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과 ‘고전주의 미술’
- 인간과 인간다움에 대한 성찰
전혜숙
하자센터 강의 2013.4.18
니체의 < 비극의 탄생 >, 인간의 두 가지 성향
아폴로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은 니체 미학의 두 가지 근본적 범주
“ 아폴론적인 것“ ( 이성 )
- 아폴로적 명징성과 유쾌함 , " 지식의 빛 " 과 자아 인식의 인간적 구현
- 그리스 철학의 바탕이 되는 이성을 상징 .
- 아폴론 신은 태양의 신 , 음악의 신 , 예언의 신 , 의술의 신
- 지적이고 단호하며 명확한 형태를 가진 것을 편애함 .
" 디오니소스적인 것“ ( 감정 )
- 감성과 욕망 상징 . 술과 황홀경 , 광기 어린 욕망의 신 .
(ex. 술과 날고기를 즐기는 디오니소스 숭배의식 )
- "광란에 가까운 소동과 춤 " 의 " 어두운 심연 ", " 사랑의 도취에서 생긴 자아망각“
- 인간에게 화를 입히는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감정 , 상념과 관련
( 예를 들어 , 제우스가 판도라에게 내린 벌은 매력과 고통스런 그리움과 몸을
상하게 하는 상념… .)
그리스 시대에 표현된 아폴론
< 리라와 아폴론 >, BC.5 세기경 카일릭스의 적색상
리라는 음악의 신 , 머리의 월계관은 태양의 신을 상징
: 당시 음악은 감성의 영역에 속한다기보다는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청소년을
교육하기 위한 정치적 , 윤리적 , 교육적 도구였다 .
니체의 비판을 눈여겨보자 !!
“ 그리스 예술에서 아폴론적인 이성과 디오니소스적인 감성이 잘 조화되어 있었으나 ,
합리성과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한 소크라테스 이후 디오니소스적인 측면을 무시하거
나 죄악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
“ 서구 유럽의 문명은 냉철하고 건조한 이성만을 중시 . 삶에 생명력을 주는 열정과 도
취 , 쾌락을 잊었다 .”
“ 유럽 문명이 병들고 타락한 이유는 아폴론적 이성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
잃어버린 생명력을 되찾으려면 역사 속에서 잊힌 디오니소스적 자유로움과
열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
신화와 철학
그리스 신화
1.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인들의 인간이해를 가장 잘 나타냄 .
2. 신화가 사실이냐 허구냐는 중요하지 않다 .
- 진실이 신화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나기 때문에 두꺼운 외피를 벗겨내고
그 안에서 진실을 찾아야 함 .
3. 그리스 신화의 형성
-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어 미케네 시대 (BC.1500-1100) 에 원형이 형성됨 .
- 그 후 입으로 전승되다가 호메로스 (BC.800-750) 와 헤시오도스 (BC.740-670) 에 이르러
문학으로 기록됨 . ( 그들이 그리스인들에게 신을 만들어줌 )
4. 그리스 신화에는 그리스 철학의 모태가 되는 원초적 세계관과 인생관이 들어있다 .
- “ 신화에서 이성으로”가 아니라 , 신화와 이성이 서로 의존하고 있는 “신화 속의 이성”
5. 호메로스 (BC.8C 경 ) 가 쓴 < 일리아드 > 와 < 오딧세이 > 는 그리스 신화를 설명해주는 가장
중요한 문학작품 . 인간중심의 사고 아래 , 인간과 신들이 얽힌 트로이 전쟁의 역사적 이야기를
그림 .
< 사유와 매혹 > 참조
철학의 발달과 함께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간” 이해에 영향을 준 요인들
인간이 주인공인 신화
신의 간섭에 저항하는 인간 모습
신의 뜻을 거스르는 인간
< 오딧세우스와 사이렌 >, <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 >,
BC.480-460 경 BC.530 경
디오니소스적인 욕망이나 광기적인 감정을 억압한 것은 부족 공동체를 힘으로 제압하
고 국가를 세우기 위한 가부장 체제의 전략이었다 .
