 있는 알버타주의 캘거리, 그리고 동부 캐
나다의 주요 도시들인 토론토, 오타와는 물론이고 프랑스어권 도시들인
몬트리올과 퀘벡시티에 이르기까지 MEC 매장은 보통 한국의 대형마트
처럼 2층 규모에 걸쳐 풍부한 물품들을 갖추고 있다. 작년과 올여름 벤
쿠버와 오타와, 그리고 몬트리올 매장을 둘러본 적이 있는 글쓴이가 지
금 기억하는 것들만 해도, 일반적인 운동복이나 등산복, 등산화, 배낭
등속 외에 스케이트보드, 롤러스케이트, 모의 암벽, 텐트, 침낭, 여행
관련 책자, 간편식, 헬멧, 장갑, 수영복, 카누, 카약, 긴급 구조장비 등
수없이 많다.
 협동조합이 좋은 점 중 하나는 그 사업이 잘 되어 매출과 순수익이
늘어나면(물론 모든 협동조합이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고용 자체나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목적인 비영
리 협동조합들도 있다), 정관에 따라 규정된 일정한 배당금을 조합원들
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소비조합의 경우, 일반 주식회사와는 달리 출
자금에 비례한 배당이 아니라 이용실적에 따른 배당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MEC의 경우 2000년도에 조합원들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120만
캐나다달러(약 14억 원)였는데, 2005년에는 2백만 달러(약 23억 원), 그
리고 2007년에는 360만 달러(약 42억 원)로 늘어났다.
 하지만 MEC가 계속 승승장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은 이사회
와 경영진, 조합원들이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에 달



                                                25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려있는 문제이다. 근래 캐나다는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도시 밖에서 즐기는 야외활동뿐 아니라 실
                  내운동이나 주택가 부근 공원 등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상 레저 활동
                  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MEC에서는 최근 요가복, 학
                  생용 가방, 출퇴근용 자전거 등을 출시하였다. 또한 캐나다인들은 세계
                  적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 속하는
                  데, 2011년에는 전년에 비해 온라인 판매가 16.9% 성장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확실히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세계화’의 압력을 받으면서 점차 경쟁이 심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도 불구하고 MEC는 ‛글로벌기업’을 추구하고 있지 않
                  다. “당신네 사업의 국제화를 위한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퀘벡주
                  홍보 및 마케팅 담당매니저인 프랑수아-사비에르 델레모씨는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캐나다인
                  들의 수요에 충실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
                  며,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판매로 충분합니다”. 미국식 사업모델
                  을 여전히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착각하면서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한국
                  사회에서, 잘 나가는 협동조합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간명하게 드러내주
                  는 이런 생각이 언제쯤 진솔한 울림을 얻을 수 있을까.

                  * 참고자료
                  www.mec.ca(검색일 : 2012년 8월 5일)
                  프랑수아-사비에르 델레모씨와 가진 인터뷰(2012년 8월 10일, 몬트리올 사무실)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및 NGO대학원 교수)님은 러시아
                                정치에 대해 공부하셨고, 공동체와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많으십니다. 최근에는 지역을 새롭게 구성한 캐나다 퀘벡과
                                사스캐처원 협동조합 사례를 주목하고 계시며, 성공회대학교에서는
                                교수 직업 외에 깐뚜치오라는 식당 운영을 받아 대학생협으로
                                준비하려고 노력중이십니다. 몇 년 전 성미산 마을극장 개관식 때는
                                개막공연에 직접 연극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하셨습니다.




2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Part 01
 특집
          협동조합으로 꿈꾸는 착한 세상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28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32

          해외 협동조합운동의 두가지 흐름...........................35
                           .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38
                        .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43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본..................................... 46
          국내 협동조합의 가능성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특집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임종한 ekeeper@inha.ac.kr




                   지난 60여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사회는 놀랄만한 성장
                   과 발전을 이루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최빈국의 나라가 이제
                   국가 경제규모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으로 일어섰다. 폐허에서 일군
                   경제의 발전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경제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미래가 장미빛
                   청사진만을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선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식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매우 ‛불안한 세기’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
                   총생산(GNP) 대비 석유소비율이 세계 1위이면서 에너지 해외의존도
                   97%, 식량자급도 30% 이하인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환경오염의 심화와 건강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대기
                   환경 기준치 이하의 농도에서도 건강피해가 발생한다는 역학적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특별히 수도권의 대기오염은 한해 1만 명의 조기 사망
                   을 가져오고, 경제 피해가 10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보고가 나올 정도
                   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대기오염의 피해 대상자는 태아, 아동, 노인
                   과 같은 생물학적인 약자와 오염지역에서 주거하는 지역주민 등 사회적
                   인 약자에 그 피해가 선택적으로 집중되는 패턴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



2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다. 환경파괴로 인한 비용이 사회적 약자에게, 또 미래세대에 전가되는
양상이기에, 이제 환경오염 피해는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건강피해 치
료 및 환경오염 복구비용으로 우리사회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것이
다.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 사회 정의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빠른 고령화도 우리사회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우리사회는 지난 2000년 7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
구의 7%를 넘어 이미 ‛고령화’에 진입했다. 또한 2019년 노인인구가
14.4%로 ‛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지난 5년 전과 비교해보면, 총 인
구는 3% 증가한 반면 고령인구는 총인구 증가율의 9배가 넘는 28%가
증가했다. 우리 사회는 고령인구의 급증, 출산율의 감소 등으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특별히 고령인구의 증가는 다가올 사회
에 보건의료비용의 급증을 가져와 우리사회에 큰 부담을 작용할 것임
에 틀림이 없다. 사회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체계와 자원을 충분
히 준비해 두지 않으면, 사회전체에 생산력의 저하와 삶의 질 저하라
는 큰 질곡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
 숨가쁘게 뛰어왔던 우리사회가 고속성장에서 저성장사회로, 완전
고용사회에서 고청년실업사회로 큰 변화를 맞으며 경제적인 침체로



                                              29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특집



                   어려움을 맞보고 있다. 이제는
                   고령사회로의 인구구조의 변화,
                   의료비 등 사회보장비용의 증가,
                   환경오염 예방 및 오염 복구비
                   용의 증가 등이 우리사회의 고
                   속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 늘어
                   나는 사회 갈등비용, 가족 해체
                   의 비용, 사교육비, 환경오염 복
                   구 비용 등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은 저하되고, 사회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다.
                    그간의 눈에 보이는 사회 변화 외에 우리사회의 저간에 흐르는 큰
                   변화의 하나는 시민의식의 변화이다. 오랜 군사문화속에 자발적인 시
                   민 참여를 통해 얻은 사회 민주화는 시민들의 의식을 민주적으로 바
                   꾸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의식의 변화 속에 놓치면 안 될 큰 흐
                   름의 하나가 바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이다. 80년대 민주화를 경험하
                   고 자라난 40대 이전의 젊은 세대는 민주화 이후에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 속에 성장해왔으며, 이들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이
                   다. 사회정의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민주적 시민의식”이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향후 우리사회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경제성장, 사회민주화
                   에 이어 경제민주화, 풀뿌리민주주의 정착, 협동운동을 통한 사회복지
                   체계 구축, 공교육의 정상화를 통한 평등한 교육의 기회 확보, 탈핵 재
                   생가능에너지 수급 및 친환경사회시스템의 구축 등이다. 이러한 사회
                   의 과제는 경제성장과 민주적 정치권력의 수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사회 구성원의 의식의 성장을 뜻하는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이다. 모두
                   나눔과 상호 이해와 협동을 전제로 한 사회 변화들로 시민들이 변화되
                   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변화들이다. 건강한 시민의식이 자라나
                   지 않는 한 우리사회는 성숙한 시민사회로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사회
                   가 넘어 가야할 이러한 산들은 영웅적인 한사람이 해결해 줄 문제는
                   아니며, 이 모든 것들이 각성된 시민들이 참여하고 협동을 해야 비로



3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핵 발전소와 에너지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태양광 협동조합

소 해결이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협동조합은 환경정의에게 환경정
의가 꿈꾸는 사회로 가는 핵심전략의 하나라는 의미이다.
 일반 시민들이 건강, 교육, 문화, 환경, 경제 등 각 사회 분야에 사회
민주화를 이루어가는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동
조합은 지역에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성장시키는 산실과도 같다. 시민들
이 전문가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지역사회의 대안을 찾아
가며, 공동이 합심하여 공동출자, 공동운영의 경험을 가진 협동조합은
우리사회에서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환경정의가 지역에서의 한국사회의 대안을 찾는 지역운동을 시작하
였다. 작년 12월에 입법 예고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업종에 관련 없이
5인 이상이면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지역사회 기여가
높은 사회적 협동조합 구성도 가능하게 되었다. 햇빛발전 협동조합, 도
시농업 협동조합, 다음지킴이 협동조합은 지역에서 협동조합의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공동체와의 소통을 강화해서, 환경정의가 다시 한 번
날개를 활짝 피는 시대를 꿈꾸었으면 좋겠다. 꿈을 꾸는 공동체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임종한(환경정의 집행위원장, 인하대 의대교수)님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환경보건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하고
          계신 너무 바쁜 분입니다. 그 바쁜 중에서도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장으로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운동을
          지켜주시는 보석 같은 분입니다.




                                                31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특집




사회적 경제로서
     1)
협동조합
장원봉 jwbbong@hanmail.net




                      사회적 경제는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려는 시도이다. 19
                      세기 자본주의 산업화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노
                      동자들의 결사체와, 20세기 말의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야기된 실업
                      과 복지후퇴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조직들의 의해서 사
                      회적 경제는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예로부터 경제를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 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백
                      성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경제는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세상을 다스리는 셈법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경세제민이란
                      말보다 사회적 경제를 잘 설명하고 있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하
                      지만 세상은 돈벌이 경제의 시장권력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으며, 국민경
                      제는 시장을 통해 상호이익의 관계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경
                      제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편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증대를 궁극
                      의 목적으로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가게 되었다. 돈벌이 경제 논리에 의
                      1)  글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의 뉴스레터 칼럼에 실린 ‘행복한 경제를 만드는 협동조
                         이
                         합운동’이란 글을 수정ㆍ보완한 것임을 밝혀둔다.




3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베트남의 사회적기업지원센터와 지원한 사회적 기업가들


해서 다스려지는 세상 속에서, 구제받지 못하는 백성들은 자신들의 행
복을 위한 사회적 자원배분을 선거철 유권자와 가격신호에 민감한 소비
자로써 국가와 시장에 맡기게 된다.
 사회적 경제는 권력과 자본을 자원하는 국가와 시장에 대해서 시민집
단이 가진 연대의 자원을 가지고 백성의 행복을 위한 대안적인 자원배
분을 추구한다. 이는 사회적 경제가 ①국가와 시장에 의해서 충족되지
못하는 다양한 시민사회의 필요에 대응한다는 사회적 목적과, ②폭넓은
시민사회의 주도성과 결속을 보장하는 참여주의 모델로써 사회적 소유
를 실현하고, ③호혜와 연대의 원리를 토대로 축적되는 사회적 자본에
기초한, 경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정치사회적 개입전략이라고 개념화 되
는 이유이다.
 사실 사회적 경제는 협동조합운동을 말하지 않고 설명이 어려울 정도
로 19세기 유럽의 결사체운동의 전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실천되어
왔다. 세계협동조합연맹(ICA)에 의하면, ‛협동조합은 구성원들에 의해서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서, 그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염원을 충족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결사체’라고 정의되고 있다. 협동조합운동은 ‛생산수
단의 공동소유를 통한 협동을 통해 착취관계를 해소하고 대안적인 생산
관계를 마련한다는 정치적 목표’와 ‛생산의 평등한 분배를 통한 참여자
들의 경제적 이해를 보장하려는 경제적 목표’, 그리고 ‛모든 이들이 인간



                                             33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특집



                   적인 존재 자체의 유대를 강화하고 개별화된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공동
                   체 의식의 가치적 목표’를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운동이다.
                    실제로 협동조합은 오랜 동안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서
                   실천되어 오면서, 경제에 대한 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경
                   제에 도전해왔다. 생산자와 소비자,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의 격
                   차를 이윤을 위한 기만으로 활용하지 않는 공동결정의 원칙을 만들어
                   냈으며, 초과이윤의 배타적인 소유를 제한하는 공동소유의 원리를 지켜
                   나갔다. 또한 협동조합은 상호이익의 호혜 속에서 지속적인 신뢰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축적방식을 마련하였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필요를 스스
                   로 자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생성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협동조합운동이 시장경제의 모든 기능을 대체하여 경제의 순기
                   능을 온전하게 복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국가의 재분배 기능
                   을 부정함으로써 자급의 경제로 가자는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단순히
                   시장의 가격신호에 의해서 등장하는 소비자나 선거철 자신의 권리를 타
                   인에게 위임하는 유권자로서 자신들의 필요를 시장과 국가에게 의탁하
                   는 나약한 사회에게 다시 경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을 협동조합을 통
                   해서 기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협동조합운동이 사회적 평등과 부의 재
                   분배를 위한 정치적 저항으로부터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이
                   며, 시장의 귀퉁이에서 자립경제로 자족하는 소박함에서 벗어나 다양한
                   협력의 관계망을 지역사회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이다.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의 필요에 대응하고자 하는 분명한 자기 목적을
                   가지고 시민사회의 주도성과 결속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참여주의를 실
                   현할 수 있다면 다시 경제를 사회구성원들의 상호이익의 장으로 돌려놓
                   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행복을 계산하는 경제로 협동조합운동이 이끄
                   는 길이 아닐까?


                               장원봉(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님은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로, Community Development
                               Journal(Oxford University Press) 국제편집자문위원으로, 협동조합
                               기본법제정연대회의 집행위원장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계신 분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적 경제의 이론과 실제」와 공저로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은 지역이다」,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등이 있습니다.




3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특집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장종익 jijang5@hs.ac.kr




1844년 영국에서 로치데일공정개척자협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소비자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등이 20세기 초반에는 유
럽과 북미에서, 그리고 20세기 중반까지 나머지 세계의 나라들에서 전
국적 조직체를 형성할 정도로 발전해왔다. 또한 노동자생산협동조합, 주
택협동조합, 육아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전력공급협동조합 등이 협동
조합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정부조
직으로 알려지고 있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 가입되어 있는 협동조
합의 수만 해도 70여만 개 이상이 되고, 이 조합들은 90여 국가에서 약
10억 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은 지역을 바탕으로 발전해왔
다고 볼 수 있다. 지역에서의 농축산물의 구매회사나 생필품 판매회사
의 독과점문제, 그리고 신용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의 농민과
소비자들이 상호 신뢰가 가능한 소규모 지역을 바탕으로 협동조합을 조
직화하고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협동조합은
크게 변모하게 되는데, 그 두 가지 흐름은 효율화와 지역화였다.
 우선 효율화의 흐름을 살펴보면, 1980년대 이후 세계화 및 규제완화,
정보통신기술의 현저한 발달 등 기술혁명에 따라 주식회사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시장제도가 크게 발전하면서 협동조합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자, 기존의 협동조합들은 생존을 위하여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고
주식회사방식의 자본조달구조 및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
났다. 농협의 경우, 농민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하여 가공 및 기술 투자
를 확대하고 브랜드화를 통하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동종



                                              35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특집




                   농협간의 합병이 이루어졌고, 중간단위의 연합조직들은 해산하거나 흡
                   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선진국의 신협과 협동조합은행도 1980~90년
                   대 이후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업구조 측면에서는 사업
                   의 다각화 및 유니버설 뱅크(universal bank)화를 추구하였고, 조직구
                   조 측면에서는 1차 협동조합의 합병 또는 연합조직간의 합병을 통한 규
                   모화와 네트워크 중앙조직 기능의 대폭적인 강화, 그리고 자본조달구조
                   측면에서는 새로운 자본조달방식의 도입과 일부 협동조합중앙은행의 주
                   식회사화를 도모하였다. 소비자협동조합도 예외가 아니다. 소매시장의
                   급속한 변화와 대규모소매유통체인의 등장에 따라 유럽 및 일본의 소비
                   자협동조합도 대규모화와 경영혁신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의 와중에서 경영의 혁신과 조합원에 의한 조합운
                   영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협동조합들의 생존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협동조합의 상호협력과 연대를 통한 협동
                   조합 지역사회를 형성하려고 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
                   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 이탈리아의 볼로냐지역의 협동조합복
                   합체, 캐나다 퀘벡주의 협동조합복합체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캐나다 퀘벡주의 데잘딩신협은 규모의 경제화를 통한 효율성을 추구하
                   여 왔을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에 1차적 초점을 맞추고 신협의 윤리적 정
                   체성을 발현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인민금고의 연합체인 데잘딩신
                   협그룹은 지역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지역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퀘
                   벡에서 소유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대규모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담당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였다. 데잘딩 신협그룹은



3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1900년대 설립이후부터 협동조합과 비영리조직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
다. 지역의 모든 인민금고가 사회적 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
니지만 퀘벡주의 대부분의 비영리조직의 계정이 인민금고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일부 인민금고들은 조합원 배당이외의 잉여금 일부를 가지고 사
회적, 혹은 지역공동체 기금을 설립해왔다. 데잘딩 신협그룹의 이러한 노
                                             장종익 (한신대학교 교수)님은 1990~
력을 통하여 퀘벡주에는 소비자협동조합과 주택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
                                             1993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합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대협동조합이 발전해왔다.          일하셨고, 1994년에 (사)한국 협동
                                             조합연구소를 설립하여 2003년까지
 또한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인구 2만 여명의 몬드라곤 지역에서 100      사무국장과 소장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여개 이상의 협동조합들의 복합체인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와 이탈           이후 2008년에 미국 미주리주립
                                             대학교에서 조직경제학 및 신제도경
리아 북부에 소재한 인구 38만 여명의 도시인 볼로냐(Bologna)에서 약   제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 취득
400 여개 이상의 협동조합들의 연대체가 발전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하셨습니다. 이후, 한국형 압축고도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설명할
이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이종 협동조합들이 지역 및 전국 차원에서        수 있는 연구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신뢰와 연대를 확산시킬 수 있는
컨소시움을 결성하여 단위 협동조합들로부터 당기순이익의 3%를 출연
                                             사회적 경제, 특히 협동조합에 관하여
받아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 및 발전을 위한 상호지원기금을 조성하고        연구하고 계십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을 위하여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
합 지역사회에서는 소비자협동조합이나 신협, 농협과 더불어 다양한 노
동자생산협동조합과 교육, 육아, 연구 및 훈련관련 협동조합이 크게 발전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발전전략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역의 시민자본의 발전
이라고 하는 목적 달성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 지역사회의 발전전략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는 협동
조합금융기관의 기능과 협동조합연대기금의 조성, 그리고 협동조합 설
립 지원기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 지역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는 경영적으로 강한 신용협동조합연합조직과 소비자협동조합연
합조직에 속한 단위 신협과 소협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러
한 단위 신협과 소협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노동자생산협동조합 및 사회
적 협동조합의 설립 및 발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질 필요가 있
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에서의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협동조합 지
역사회의 건설이라고 하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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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최봉섭 medcoops@hanmail.net




                    1. 왜 의료생협운동인가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
                   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국민은 누구
                   나 건강할 권리를 보장 받고 있다. 그러나 민간의료기관 중심의 보건의
                   료체계는 고귀한 생명을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상품화하고 있다.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건강권이 사회적 신분과 재산에 따라
                   급속도로 차등화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8년 이후 사회가 양극화 되면서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건
                   강불평등의 문제는 지역사회나 농촌으로 내려가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
                   난다. 의료 취약계층인 노인의 건강문제, 환경으로 파괴로 인한 자연환경
                         오염문제, 신자유주의의 극성으로 실직, 빈곤, 결손 가정, 독거
                         노인의 문제 등 1차 의료에서 보장되어야할 건강과 복지의 영역
                         들이 산재해 있다. 의료기관이 이윤보다는 국민의 복리와 주민
                         건강증진에 힘쓰고, 지역 공공의료부문이 자신의 역할이 절실
                         하기에 대선국면에서 보편적 복지 논쟁은 국민모두의 관심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증진하는 상시적인 주민 조직(마을 공동체)이 필요하다.



3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의료생협 운동이란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운동의
기본으로 하여 ‛지역’을 중심으로 ‛사람’을 만나고 삶을 변화시켜내는 ‛건
강한 관계’를 지향하는 협동운동을 말한다.
 자본과 국가,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스스로 건강과 협동의 삶 원
리를 실천하고 연구하면서 만들어 온 것이 협동조합이라면, 그 중 특히
의료복지영역에서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추구하는 협동운동이 바로 의료생협이다.


2. 의료생협 운동의 사회적 역할

나눔과 협동의 삶으로 좋은 생활습관을 창조한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추적 모니터링하여 건강을 위협할
원인들을 사전에 찾아 제거한다. 조합원 주치의제도, 보건예방 교육, 여
러 가지 소모임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킴
으로써 지역사회가 과도한 질병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는 지역사회 예방
관리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지역사회 예방체계는 고령 인구 증가
와 산업화로 인한 만성질환의 증가로 더욱 중요시 될 것이다.

 환자 권리 존중과 생명가치가 우선되는 의료의 실현이다.

 의료생협은 환자 권리장전을 선언하고 정직한 진료를 실천한다. 다양
한 교육, 훈련프로그램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권에 대한 자기결정
권을 통해 정보 불균등으로 발생하는 시민들의 일방적인 피해를 막고
지역주민을 건강문제해결의 주체로 성장시켰다. 지역주민들은 의료생협
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과 지역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
다. 이렇게 성장한 지역 리더들은 기존의 낭비적인 보건의료복지체계 개
혁과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다.

자율과 자치,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의 장이다.