국가권력의 가장 큰 적은 기존의 혈연적 공동체 , 즉 난혼에 기초한 모계전통 .
- 혈연적 공동체나 모계전통은 모두 자연적 감정과 관계에 기초하고 있어서 , 국가를
세우려는 지배세력의 입장에서는 감성과 축제를 억압하고 이성과 제도로 교체 필요 .
플라톤의 < 국가 > : 욕망에 맞서는 이성의 투쟁을 촉구 .
- “ 인간이 격렬한 욕망에 의해 이성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모욕하고 내부에 있는 것을 향해 화를 내며 그 폭력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
“ 이성을 통한 욕망의 배제”는 그리스 뿐 아니라 ,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적 사유를
관통 .
개인의 발견
신화 속 나르키소스 (narcissus) 는 자의식 형성의 대표적 인물
- 자아의 중요성이 너무 과장되어 장애에 이른 상태
- 자아 감각의 인플레이션 상태
- 자신을 사랑하는 ’나’ 개인으로서 자신에 대한 자각
Narcissus fresco from Pompeii
– 제우스가 정점인 그리스 신화는 당시 그리스 사회에서 가부장적 의식이
틀을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줌 . ( 제우스는 부권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존재 .)
- 신화에 등장하는 아마존 전투
: 모계사회에 대한 적대감과
부계사회로의 전환을 상징
- 부계사회 , 가부장제로의 전환에
상당한 억압과 폭력이 있었음 .
< 아킬레우스와 펜테실레아의 전투 >, BC.540-530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 ( 자연철학 )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은 세계에 대해 , 만물에 대해 성찰하는 ‘자연철학’
즉 , 만물의 근원 ( 아르케 , arche) 에 관한 해답을 찾고자 함 .
ex) “ 세계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
“ 모든 것은 늘 변화한다 .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
“ 만물은 흙 , 물 , 공기 , 불의 4 원소로 이루어진다 .” 등등
철학의 대상을 자연의 본질 탐구에 두고 있었음 .
- 존재론을 이해하는 핵심 . ( 있음과 없음 )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자들
– 이들이 과학자가 아니라 철학자인 이유는 현상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 이면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려 했기 때문 .
1) 탈레스 , “ 만물의 근원은 물…”
- ‘ 만물’…’근원’…이라는 개념의 발상이 중요 . 현상과 본질을 구분하기 시작 .
2) 피타고라스 . “ 만물의 근원은 수 ( 數 )..” 수학적 탐구는 곧 우주질서의 탐구 .
- 세계의 인식은 그것을 지배하고 있는 수를 인식하는 데 있다 .
- 모든 자연현상은 수학적 질서로 파악됨 . 이는 이성적 사고의 전개를 의미 .
- 음악과 수적 질서는 같다 . 음악은 우주의 원리를 반영한다 .
• 헤라클레이토스 , “ 불은 모든 자연현상의 통일적 , 보편적 기초 , 물질적 근원”
- 불은 물질과 정신의 통일이다 . 불은 변화의 상징이다 .
- “ 만물은 흐른다 . 어느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
오직 변화한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 .”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이상
“ 너 자신을 알라” -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
철학의 대상을 자연에서 인간으로 바꾼 발상의 전환
올바름 , 아름다움 등 인간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것을 탐구하는데 평생을 바침 -
관념론의 시작 .
세계는 무엇인가 ? 그러나 태양이 얼마나 먼지 , 얼마나 큰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
다 . 우리의 행동은 그 지식에 별로 좌우되지 않는다 .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을 , 우리 자신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의 문제다 .
선이란 무엇인가 , 참이란 무엇인가 , 정의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 , “ 스스로에게 진실하라”
합리적 사고의 중요성 강조 .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
“ 감각적으로 지각되는 모든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여 아무것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지
만 , 지성으로 파악한 이데아의 영역은 영원하고 불변적이다 . 개개의 이데아는 사물
들의 특성을 결정하며 , 사물들은 완전한 이데아의 불완전한 모사물에 불과하다 .”