 일반적으로 병원경영은 전문가 중심이어서 이용하는 지역주민은 배제



                                            39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된다. 이에 반해 총회, 이사회, 대의원, 위원회의 참여가 보장되는 협동
                   조합 조직방식의 운영은 전문가 독점적인 의료현실의 변화를 유도한다.
                   의료생협은 지역 조합원으로 부터 나온 출자금을 재원으로 하고 다양
                   한 이해관계자들을 의사결정체계에 참여시키면서 지역사회에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지역사회 통합적인 돌봄 시스템을 구축한다.
                    2008년 9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
                   이미 ‛고령화’에 진입했다. 의료생협은 방문진료, 가정간호사업소, 재가
                   장기요양기관 운영 및 자원봉사활동가 양성 등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이들 시설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
                   여 지역사회내 통합적인 돌봄체계를 만들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시민사회 그룹과 자원봉사조직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의료생협의 마을만들기 운동, 사회적 시민자본(시민출자, 자원활
                   동가, 지역네트워크, 잉여의 사회적 환원 시스템 등) 형성과 같은 활동은
                   지역사회 상호부조 기능을 강화함으로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의료협동조합운동 18년의 역사 속에서 주민참여형의료생협이 15개 만
                   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주민참여형의료생협이 주민의 큰 호응과 지지를 받
                   으면서 한국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의료생협법인 형식이 필요한 일
                   부 개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할 목적으로 유사의료생협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곳이 300여개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기도 하다.




4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자료 첨부 : 한국의료생협연합회 소속 회원생협현황 (2011년 12월31)

 비교기준        안성의료생협         인천평화의료생협      안산의료생협     원주의료생협

 지역특성        도농복합도시           대도시          신도시        중소도시

주요 설립 동기 농촌지역 의료봉사 산재 및 직업병 해결 지역 환경보호운동             생협간의 협동

                                          시민의 모임
최초의 주체     농민회와 기독학생회 기독청년의료인회                       소비자생협/신협
                                         동의학민방연구회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과 의료인        의료인→지역주민     지역주민→의료인    지역주민→의료인

 설립 년도        1994년 4월       1996년 11월    2000년 4월    2002년 5월

             의원 3개소,         의원,한의원       의원, 한의원
                                                      의원, 한의원
           한의원2개소, 치과,      가정간호사업소       치과, 검진센타
운영사업소                                                요양보호사교육원
              검진센타          검진센타, 치과     재가장기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그룹홈

 조합원수         4299세대         3075세대        4798세대     2288세대

사회적기업인증          ○              ○            ○           ○




              대전민들레                                    함께걸음
 비교기준                        서울의료생협       전주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대도시                       대도시
 지역특성          대도시                         중소도시
                            (서울영등포구)                  (서울노원구)
                                         보건의료운동과
주요 설립 동기     지역화폐운동         신협운동의 확장                 장애우 평등세상
                                          공동체운동
               한밭레츠,          영등포                      장애우
최초의 주체                                    청년한의사회
              대전 인의협         산업선교회                   권익문제연구소
                             지역주민          의료인         의료인
주체의 성격     의료인과 지역주민
                             → 의료인        → 지역주민      → 지역주민
 설립 년도        2002년 8월       2002년 6월     2004년 4월    2005년 6월

           의원2, 한의원2, 치과2
                              한의원
             재가요양기관,                       한의원         한의원
 운영사업소                         치과
               검진센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심리상담센타

 조합원수          2516대          2203세대       559세대       997세대

사회적기업인증          ○              ○                        ○




                                                                 41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청주아올         용인해바라기                            수원새날
                    비교기준                                    성남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지역특성     중소도시          중소도시             중소도시            중소도시
                                                           장애인무료치과
                    설립 동기   복지네트워크       장애아동부모모임                          복지네트워크
                                                             진료
                                                   지역시민사회단체                지역시민단체
                   최초의 주체    지역주민        장애아동미래연구회
                                                      (생협)                  네트워크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설립 년도    2007년 5월     2007년 3월          2008년 2월       2009년 3월

                          재가장기요양기관
                                          특수아동센터
                   운영사업소 장애인활동보조교육기관                         한의원             한의원
                                            한의원
                           해피아이센터

                    조합원수      457세대        887세대             1545세대          665세대
                    사회적
                                             ○                                   ○
                    기업인증




                    비교기준     시흥의료생협           올바른의료생협                   살림의료생협

                    지역특성    중소도시(경기시흥)       중소도시(의정부)                 대도시(서울은평)

                    설립 동기    복지네트워크              지역사회                  여성주의 돌봄공동체

                   최초의 주체      지역주민           채식주의 모임                   여성주의 모임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의료인          의료인과 생협인             여성주의 모임+지역주민

                    설립 년도     2009년 9월           2011년 4월                2012년 2월

                               한의원
                   운영사업소    재가장기요양기관               의원                      의원
                            산후도우미 사업단

                    조합원수       586 세대                483                   334
                    사회적
                                 ○
                    기업인증




                             최봉섭 (한국의료생협연합회 상임이사)
                             시흥, 마포, 은평구등 의료생협을 준비했던
                             곳에서는 늘 최봉섭 님의 따뜻한 조언이
                             함께 했습니다. 최근 가짜 의료생협이 난무
                             하는 바람에 건강한 의료생협도 위축될 우
                             려가 커 고민이 깊습니다.




4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특집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박종숙 fight803@naver.com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택마련에 대한 부담은 매우 크다.
시골이 아닌 도심에서 살고 있다면 더욱 더 하다.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공공기관의 공적 관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건설사의 주택건설과 공급이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은 점점 시장논리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집 마련을 위한 재테크에 나서
거나 뭔가 다른 획기적인 방법을 마련하거나.
 환경정의 활동가였을 때,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 운동을 하면서
(대선을 앞둔 2007년 이었다.) 이와 같은 고민에 몰두했었다. 그 때 만
나게 된 것이 주택협동조합이다. 공공기관에 그 기대를 걸기 보다는 주
택마련에 어려움을 느끼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주택공급의 주체로 나서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우리나라에도 훨씬 이전부터 주택협동조합이 있어 왔지만 그것은 재건
축이나 재개발과 연관되어 개인 주택의 재산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협동조합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또 다른 형
태로 공동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코하우징 형태나 동호인 주택 등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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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 앞으로 초록쉼터 정답과 함께 소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2012년 봄호 ‘시민사회와 정치참여’ 특 집이 새롭고 좋았습니다. 후쿠시마의 참 사를 다룬 글도 읽고 매우 가슴이 아팠 습니다. 환경책읽기 캠페인에 아직 참여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소개된 ‘땅·물·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단순한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현장을 둘러본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환경을 사랑하는 「우리와다음」 편집위원 여러분 수고 많으십니다. 「우리와다음」을 통 해서 더 많은 분들이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 램입니다. 지난 「우리와다음」 봄호를 읽고 의견과 함께 초록쉼터 정답을 보내주신 박준희(서울시 강서구)님이 이번 호 메아리 주인공으로 선정되셨습니다. 박준희님께는 환경정의에서 준비 한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1
  • 2. 홍 성 으 로 간 2012년 환경정의 대의원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농생물 체험하는 모습. 홍성은 유기농영농조합을 꾸려 친환경 농, 축산물 생산과 지역농업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권범철 paledall@hanmail.net 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 3
  • 4. 여는글 많은 착한 협동조합의 탄생을 꿈꾸며 이수용 smmount@chol.com 우리 국민 대부분은 국토의 척추라 할 수 있는 큰 산줄기는 장쾌한 백두대간이며, 이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과 계곡을 건너지 않고 한 산줄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등산하는 사람이라면 백두대간 전 구 간을 꼭 한번은 밟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난다 긴다 하는 뛰어 난 산악인들도 쉬지 않고 발길을 재촉해도 50~60여 일이 족히 걸리는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백두대간을 종주 할라 치면 2~3년은 걸린다. 그래서 백두대간을 종 주한 사람이라면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처럼 그 자 부심이 대단하다. 남한의 백두대간 중에 높이가 제일 높고 그 길 이 또한 대단해서 가장 큰 인내를 요구하는 곳 은 지리산이다. 어머니의 품같이 넓고 정겨우면 서도 너그러운 지리산은 가도가도 끝이 없지만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풍요로운 모습에 넋을 잃고 그 추억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마을 어느 곳도 아름 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주촌리 노치마을의 아름다움은 나무랄 데 없이 수 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5. 려하다. 산신이 항상 마을을 돌본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아름드리 노 송, 일 년 열두 달 솟는 샘물은 동네 주민은 물론이고 마을을 찾는 나 그네까지 포근하게 안아주고는 한다. 그곳에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전통 두레의 유습이 조금 남아있다. 두 레는 우리의 원시적 노동공동체로 농촌 마을의 성인남자들이 모여 농 사를 짓거나, 부녀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 길쌈을 하던 공동노동조직으 로 전통적인 협동조합의 원형이다. 이 두레의 공동 작업에 참여한 사 람들은 음식과 술을 함께 먹고 마시며 농악에 맞춰 여러 연희를 곁들 여 노동의 피로를 풀고 결속을 다진다. 이는 농촌공동체의 인간 상호 간의 관계는 물론, 집단과 생산수단의 관계도 견고하게 다져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공동노동은 모내기, 김매기, 벼 베기, 타작, 지붕 잇기 등 농사와 생활 전반에 걸친 것이고, 특히 품이 많이 드는 모내기와 김 매기에는 거의 두레가 동원되었다. 추석을 한 달 남겨놓은 백중이 돌아오면 그곳 사람들은 백중놀이를 벌인다. 농부들은 힘겨운 두레 일을 모두 끝내고 추수를 기다리며 호 미를 씻어 걸어놓고 하루를 즐기는 날이다. 그 날만큼은 머슴도 일손 을 놓게 하고 푸짐한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며 마음껏 하루를 즐기게 하는, 그야말로 마을의 큰 축제 중에 축제라 할 수 있다. 백중이 되면 마을 대표는 백두대간의 마룻금을 따라 마을을 출발해 뒷산의 당산나무 노송이 우뚝우뚝 솟아 마을을 내려다보는 숲으로 들 어가 산신을 모신 묘 앞에서 정갈하게 차린 음식과 술로 산신제를 올 5
  • 6. 린다. 산신제가 끝나면 제관들은 다시 마을로 내려와 무연고로 세상 을 하직한 사람의 제사를 지낸다. 풍물패들은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울리며 마을 사람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흥을 돋 우며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를 확인시켜 준다. 그야말로 흥겨운 잔칫날이 된다. 이처럼 우리 농촌사회에서는 두레 외에도 계(契)를 잘 활용하여 공 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계는 핍박한 농촌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예부터 내려오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민간협동체로 조합(組 合) 또는 종친회(宗親會), 사설금융기관의 형태였다. 외국의 협동조합운동은 산업혁명기인 9세기 중엽에 시작되었다. 영 국의 한 작은 마을인 롯치데일에 살던 직물노동자에 의하여 소비조합 형태로 처음 협동조합이 탄생했는데, 이후 협동조합은 발전하여 160여 년간 자본주의 기업과 경쟁에서 꿋꿋하게 잘 이겨내어 오늘에 이르렀 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잘 버텨 자본주의의 폭력적 위 협을 잘 극복해냈다. 이같이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여 자 신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긴 경제조직이다. 자 발적으로 형성된 민주적 조직으로서 조합의 목적을 이윤 추구가 아닌 조합원에게 봉사하는 데 두고 있어서 신자유주의에 기승을 부리는 현 대 일반 사기업과는 크게 다르다 할 수 있다. 그간의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일제강점기의 유물이 되어 시민 위에 존재하는 권력기관으로 존재해 왔다. 조합장 선거가 시작되면 선거에 나서는 사람의 봉사 기록이 아닌 금·권력에 연루된 사실만이 매스컴 을 장식하며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7. 유엔(UN)은 "협동조합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Cooperative Enterprises Build a Better World)"는 슬로건으로 협동조합의 운동 이 모두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좋은 사업방식이라며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여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부터는 다섯 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며 지금과는 달리 금융과 보험을 제 외한 모든 업종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할 수 있다. 우리의 두레와 계(契), 영국의 소비조합의 정신이 깊게 깔려있는, 모 든 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나날이 번창하는 착한 많은 협동조합의 새로 운 탄생을 기대해 본다. [우리와다음 편집위원장] 7
  • 8. CONTENTS 표지설명 충남 홍성에서 진행된 2012 환경정의 대의원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농생물 4 여 는 글 | 이수용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2012 기획연재 10 환경정의 그 20년의 발자취 ③ 2001년 다지모에서 2005년 환경비상시국회의까지 | 박용신 16 디지털 방송 시대의 변화와 선택 | 류영미 20 등산용품 전문 협동조합 MEC 이야기 | 김창진 특 집 협동조합으로 꿈꾸는 착한 세상 28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임종한 32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 장원봉 35 해외 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 장종익 38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 최봉섭 43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 박종숙 46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본 국내 협동조합의 가능성 | 김동언 다음과 50 사과같은 내 얼굴 | 강서희 함께하는 세상 52 지구를 살리는 여름일기 | 김민제 2012년 가을호 통권 75호 54 닭가슴살 콩전 | 남희정 발 행 인 김성훈 | 편집위원장 이수용 편집위원 강서희 고정근 김미현 류영미 류휘종 박용신 오준호 이선옥 장성익 조복현 56 지구 저편의 누군가와 ‘우리’가 되다 | 여름 발 행 처 환경정의 제 작 도서출판 환경정의 주 소 서울시 마포구 성산1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2층(121-847) 전 화 02·743-4747 | 팩스 02·323-4748 웹사이트 http://www.eco.or.kr E-mail eco@eco.or.kr 우리와다음은 표지와 내지 모두 재생용지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편집디자인 디자인 숲 02·2269·8607 표지:앙코르 190g·내지:E-플러스 70g(재생지)
  • 9. September · October · November 박용신 녹색목소리 60 고리 핵발전소 1호기 무엇이 문제? | 이창우 62 조화로운 삶, 미국 버몬트 주 | 임태희 68 유기농과 공정무역 되짚어보기 | 장성익 74 핵발전은 차별로써 움직인다 | 윤종호 80 실패한 DMZ 생물권보전지역의 교훈 | 서재철 84 도시를 살리는 도시농업, 그리고 몇가지 우려 | 김홍철 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 88 마을회의가 온 세계를 살린다 | 오준호 92 싼 가격에 숨겨진 진실 | 박병상 95 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 | 이선옥 98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제자리에 있다 | 이수종 김동언 102 환경이 비극적 운명이 되어버린 이들을 그린 책 | 정경미 105 환경책 책 책을 읽자 | 심희선 초록이야기 110 용인소식 112 중랑천 소식 114 환경정의 활동 118 새가족 소개 119 환경정의에 후원해주시는 분들
  • 10. 2012 기획연재 박용신 yspark@eco.or.Kr 2001년도에는 대지산 살리기 나무위 시위 말고도 많은 일들이 있었 다. 2000년에 다음을 지키는 엄마모임이 출범과 함께 발간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후속으로 ‛미래를 위협하는 침 입자 유해물질과 환경호르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우리가 일상생 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중의 하나인 가정 내에서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과 환경호르몬을 접하는 지를 알리는 캠페인이었다. 이 렇 게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만 줄인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 이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환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나갔 다. 그리고 이런 캠페인의 내용을 모아 ‛아토피를 잡아라'라는 책을 이 듬해인 2002년에 출간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월드컵 개최도시 대기오염 모니터링도 실시했다. 이듬해 인 2002년에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어 있었 1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11. 는데, 이들 도시의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제도시들과 비교하였을 때 대기오염 수준이 2~3배 이상 나쁜 상태였기 때문이 국제적으로 이를 개선하 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인천, 수원, 대전, 울산 등의 주요도시와 일본에서는 도쿄와 오사카 등을 시민과 함께 조사하 여 발표하였다. 2001년과 2002년 2년에 걸쳐 조사하였으며, 결과를 비교해 보니 한국의 월드컵 개최도시가 일본의 그것들과 비교하였을 때 상당히 좋 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월드컵 개최도시의 디젤 버스들을 전체적으로 대기오염이 적은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아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부분의 도시에서 월드컵 기간 중에 대기오염 농도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월드컵 당시의 에피소 드를 하나 소개하면 대기오염 농도가 너무 높아서 걱정하던 정부는 대기오염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 전국에 산재해 있던 대기오염 배출 공장들의 가동 일수를 월드컵 개최 날짜에 맞춰 조정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동네에 있는 세탁소들의 영업을 통제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월드컵 이전에 75㎍/㎥이던 서울의 대기 오염 농도를 대폭 낮춰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었다.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관한 환경정의의 노력을 조금 더 소개해보자. 2002 년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정부는 대기오염 정책에 대한 의지를 상실했다. 천 연가스 버스 보급 정책이 시들해진 것은 물론 그동안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주목되었던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 했다. 천연가스 차량 보급이 더뎌진 것은 천연가스 버스 충전소를 짓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였고, 디 젤 차량에 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디젤 승용차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었다. 환경정의는 당시 여러 환경단체를 규합하여 ‛경유 차 도입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의 디젤승용차 도입에 관한 반대 운동을 전개하였다. 거의 매주 단위로 대기오염 캠페인을 전개하였고, 정부 관계자들과는 수백시간에 이르는 조정회의를 진행하였다. 과정에서 활동가 가 광화문에 있는 대기오염 전광판에도 올라가 보기도 하고, 인사동에서 정 부종합청사까지 거북이 마라톤을 하기도 있다. 거북이 마라톤은 거북이 등 가죽으로 쓰고 아이들처럼 네발로 걷는 것인데 자동차 배출가스가 나오는 11
  • 12. 2012 기획연재 높이에서 숨을 쉬어보는 것을 통해 아직 서울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것 을 알리는 항의 퍼포먼스 였다.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정부, 민간전문가 등 과 함께 ‛경유차 환경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고, 경유승용차 도입에 따른 대 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도권 대기 특별대책’을 수립하기로 합의 했다. 이 대책에 힘입어, 월드컵 이전에는 75㎍/㎥으로 뉴욕이나 파리보다 2~3배정도 높았던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특히 지난 해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48㎍/㎥으로 나타나 최초로 50㎍/㎥이하가 되었고, 현재는 제2기 수도권 대기 특별대책이 준비 중에 있다. 2001년에는 나무위 시위 말고도 또 한 번의 고공시위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경인운하 반대 고공 시위였다. 92년도에 굴포천 방수로로 시작된 수해 방지 사업이 경인운하로 변경된 것은 97년의 일이었다. 경인운하로 변경되자 마자 반대운동을 시작했던 환경정의는 경인운하 사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다 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 덕분에 당시 건교부도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99년도에 출범한 (주)경인운하도 아무런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 다.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경인운하 사업 으로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던 (주)경인운하가 2001년 말 불법공사를 시작 했다. 당시 경인운하 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지 않는 상태였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감행한 것이다. 환경정의는 이를 즉각 불법공사 로 규정하고 경인운하 공사장에 철탑을 쌓고 24일간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11 월에 시작하여 12월 초까지 이어진 농성에는 필자를 포함하여 당시 환경정 의 활동가였던 윤광용 활동가,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성혁수 팀장, 가톨릭환 경연대의 임익철 사무국장 등 4명이 참가하였다. 초겨울이었지만, 초기엔 별 다른 난방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골짜기로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에 적지 않 은 고생을 했고, 철탑 밑에서 지원하던 활동가들은 새벽에 철탑을 무너뜨리 겠다고 경운기를 몰고 온 지역주민을 막아서고 밤새 토론을 하던 기억이 난 다. 결국 환경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농성을 마감하였다. 그러 다가 경인운하 사업은 2002년과 2003년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환경 정의가 다 방면의 노력을 한 끝에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전 면 재검토를 약속했고,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경인운하 백지화 1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13. 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인이자 현재 인천시장인 송영길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을 대동하여 인수위원회를 압박한 끝에 백지화 발표는 하루 만에 없던 일로 되었다. 그러나 경인운하 사업은 사회적으로 사 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환경정의에서는 2003년에 경인운하 사 업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진행한 바 있고, 이를 근거로 감사원의 집중감사 가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경인운하 사업을 하기 위해서 건교부가 심각하 게 왜곡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업은 전면 무효라는 것 이 결론이었다. 그로인해 경인운하 사업은 완전히 중단되었다. 하지만, 사업 이 백지화된 것은 아니었다.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사회적 결론을 맺기 위해 2006년에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해서 추가적 으로 1년 이상을 논의하였다. 최종 결론은 2007년에 이루어 졌다. 협의회를 구성할 당시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체 위원 2/3이상의 동의 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최종 회의에서는 건교부측 인사가 전 원 불참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본인들이 참석하지 않아 회의 구성요건인 과 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협의회에서는 최종 결론을 경인운하 사업을 백지화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총리실과 청와대에 제출하였지만, 건교부는 끝까지 결론을 수용할 것을 거부하고 있다가 이명 박 정부가 출범한 후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면서 운하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슬 그머니 공사를 시작하였다. 현재 개통한 상태이나 애초에 환경정의가 문제 제기 하였던 것처럼 경인운하를 통해서 운송될 화물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 며, 경인운하를 통해서 중국까지 갈 관광객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재의 상 태이다. 결국 굴포천 방수로까지 포함해서 3조원 가까이 국민혈세가 투입된 경인운하 사업은 현재 아무런 쓸모가 없는 쓰레기 처럼 신공항 고속도로 옆에 누워있다. 2002년도에는 환경정의 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 를 하게 된다. 중요한 시도 중의 하나가 전국 강살리 13
  • 14. 2012 기획연재 기네트워크를 창립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국에는 수많은 하천운동 시민단체 또는 주민모임 등이 있었으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 틀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환경정의에서 이를 하나로 묶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해에 첫 번째로 ‛강과 하천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축제’ 전국 강의날 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 대회는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 여 수원에서 열렸는데 전국에서 약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하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의 날 대회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전국의 하천관련 시민단체들이 본인의 하천운 동 사례에 대해서 발표하고 우수 사례를 선정하여 이 를 모범으로 전국의 하천운동을 한 단계 고양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한국의 우수 사례는 일본 강의 날 대회에서 발표 하면서 한일 양국 간의 하천운동에 대한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였다. 또 다른 시도는 ‛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라는 모토로 시작 된 환경책 큰잔치다. 환경책 큰잔치는 당시만 해도 환경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 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환경책이 발간되기를 기대하고 발간된 환경책 이 시민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기대하면서 준비된 행사였다. 이 행사도 여러 가지 어 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까지 10회의 환경책 큰잔치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 11회째를 준비하고 있다. 2003년에는 환경정의의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2001년 대지산 활동의 성과물로 용인 지역에 환경정의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 분들을 바탕으로 2002년 1 년간의 준비 끝에 최초의 환경정의 지역조직인 용인환경정의가 생겨나게 되었다. 용인 환경정의는 창립이후 시민참여형 대지산 공원만들기 사업 및 이와 연계한 대지산 지킴 이 활동, 탄천 살기기 운동 등을 전개하였으며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 또한 같은 해에는 제1회 기후정의청년단과 하늘지기 대기체험 여행을 시작하여 환경정의가 본격 적인 대학생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기후정의 청년단과 하늘지기 대기체험여행은 향 후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지도자인 대학생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기오염에 대한 현장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한국사회 및 국제적인 환경오염 현황을 몸 소 체험하고 미래지향적인 지도자 상을 수립하고자 하는 노력이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대학생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새롭게 시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1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15. 2004년에는 먹거리 운 동 및 유해물질 관련 운동 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2’ 를 발간하였고, 요즘 흔히 들 말하는 새집 증후군에 대해 사회적으로 처음 문제제기를 하기도 하였다. 고속도로 휴게소 살충제 문제에 대 해 문제제기 하여 지금 현재는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살 포하는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 가장 인상 깊은 활동은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를 실 행한 것이다. 환경정의 활동가 중 윤광용 간사가 한 달간 햄버거와 콜라만 먹으면서 패스트푸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실험하는 것이었는데 채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간수치가 너무 높아져 담당 의사께서 실험을 중단할 것을 권유할 정도로 패스트푸드의 위해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했다. 이런 헌신적은 운 동 덕분에 2002년부터 진행하던 어린이 시청시간대 패스트푸드 광고금지 운동이 탄 력을 받게 되었고 몇 해 후에는 실제로 어린이 시청시간대에는 미끼 상품을 동반한 패 스트푸드 광고가 금지되기도 하였다. 2004년에 진행했던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의 경 험을 담은 ‛광용아 햄버거 맛있니?’라는 책은 2005년에 출간했다. 2005년에는 정부의 새만금 사업 강행과 경부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터널문제, 제 2 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 문제, 기업도시 문제 등 전국적으로 반 환경적 국책 사업들이 추진되었고 위기를 느낀 환경단체들이 모두 나와서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에서 여러 가지 국책사업에 환경성 문제를 재검토하고 청와대에 지속가능비서관을 새로 영입하는 정도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환경단체 입 장에서는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던 시기였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지면 관계상 다음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박용신 (환경정의 사무처장)님을 처음 보시는 분은 왜소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그의 몸이 나무 위에서... 길거리에서... 누구보다 크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환경을 지키고 사랑하는 일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참고로 첫 번째는 가족이라고 합니다. 15
  • 16. 2012 기획연재 소셜네트워크를 말하다 디지털 방송 시대의 변화와 선택 류영미 yyung2@chol.com 2012년 12월 31일 무슨 일이 생길까? 한해가 마무리 되고 새해가 시작되기 전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 이 종료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함께 송 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날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 방송만 송출하게 된다. 브라운관 형태의 아날로그 TV로는 더 이상 디 지털 TV 은 시청할 수 없다. 디지털 컨버터를 구입하여 연결하거나, 케 이블과 같은 유료 방송에 가입해야 한다. TV 수상기가 디지털 채널을 수신하는 경우에는 상관이 없다. 그럼 왜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 전환되는 것일까? 1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17. 디지털 방송은 프로그램의 제작이나 송신, 수신 등 전 과정이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되어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3~5배 선명한 고화질 (HD) 영상과 고음질이 가능하다. 또한 단순히 화질이 좋아지는 것만이 아니라 TV라는 매체를 통해 제공하는 내용이 다양해지고 사용 목적과 방식도 변화하게 된다. 우선 고화질 영상은 새로운 디지털 영상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아날 로그에서 발생하던 노이즈나, 이미지의 번짐 등의 현상이 사라지고 뛰어 난 고화질을 구현함으로써, 전형적인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 의 방송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고화질을 바탕으로 영상미를 강조 한 드라마, 쇼, 다큐멘터리 등의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영화와 음악 프로그램 등도 가정용 대형 디지털 TV를 통해 보다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는 TV라는 매체의 성격 변화이다. 디지털 방송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안내 및 기본 정보가 제공되며, 예약 시청 및 예약 녹화 등이 가능해진다. 또한 IP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 TV는 가족들이 모여 즐기는 공동의 도구이며, 누구 나 쉽게 이용하고 접할 수 있는 대중적 매체였다. 디지털 방송이 이루어 지는 요즘은 집집마다 TV 수상기가 1대 이상이며, 컴퓨터, 스마트폰, 태 블릿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TV 시청이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방송이 이루어져도 6시에는 교양 정보 프로그램, 9시에는 뉴스, 10시에 는 드라마 등 기본적이 프로그램 편성이 계속되지만, 오직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방송되던 아날로그 방송과는 달리 디지털 방송은 본방송을 못 보더라도, 다시보기나 예약 시청 등의 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보던 방식 에서 벗어나서, 9시에 뉴스를 시청하기 싫으면, 수백 개의 채널 중 원하 는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방송 시대에는 TV 시청이 공동의 대중적 행위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선택적 행위로 바뀌게 되고 TV는 대중적 매체에서 개인적 매체로 변화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쌍방향적인 미디어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수동적으로 주 17 17
  • 18. 2012 기획연재 소셜네트워크를 말하다 어지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방식에서 직접 시청자가 이용자로서 서비 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TV와 트위터 페이스 북 등의 소셜네트 워크 서비스와 연결하여 즉각적인 반응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의 반 응을 확인할 수 있으며, 퀴즈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시청 자 참여 프로그램에 빠르고 쉽게 참여 할 수 있게 된다. 시청자들은 단 순히 시청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문자 투표, 게시판에 의견 개진 등에서 더 나아가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다. 디지털 방송은 능동적인 시청자의 참여와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해 짐으로써 쌍방향적 매체로 기능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화질 고음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작비용이 필요 해진다. 많은 제작비를 투자하면 더 많은 이윤을 기대할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하고, 나아가 프로그램 내용의 왜곡을 가져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드라마 제작자 들은 드라마의 내용 보다는 제작비를 지원하는 업체의 제품(PPL)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배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내용과 상관없는 장면 이 등장하거나, 아예 내용이 변경되기도 한다. 또한 광고 유치를 위해서 화려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삶과 생각을 적절하게 반영하는데 소홀 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다문화 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 보다는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이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 루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의 질적 향상과 다양성의 증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선정성, 폭력성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제공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확보에 나 서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 으며, 심지어는 뉴스 프로그램 까지도 기자가 뉴스를 전달하면서 물에 빠지거나, 비를 맞거나 심지어는 태풍이 몰아치는 강변에서 몸을 로프 로 묶은 채 리포팅을 하기도 한다. 1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19. 디지털 방송을 통해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방송 프로그램의 상업화도 더욱 강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의견 표명을 함으로 써 디지털 방송의 장점을 강화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소셜 광고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의 생각에 공유되고 전달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류영미(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 디지털방송과 교수) 님은 환경정의 활동을 응원해 주시는 든든한 서포터 이십니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연재를 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교수님의 글을 통해 새롭고 따뜻한 소셜네트워크 세상을 꿈 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9 19
  • 20.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등산용품 전문 협동조합 MEC 이야기 김창진 koruskim@empas.com 캐나다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60만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등 산 및 야외활동 장비 전문 협동조합.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캐나다 최대 소 매협동조합. 캐나다의 6개 주에 걸쳐 15개의 매장을 두고, 2011년 총매출 약 3천억 원을 달성한 기업. 모두 1,5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만족스러운 직 장환경에서 근무하면서, 연매출의 1%를 환경보호기금으로 기부하는 협동조 합. 개발 위협에 처해있는 땅을 사들여 주립공원화하거나 등산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몇 억 원씩 지출하는 것을 승인하는 이사회. 전체적으로 97%의 조 합원이 기꺼이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업체. 자체 개발한 상품(92%), 서비 스(88%), 그리고 문화(92%) 등 세 가지 브랜드에서 고객들로부터 높은 만족도 를 얻고 있는 협동조합. 이것이 바로 오늘의 MEC(Mountain Equipment Co-op)를 말해주는, 단 순하지만 인상적인 수치들이다. 소수 대주주들의 탐욕스러운 이윤추구를 으 뜸 목표로 삼는 ‛글로벌기업’이 아니라, 바로 자기 나라 사람들의 일상 취미활 동에 착안하여 중견사업체로 성장한 ‛토종기업’이어서 더욱 뜻 깊은 것이다. 1971년, 등산을 좋아하던 네 명의 밴쿠버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당 시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던 하나의 소비자협동조합이 한 세대가 넘는 2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21. 시간의 시험을 견디면서 이토록 성장한 것이 다. 하지만, 이렇게 ‛창대한 결실’을 맺기까지 초기 설립자들이 감내해야만 했던 ‛미약한 시 작’을 말하지 않는다면, 좋은 뜻을 가진 협동 조합은 그저 만들어놓기만 하면 다 잘 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캐나다에 서는 보통 사람들 중에서 등산이나 카누 등 을 비롯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부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따라서 괜찮은 등 산복이나 배낭은 물론 암벽등반에 필수적인 로프나 얼음 깨는 손도끼처럼 전 문적인 등산 활동에 필수적인 장비들을 캐나다 안에서는 구하기가 힘들었다. 따라서 당시 대학 등산부원이었던 젊은이들은 밴쿠버에서 자동차로 두어 시 간 거리에 있는 미국 도시 시애틀로 건너가 당시 유명한 미국 아웃도어업체인 REI 매장을 방문해야만 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은 신제품을 구입하여 국경을 통과하면서 내야 하는 비용(관세)을 아끼기 위해 나름대로 꾀를 내게 되었다. 즉 시애틀 매장에서 물품을 구입한 다음 ‛적당히 사용한 척’ 함으로써 세관을 통과할 때 그것들이 중고품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캐나다로 들여오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런 보따리장사는 상당히 재 미가 있었다. 하지만 국경관리들의 눈을 속이면서 신제품을 중고품으로 둔갑 시키는 그런 구매 여행이 아무런 위험도 없이 마냥 지속될 수는 없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REI 매장에서 누군가 캐나다 자동차 번호판을 적는 사람이 있다 는 소문이 나돌게 되었다. 어쨌든 그것은 오래갈 수도, 정당한 비즈니스 방법 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꾀돌이 대학생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평범한 격언은 세계의 거의 모든 협동조합에 공 통되는 진실이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어서 언젠가는 시작 될 수밖에 없었던 일, 현재까지는 흔히 알려진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하 고 있지만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 해본다면 아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일이, 바로 세계 곳곳에서 협동조 합이 만들어지는 실질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이 자기 개인이나 21
  • 22.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가족만이 아니라 비슷한 어려움에 처했거나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 던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라면 더 이상 일러 무엇 하겠 는가? 캐나다처럼 광대한 산악지대와 풍광이 빼어난 수많은 강과 호수 를 끼고 있는 나라에서 야외활동 장비 수요는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 아지는 정도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누 군가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역할이, 산을 타기 좋아하던 몇 몇 대학생들에게 돌아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 이 MEC가,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캐나다에서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캐나다 실정에 맞는 등산장비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 은 1970년 베이커산을 오르면서였다고 한다. 당시 네 명의 젊은이들은 빙하 베이스캠프에 갇혀, 앉아서 서로 수다를 떠는 것밖에 달리 할 것 이 없었다. 그리고 그 자연스런 대화가 서로 힘을 모아 등산장비 가게를 열어보자는 이야기로 모아졌다. 그런데 더욱 뜻 깊은 것은, 그들이 열고 자 했던 가게를, 돈 버는 것을 첫 번째로 삼는 사기업이 아니라 민주적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냈다는 사실 이다. 그들이 아직 일반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던’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는 점,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 그냥 ‛company(회사)’나 ‛joint-stock corporation(주식회사)’이 아니라 ‛co-op(협동조합)’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고 그만큼 ‛역사적인’ 것이기도 했다. MEC 창립회원인 짐 바이어스씨는 “나는 사기업에 비해 협동조합 경제 가 보다 활력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기 시작했어요”라고 초기를 회 상한다. 지난 150여 년 동안, 지배적인 자본주의체제에서 비주류로 밀 려나 있는 ‛협동조합’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기업이 있다는 사실, 정직한 경제활동을 통하여 동시에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는 이 별종(別種)의 회 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71년 8월, 6명의 창립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65달러의 운영자본으 로 시작한 이 꼬마 협동조합은 초기 3년 동안 순전히 자원봉사 활동으 2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23. 로 운영되었다. 그것은 무슨 사업체라기보다는 일종의 아지트 같은 곳이 었다. 대학생들이 틈날 때 들러서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계획하고 자기 들이 아는 장비에 대해서 떠들어대는, 대학등산부의 또 다른 동아리방 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굼벵이도 쉬지 않고 굴러가면 이 밭에서 저 밭으로 건너가는 법. 가게는 점차 자리를 잡아 그럴듯한 선반에 물 품을 진열해놓고, 급여를 주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등산, 암 벽등반, 스키, 그리고 하이킹 애호가들을 위한 양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였다. 처음에 그들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미국 REI와 시애틀 소재 작은 회사인 MSR로부터 도매로 구입했다. 거 기에 정식으로 관세를 물고 20% 정도의 마진을 붙여 캐나다 시장에서 판매하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점차 사업이 커지자 그들은 선 불하지 않고도 몇몇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MEC의 초기 멤버들은 여러 야외활동 클럽 모임에 접근하여 물품을 전시하고, 동시에 협동조 합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이디어를 설파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계속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창립회원들 사이에 의견의 불일치가 있었고, 5달러의 조합비로 충당하 기에는 비즈니스자금이 부족했으며, 제조업자들이 요구하는 소매가격 을 붙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동조합 따위에는 자기네 물건을 팔지 않 겠다는 상인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설립자들은 ‛돈’ 때문 에 서로를 헐뜯으면서 갈라서는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만약 그랬더라 면 오늘의 MEC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그들은 자신들이 기존 관행과는 다른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었 다. 그리고 그 힘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창립회원들 은 물론이고 그들과 뜻을 같이 한 조합원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후원자가 되어있다. 스스로 협동조합기업 의 주인됨을 신뢰했던 그들의 지지에 힘입어 MEC는 점차 번창하기 시 작했고, 40년이 지난 오늘날 그들은 홈페이지에서 MEC가 “우리 사회에 서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부 심을 가지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좋은 기업이란 연매출이나 순수익, 지난해와 비교해서 껑충 23
  • 24.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뛰어오른 성장률 등 대단한 수치로 표현되는 양적 성과만이 아니라 모 름지기 훌륭한 거버넌스(운영 구조)를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사 기업이나 국영기업도 아니고 그것이 협동조합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 다. 그런 점에서도 MEC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좋은 거버넌스란 건전 한 의사(정책) 결정을 하는 지도부가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하면서, 이 는 일관성 있고, 조합원-고객의 요구에 민감하며, 자신들의 활동에 책 임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건전한 의사결정’이란 무엇인 가? 그것은 단기적 성과나 이익에 눈이 멀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 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결정을 하고,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헌 신하며, 그들과 투명한 의사소통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MEC 조합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경영진과 의사소통을 하 고, 어떻게 ‛자기네 회사’의 방 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조합원들은 출자자가 되면서 이 회사의 주인이기도하고 동 시에 투자자가 되고, 지분소유 자가 되고, 고객이 되기도 한 다. 따라서 조합원은 1인 1표라 는(주식회사처럼 1주 1표가 아 니라) 협동조합 원칙에 따라 민 주적인 방식으로 치러지는 선 거를 통해 이사들을 뽑고, 이 사회는 회사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MEC가 나아가야 할 바를 조 합원들에게 책임 있게 안내해주게 된다. 이사는 임기가 3년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매년 봄 선거에서 조합원들은 입후보한 사람들 중 세 명의 후 보를 선택하게 되고 그들의 명단이 연례총회에서 공표된다. 그리고 CEO 및 그와 호흡을 함께 하는 경영자들은 일상적인 업무를 지휘하고 감독 한다. 이 선거 거간에 조합원들은 또한 MEC 협동조합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다거나 규모가 큰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승인한다거나 하는 중요 한 결정에 투표할 수도 있다. 2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25.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네 뒷산을 가면서도 백화점에서 구입한, 유명 상표가 붙은 고가의 등산복을 입고 가는 진풍경을 자주 볼 수 있 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어떤가? 물론 이 나라에도 미국기업의 상표를 단 등산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은 청소년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 어도 MEC 매장이 있는 캐나다의 15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등산이나 여러 가지 야외활동을 즐겨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유 명한 협동조합 가게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처음 이 소비자협동조합이 시작된 서부 브 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밴쿠버에서부터,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는 캐나디언 로키산맥을 끼고 있는 알버타주의 캘거리, 그리고 동부 캐 나다의 주요 도시들인 토론토, 오타와는 물론이고 프랑스어권 도시들인 몬트리올과 퀘벡시티에 이르기까지 MEC 매장은 보통 한국의 대형마트 처럼 2층 규모에 걸쳐 풍부한 물품들을 갖추고 있다. 작년과 올여름 벤 쿠버와 오타와, 그리고 몬트리올 매장을 둘러본 적이 있는 글쓴이가 지 금 기억하는 것들만 해도, 일반적인 운동복이나 등산복, 등산화, 배낭 등속 외에 스케이트보드, 롤러스케이트, 모의 암벽, 텐트, 침낭, 여행 관련 책자, 간편식, 헬멧, 장갑, 수영복, 카누, 카약, 긴급 구조장비 등 수없이 많다. 협동조합이 좋은 점 중 하나는 그 사업이 잘 되어 매출과 순수익이 늘어나면(물론 모든 협동조합이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고용 자체나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목적인 비영 리 협동조합들도 있다), 정관에 따라 규정된 일정한 배당금을 조합원들 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소비조합의 경우, 일반 주식회사와는 달리 출 자금에 비례한 배당이 아니라 이용실적에 따른 배당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MEC의 경우 2000년도에 조합원들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120만 캐나다달러(약 14억 원)였는데, 2005년에는 2백만 달러(약 23억 원), 그 리고 2007년에는 360만 달러(약 42억 원)로 늘어났다. 하지만 MEC가 계속 승승장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것은 이사회 와 경영진, 조합원들이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에 달 25
  • 26. 2012 기획연재 지역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려있는 문제이다. 근래 캐나다는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도시 밖에서 즐기는 야외활동뿐 아니라 실 내운동이나 주택가 부근 공원 등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상 레저 활동 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MEC에서는 최근 요가복, 학 생용 가방, 출퇴근용 자전거 등을 출시하였다. 또한 캐나다인들은 세계 적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 속하는 데, 2011년에는 전년에 비해 온라인 판매가 16.9% 성장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확실히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세계화’의 압력을 받으면서 점차 경쟁이 심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도 불구하고 MEC는 ‛글로벌기업’을 추구하고 있지 않 다. “당신네 사업의 국제화를 위한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퀘벡주 홍보 및 마케팅 담당매니저인 프랑수아-사비에르 델레모씨는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캐나다인 들의 수요에 충실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 며,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판매로 충분합니다”. 미국식 사업모델 을 여전히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착각하면서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한국 사회에서, 잘 나가는 협동조합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간명하게 드러내주 는 이런 생각이 언제쯤 진솔한 울림을 얻을 수 있을까. * 참고자료 www.mec.ca(검색일 : 2012년 8월 5일) 프랑수아-사비에르 델레모씨와 가진 인터뷰(2012년 8월 10일, 몬트리올 사무실)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및 NGO대학원 교수)님은 러시아 정치에 대해 공부하셨고, 공동체와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많으십니다. 최근에는 지역을 새롭게 구성한 캐나다 퀘벡과 사스캐처원 협동조합 사례를 주목하고 계시며, 성공회대학교에서는 교수 직업 외에 깐뚜치오라는 식당 운영을 받아 대학생협으로 준비하려고 노력중이십니다. 몇 년 전 성미산 마을극장 개관식 때는 개막공연에 직접 연극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하셨습니다. 2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27. Part 01 특집 협동조합으로 꿈꾸는 착한 세상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28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32 해외 협동조합운동의 두가지 흐름...........................35 .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38 .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43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해 본..................................... 46 국내 협동조합의 가능성
  • 28.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특집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임종한 ekeeper@inha.ac.kr 지난 60여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사회는 놀랄만한 성장 과 발전을 이루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최빈국의 나라가 이제 국가 경제규모로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으로 일어섰다. 폐허에서 일군 경제의 발전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경제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미래가 장미빛 청사진만을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선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식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매우 ‛불안한 세기’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 총생산(GNP) 대비 석유소비율이 세계 1위이면서 에너지 해외의존도 97%, 식량자급도 30% 이하인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환경오염의 심화와 건강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대기 환경 기준치 이하의 농도에서도 건강피해가 발생한다는 역학적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특별히 수도권의 대기오염은 한해 1만 명의 조기 사망 을 가져오고, 경제 피해가 10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보고가 나올 정도 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대기오염의 피해 대상자는 태아, 아동, 노인 과 같은 생물학적인 약자와 오염지역에서 주거하는 지역주민 등 사회적 인 약자에 그 피해가 선택적으로 집중되는 패턴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 2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29. 다. 환경파괴로 인한 비용이 사회적 약자에게, 또 미래세대에 전가되는 양상이기에, 이제 환경오염 피해는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건강피해 치 료 및 환경오염 복구비용으로 우리사회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것이 다.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 사회 정의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빠른 고령화도 우리사회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우리사회는 지난 2000년 7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 구의 7%를 넘어 이미 ‛고령화’에 진입했다. 또한 2019년 노인인구가 14.4%로 ‛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지난 5년 전과 비교해보면, 총 인 구는 3% 증가한 반면 고령인구는 총인구 증가율의 9배가 넘는 28%가 증가했다. 우리 사회는 고령인구의 급증, 출산율의 감소 등으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특별히 고령인구의 증가는 다가올 사회 에 보건의료비용의 급증을 가져와 우리사회에 큰 부담을 작용할 것임 에 틀림이 없다. 사회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체계와 자원을 충분 히 준비해 두지 않으면, 사회전체에 생산력의 저하와 삶의 질 저하라 는 큰 질곡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 숨가쁘게 뛰어왔던 우리사회가 고속성장에서 저성장사회로, 완전 고용사회에서 고청년실업사회로 큰 변화를 맞으며 경제적인 침체로 29
  • 30. 환경정의 시각으로 본 협동조합의 의미 특집 어려움을 맞보고 있다. 이제는 고령사회로의 인구구조의 변화, 의료비 등 사회보장비용의 증가, 환경오염 예방 및 오염 복구비 용의 증가 등이 우리사회의 고 속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 늘어 나는 사회 갈등비용, 가족 해체 의 비용, 사교육비, 환경오염 복 구 비용 등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은 저하되고, 사회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다. 그간의 눈에 보이는 사회 변화 외에 우리사회의 저간에 흐르는 큰 변화의 하나는 시민의식의 변화이다. 오랜 군사문화속에 자발적인 시 민 참여를 통해 얻은 사회 민주화는 시민들의 의식을 민주적으로 바 꾸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의식의 변화 속에 놓치면 안 될 큰 흐 름의 하나가 바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이다. 80년대 민주화를 경험하 고 자라난 40대 이전의 젊은 세대는 민주화 이후에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 속에 성장해왔으며, 이들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이 다. 사회정의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민주적 시민의식”이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향후 우리사회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경제성장, 사회민주화 에 이어 경제민주화, 풀뿌리민주주의 정착, 협동운동을 통한 사회복지 체계 구축, 공교육의 정상화를 통한 평등한 교육의 기회 확보, 탈핵 재 생가능에너지 수급 및 친환경사회시스템의 구축 등이다. 이러한 사회 의 과제는 경제성장과 민주적 정치권력의 수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사회 구성원의 의식의 성장을 뜻하는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이다. 모두 나눔과 상호 이해와 협동을 전제로 한 사회 변화들로 시민들이 변화되 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변화들이다. 건강한 시민의식이 자라나 지 않는 한 우리사회는 성숙한 시민사회로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사회 가 넘어 가야할 이러한 산들은 영웅적인 한사람이 해결해 줄 문제는 아니며, 이 모든 것들이 각성된 시민들이 참여하고 협동을 해야 비로 3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1.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핵 발전소와 에너지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태양광 협동조합 소 해결이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협동조합은 환경정의에게 환경정 의가 꿈꾸는 사회로 가는 핵심전략의 하나라는 의미이다. 일반 시민들이 건강, 교육, 문화, 환경, 경제 등 각 사회 분야에 사회 민주화를 이루어가는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동 조합은 지역에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성장시키는 산실과도 같다. 시민들 이 전문가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지역사회의 대안을 찾아 가며, 공동이 합심하여 공동출자, 공동운영의 경험을 가진 협동조합은 우리사회에서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 환경정의가 지역에서의 한국사회의 대안을 찾는 지역운동을 시작하 였다. 작년 12월에 입법 예고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업종에 관련 없이 5인 이상이면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지역사회 기여가 높은 사회적 협동조합 구성도 가능하게 되었다. 햇빛발전 협동조합, 도 시농업 협동조합, 다음지킴이 협동조합은 지역에서 협동조합의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공동체와의 소통을 강화해서, 환경정의가 다시 한 번 날개를 활짝 피는 시대를 꿈꾸었으면 좋겠다. 꿈을 꾸는 공동체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임종한(환경정의 집행위원장, 인하대 의대교수)님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환경보건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하고 계신 너무 바쁜 분입니다. 그 바쁜 중에서도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장으로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운동을 지켜주시는 보석 같은 분입니다. 31
  • 32.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특집 사회적 경제로서 1) 협동조합 장원봉 jwbbong@hanmail.net 사회적 경제는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려는 시도이다. 19 세기 자본주의 산업화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노 동자들의 결사체와, 20세기 말의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야기된 실업 과 복지후퇴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조직들의 의해서 사 회적 경제는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는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예로부터 경제를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 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백 성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경제는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세상을 다스리는 셈법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경세제민이란 말보다 사회적 경제를 잘 설명하고 있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하 지만 세상은 돈벌이 경제의 시장권력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으며, 국민경 제는 시장을 통해 상호이익의 관계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경 제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편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증대를 궁극 의 목적으로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가게 되었다. 돈벌이 경제 논리에 의 1) 글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의 뉴스레터 칼럼에 실린 ‘행복한 경제를 만드는 협동조 이 합운동’이란 글을 수정ㆍ보완한 것임을 밝혀둔다. 3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3. 베트남의 사회적기업지원센터와 지원한 사회적 기업가들 해서 다스려지는 세상 속에서, 구제받지 못하는 백성들은 자신들의 행 복을 위한 사회적 자원배분을 선거철 유권자와 가격신호에 민감한 소비 자로써 국가와 시장에 맡기게 된다. 사회적 경제는 권력과 자본을 자원하는 국가와 시장에 대해서 시민집 단이 가진 연대의 자원을 가지고 백성의 행복을 위한 대안적인 자원배 분을 추구한다. 이는 사회적 경제가 ①국가와 시장에 의해서 충족되지 못하는 다양한 시민사회의 필요에 대응한다는 사회적 목적과, ②폭넓은 시민사회의 주도성과 결속을 보장하는 참여주의 모델로써 사회적 소유 를 실현하고, ③호혜와 연대의 원리를 토대로 축적되는 사회적 자본에 기초한, 경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정치사회적 개입전략이라고 개념화 되 는 이유이다. 사실 사회적 경제는 협동조합운동을 말하지 않고 설명이 어려울 정도 로 19세기 유럽의 결사체운동의 전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실천되어 왔다. 세계협동조합연맹(ICA)에 의하면, ‛협동조합은 구성원들에 의해서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서, 그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염원을 충족하고자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결사체’라고 정의되고 있다. 협동조합운동은 ‛생산수 단의 공동소유를 통한 협동을 통해 착취관계를 해소하고 대안적인 생산 관계를 마련한다는 정치적 목표’와 ‛생산의 평등한 분배를 통한 참여자 들의 경제적 이해를 보장하려는 경제적 목표’, 그리고 ‛모든 이들이 인간 33
  • 34. 사회적 경제로서 협동조합 특집 적인 존재 자체의 유대를 강화하고 개별화된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공동 체 의식의 가치적 목표’를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운동이다. 실제로 협동조합은 오랜 동안 경제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서 실천되어 오면서, 경제에 대한 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경 제에 도전해왔다. 생산자와 소비자,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의 격 차를 이윤을 위한 기만으로 활용하지 않는 공동결정의 원칙을 만들어 냈으며, 초과이윤의 배타적인 소유를 제한하는 공동소유의 원리를 지켜 나갔다. 또한 협동조합은 상호이익의 호혜 속에서 지속적인 신뢰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축적방식을 마련하였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필요를 스스 로 자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생성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협동조합운동이 시장경제의 모든 기능을 대체하여 경제의 순기 능을 온전하게 복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국가의 재분배 기능 을 부정함으로써 자급의 경제로 가자는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단순히 시장의 가격신호에 의해서 등장하는 소비자나 선거철 자신의 권리를 타 인에게 위임하는 유권자로서 자신들의 필요를 시장과 국가에게 의탁하 는 나약한 사회에게 다시 경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을 협동조합을 통 해서 기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협동조합운동이 사회적 평등과 부의 재 분배를 위한 정치적 저항으로부터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이 며, 시장의 귀퉁이에서 자립경제로 자족하는 소박함에서 벗어나 다양한 협력의 관계망을 지역사회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이다.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의 필요에 대응하고자 하는 분명한 자기 목적을 가지고 시민사회의 주도성과 결속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참여주의를 실 현할 수 있다면 다시 경제를 사회구성원들의 상호이익의 장으로 돌려놓 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행복을 계산하는 경제로 협동조합운동이 이끄 는 길이 아닐까? 장원봉(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님은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로, Community Development Journal(Oxford University Press) 국제편집자문위원으로, 협동조합 기본법제정연대회의 집행위원장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계신 분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적 경제의 이론과 실제」와 공저로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은 지역이다」, 「새로운 도시재생의 구상」등이 있습니다. 34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5.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특집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장종익 jijang5@hs.ac.kr 1844년 영국에서 로치데일공정개척자협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소비자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등이 20세기 초반에는 유 럽과 북미에서, 그리고 20세기 중반까지 나머지 세계의 나라들에서 전 국적 조직체를 형성할 정도로 발전해왔다. 또한 노동자생산협동조합, 주 택협동조합, 육아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전력공급협동조합 등이 협동 조합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정부조 직으로 알려지고 있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 가입되어 있는 협동조 합의 수만 해도 70여만 개 이상이 되고, 이 조합들은 90여 국가에서 약 10억 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은 지역을 바탕으로 발전해왔 다고 볼 수 있다. 지역에서의 농축산물의 구매회사나 생필품 판매회사 의 독과점문제, 그리고 신용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의 농민과 소비자들이 상호 신뢰가 가능한 소규모 지역을 바탕으로 협동조합을 조 직화하고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오면서 협동조합은 크게 변모하게 되는데, 그 두 가지 흐름은 효율화와 지역화였다. 우선 효율화의 흐름을 살펴보면, 1980년대 이후 세계화 및 규제완화, 정보통신기술의 현저한 발달 등 기술혁명에 따라 주식회사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시장제도가 크게 발전하면서 협동조합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자, 기존의 협동조합들은 생존을 위하여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고 주식회사방식의 자본조달구조 및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 났다. 농협의 경우, 농민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하여 가공 및 기술 투자 를 확대하고 브랜드화를 통하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동종 35
  • 36. 해외협동조합운동의 두 가지 흐름 특집 농협간의 합병이 이루어졌고, 중간단위의 연합조직들은 해산하거나 흡 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선진국의 신협과 협동조합은행도 1980~90년 대 이후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업구조 측면에서는 사업 의 다각화 및 유니버설 뱅크(universal bank)화를 추구하였고, 조직구 조 측면에서는 1차 협동조합의 합병 또는 연합조직간의 합병을 통한 규 모화와 네트워크 중앙조직 기능의 대폭적인 강화, 그리고 자본조달구조 측면에서는 새로운 자본조달방식의 도입과 일부 협동조합중앙은행의 주 식회사화를 도모하였다. 소비자협동조합도 예외가 아니다. 소매시장의 급속한 변화와 대규모소매유통체인의 등장에 따라 유럽 및 일본의 소비 자협동조합도 대규모화와 경영혁신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의 와중에서 경영의 혁신과 조합원에 의한 조합운 영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협동조합들의 생존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협동조합의 상호협력과 연대를 통한 협동 조합 지역사회를 형성하려고 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 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 이탈리아의 볼로냐지역의 협동조합복 합체, 캐나다 퀘벡주의 협동조합복합체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캐나다 퀘벡주의 데잘딩신협은 규모의 경제화를 통한 효율성을 추구하 여 왔을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에 1차적 초점을 맞추고 신협의 윤리적 정 체성을 발현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인민금고의 연합체인 데잘딩신 협그룹은 지역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지역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퀘 벡에서 소유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대규모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담당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였다. 데잘딩 신협그룹은 36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7. 1900년대 설립이후부터 협동조합과 비영리조직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 다. 지역의 모든 인민금고가 사회적 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 니지만 퀘벡주의 대부분의 비영리조직의 계정이 인민금고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일부 인민금고들은 조합원 배당이외의 잉여금 일부를 가지고 사 회적, 혹은 지역공동체 기금을 설립해왔다. 데잘딩 신협그룹의 이러한 노 장종익 (한신대학교 교수)님은 1990~ 력을 통하여 퀘벡주에는 소비자협동조합과 주택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 1993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합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대협동조합이 발전해왔다. 일하셨고, 1994년에 (사)한국 협동 조합연구소를 설립하여 2003년까지 또한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인구 2만 여명의 몬드라곤 지역에서 100 사무국장과 소장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여개 이상의 협동조합들의 복합체인 몬드라곤협동조합복합체와 이탈 이후 2008년에 미국 미주리주립 대학교에서 조직경제학 및 신제도경 리아 북부에 소재한 인구 38만 여명의 도시인 볼로냐(Bologna)에서 약 제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 취득 400 여개 이상의 협동조합들의 연대체가 발전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하셨습니다. 이후, 한국형 압축고도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설명할 이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이종 협동조합들이 지역 및 전국 차원에서 수 있는 연구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신뢰와 연대를 확산시킬 수 있는 컨소시움을 결성하여 단위 협동조합들로부터 당기순이익의 3%를 출연 사회적 경제, 특히 협동조합에 관하여 받아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 및 발전을 위한 상호지원기금을 조성하고 연구하고 계십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을 위하여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 합 지역사회에서는 소비자협동조합이나 신협, 농협과 더불어 다양한 노 동자생산협동조합과 교육, 육아, 연구 및 훈련관련 협동조합이 크게 발전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발전전략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역의 시민자본의 발전 이라고 하는 목적 달성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 지역사회의 발전전략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는 협동 조합금융기관의 기능과 협동조합연대기금의 조성, 그리고 협동조합 설 립 지원기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 지역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는 경영적으로 강한 신용협동조합연합조직과 소비자협동조합연 합조직에 속한 단위 신협과 소협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러 한 단위 신협과 소협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노동자생산협동조합 및 사회 적 협동조합의 설립 및 발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질 필요가 있 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에서의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협동조합 지 역사회의 건설이라고 하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37
  • 38.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최봉섭 medcoops@hanmail.net 1. 왜 의료생협운동인가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 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국민은 누구 나 건강할 권리를 보장 받고 있다. 그러나 민간의료기관 중심의 보건의 료체계는 고귀한 생명을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상품화하고 있다.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건강권이 사회적 신분과 재산에 따라 급속도로 차등화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8년 이후 사회가 양극화 되면서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건 강불평등의 문제는 지역사회나 농촌으로 내려가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 난다. 의료 취약계층인 노인의 건강문제, 환경으로 파괴로 인한 자연환경 오염문제, 신자유주의의 극성으로 실직, 빈곤, 결손 가정, 독거 노인의 문제 등 1차 의료에서 보장되어야할 건강과 복지의 영역 들이 산재해 있다. 의료기관이 이윤보다는 국민의 복리와 주민 건강증진에 힘쓰고, 지역 공공의료부문이 자신의 역할이 절실 하기에 대선국면에서 보편적 복지 논쟁은 국민모두의 관심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증진하는 상시적인 주민 조직(마을 공동체)이 필요하다. 38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39. 의료생협 운동이란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운동의 기본으로 하여 ‛지역’을 중심으로 ‛사람’을 만나고 삶을 변화시켜내는 ‛건 강한 관계’를 지향하는 협동운동을 말한다. 자본과 국가,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스스로 건강과 협동의 삶 원 리를 실천하고 연구하면서 만들어 온 것이 협동조합이라면, 그 중 특히 의료복지영역에서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추구하는 협동운동이 바로 의료생협이다. 2. 의료생협 운동의 사회적 역할 나눔과 협동의 삶으로 좋은 생활습관을 창조한다. 의료생협은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추적 모니터링하여 건강을 위협할 원인들을 사전에 찾아 제거한다. 조합원 주치의제도, 보건예방 교육, 여 러 가지 소모임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건강관리능력을 향상시킴 으로써 지역사회가 과도한 질병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는 지역사회 예방 관리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지역사회 예방체계는 고령 인구 증가 와 산업화로 인한 만성질환의 증가로 더욱 중요시 될 것이다. 환자 권리 존중과 생명가치가 우선되는 의료의 실현이다. 의료생협은 환자 권리장전을 선언하고 정직한 진료를 실천한다. 다양 한 교육, 훈련프로그램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권에 대한 자기결정 권을 통해 정보 불균등으로 발생하는 시민들의 일방적인 피해를 막고 지역주민을 건강문제해결의 주체로 성장시켰다. 지역주민들은 의료생협 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과 지역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 다. 이렇게 성장한 지역 리더들은 기존의 낭비적인 보건의료복지체계 개 혁과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다. 자율과 자치,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의 장이다. 일반적으로 병원경영은 전문가 중심이어서 이용하는 지역주민은 배제 39
  • 40.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된다. 이에 반해 총회, 이사회, 대의원, 위원회의 참여가 보장되는 협동 조합 조직방식의 운영은 전문가 독점적인 의료현실의 변화를 유도한다. 의료생협은 지역 조합원으로 부터 나온 출자금을 재원으로 하고 다양 한 이해관계자들을 의사결정체계에 참여시키면서 지역사회에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지역사회 통합적인 돌봄 시스템을 구축한다. 2008년 9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 이미 ‛고령화’에 진입했다. 의료생협은 방문진료, 가정간호사업소, 재가 장기요양기관 운영 및 자원봉사활동가 양성 등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이들 시설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 여 지역사회내 통합적인 돌봄체계를 만들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시민사회 그룹과 자원봉사조직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의료생협의 마을만들기 운동, 사회적 시민자본(시민출자, 자원활 동가, 지역네트워크, 잉여의 사회적 환원 시스템 등) 형성과 같은 활동은 지역사회 상호부조 기능을 강화함으로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의료협동조합운동 18년의 역사 속에서 주민참여형의료생협이 15개 만 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주민참여형의료생협이 주민의 큰 호응과 지지를 받 으면서 한국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의료생협법인 형식이 필요한 일 부 개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할 목적으로 유사의료생협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곳이 300여개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기도 하다. 40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41. 자료 첨부 : 한국의료생협연합회 소속 회원생협현황 (2011년 12월31) 비교기준 안성의료생협 인천평화의료생협 안산의료생협 원주의료생협 지역특성 도농복합도시 대도시 신도시 중소도시 주요 설립 동기 농촌지역 의료봉사 산재 및 직업병 해결 지역 환경보호운동 생협간의 협동 시민의 모임 최초의 주체 농민회와 기독학생회 기독청년의료인회 소비자생협/신협 동의학민방연구회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과 의료인 의료인→지역주민 지역주민→의료인 지역주민→의료인 설립 년도 1994년 4월 1996년 11월 2000년 4월 2002년 5월 의원 3개소, 의원,한의원 의원, 한의원 의원, 한의원 한의원2개소, 치과, 가정간호사업소 치과, 검진센타 운영사업소 요양보호사교육원 검진센타 검진센타, 치과 재가장기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그룹홈 조합원수 4299세대 3075세대 4798세대 2288세대 사회적기업인증 ○ ○ ○ ○ 대전민들레 함께걸음 비교기준 서울의료생협 전주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대도시 대도시 지역특성 대도시 중소도시 (서울영등포구) (서울노원구) 보건의료운동과 주요 설립 동기 지역화폐운동 신협운동의 확장 장애우 평등세상 공동체운동 한밭레츠, 영등포 장애우 최초의 주체 청년한의사회 대전 인의협 산업선교회 권익문제연구소 지역주민 의료인 의료인 주체의 성격 의료인과 지역주민 → 의료인 → 지역주민 → 지역주민 설립 년도 2002년 8월 2002년 6월 2004년 4월 2005년 6월 의원2, 한의원2, 치과2 한의원 재가요양기관, 한의원 한의원 운영사업소 치과 검진센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재가요양기관 심리상담센타 조합원수 2516대 2203세대 559세대 997세대 사회적기업인증 ○ ○ ○ 41
  • 42. 의료생협운동이란 무엇인가? 특집 청주아올 용인해바라기 수원새날 비교기준 성남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의료생협 지역특성 중소도시 중소도시 중소도시 중소도시 장애인무료치과 설립 동기 복지네트워크 장애아동부모모임 복지네트워크 진료 지역시민사회단체 지역시민단체 최초의 주체 지역주민 장애아동미래연구회 (생협) 네트워크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지역주민과 의료인 설립 년도 2007년 5월 2007년 3월 2008년 2월 2009년 3월 재가장기요양기관 특수아동센터 운영사업소 장애인활동보조교육기관 한의원 한의원 한의원 해피아이센터 조합원수 457세대 887세대 1545세대 665세대 사회적 ○ ○ 기업인증 비교기준 시흥의료생협 올바른의료생협 살림의료생협 지역특성 중소도시(경기시흥) 중소도시(의정부) 대도시(서울은평) 설립 동기 복지네트워크 지역사회 여성주의 돌봄공동체 최초의 주체 지역주민 채식주의 모임 여성주의 모임 주체의 성격 지역주민→의료인 의료인과 생협인 여성주의 모임+지역주민 설립 년도 2009년 9월 2011년 4월 2012년 2월 한의원 운영사업소 재가장기요양기관 의원 의원 산후도우미 사업단 조합원수 586 세대 483 334 사회적 ○ 기업인증 최봉섭 (한국의료생협연합회 상임이사) 시흥, 마포, 은평구등 의료생협을 준비했던 곳에서는 늘 최봉섭 님의 따뜻한 조언이 함께 했습니다. 최근 가짜 의료생협이 난무 하는 바람에 건강한 의료생협도 위축될 우 려가 커 고민이 깊습니다. 42 다음에게 물려줄 맑은세상 이야기
  • 43.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특집 멀지만 가까운 주택협동조합 박종숙 fight803@naver.com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택마련에 대한 부담은 매우 크다. 시골이 아닌 도심에서 살고 있다면 더욱 더 하다.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공공기관의 공적 관여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건설사의 주택건설과 공급이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은 점점 시장논리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집 마련을 위한 재테크에 나서 거나 뭔가 다른 획기적인 방법을 마련하거나. 환경정의 활동가였을 때,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 운동을 하면서 (대선을 앞둔 2007년 이었다.) 이와 같은 고민에 몰두했었다. 그 때 만 나게 된 것이 주택협동조합이다. 공공기관에 그 기대를 걸기 보다는 주 택마련에 어려움을 느끼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주택공급의 주체로 나서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우리나라에도 훨씬 이전부터 주택협동조합이 있어 왔지만 그것은 재건 축이나 재개발과 연관되어 개인 주택의 재산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협동조합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또 다른 형 태로 공동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코하우징 형태나 동호인 주택 등이 있는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