결국 본질이나 진리는 현실의 사물이나 인간의 감각을 초월하여 별도의 세계에 존재
한다 .
“ 수학을 모르는 자는 여기 ( 철학 아카데미 ) 에 들이지 말라”
- 수학적 원리로 표현된 질서 . 오직 이성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이러한 질서는 눈으로 포착할 수 있는 감각적인 것이 아니다 .
정신이 파악할 수 있는 것이며 , 지성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적 사고
이 세계는 끊임없는 관심과 경이의 대상이다 . 인간을 철학적 사색으로 이끄는 , 즉
인간이 깨닫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경이로운 이 세계다 . 인식에서 경험이 중요 .
경험의 세계를 이해하고 이성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
- 학문의 기본분야 탐구 ( 타당한 추론과 타당하지 않은 추론의 형태 비교 )
- 인간정신을 탐구하는 인식론 뿐 아니라 , 물리학 , 심리학 , 정치학 , 윤리학 , 역
사,
수사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탐구함 .
논리학의 체계화
이 세상에서 사물은 무엇인가 ?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알려고 하는 것 , 그것은 모든 인간의 본성이다 . 경험의 폭이 넓을 수록 지식은 늘
어난다 .
디오게네스
유클리트 혹은
아르키메데스
디오게네스
- 명예와 부귀를 천시함 . 재물과 쾌락을 멀리하고 간소한 생활 .
- 대낮에 의인을 찾으려 등불을 들고 다닌 철학자로 유명 .
- 일체의 문명 , 관습 , 법률을 거부 .
( 그는 이미 문명적 사고를 비판하며 인간 본래의 모습을 추구하고 있었다 .)
자 , 이제 그리스인들의 인간이해를 정리하자면 ,
1. 보편적인 인간상 , 혹은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을 탐구 .
2.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정신과 이성 .
3. 이성과 감각세계를 뚜렷이 구별 .
4. 인간은 알려고 노력하는 본성을 지닌다 .
인간을 중심에 두고 :
- 고귀한 인간성 , 고결한 정신 , 이성
- Idea 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존재로서 이데아를 닮아가려
노력하는 존재
그렇다면 그러한 인간은 그리스 미술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
그리스 문화 ( 미술 ) 의 기원
지중해의 에게문명이 기원 ( 미노스 , 미케네 문명 )
B.C.1100 년경 그리스부족이 본토 점령 ( 미케네 문명 흡수 )
그리스 부족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교역하면서 이집트와 근동의 문화에 접촉
B.C 7 세기중엽까지 글 쓰는 법 ( 문학 ) 과 돌깍는 법 ( 예술 ) 을 습득
이후 본격적인 그리스 문화 ( 미술 ) 시작
그리스 부
족
(BC.110
0 년경 )
미케네 문명
에게 문명 BC.13-11C
미노스문명
그리스 문화의 발생
그리스 미술의 시기구분 ( 후대에 구분하고 명칭을 붙임 )
(1) 아르카익시기 (Archaic Period) : B.C 7C 후반 ~B.C479 년
( 페르시아 전쟁 끝난 해 )
(2) 고전기 (Classic Period) : B.C 479~B.C 323 년 ( 알렉산더가 사망한 해 )
(3) 헬레니즘기 (Hellenistic Period) : B.C.323 이후
그리스 문화의 특징
철학의 발달 - 소크라테스 ,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등
인간에 대한 이해 - 인간중심 , 개인중심 , 이성 ( 理性 ) 중시
개인의 업적 중시
과학과 철학은 모두 정확하고 명쾌함
미술에서도 단순함 , 수학적인 정확성 , 이상적인 비례 중시
도시국가들은 같은 언어 , 공통의 종교로 결속됨
스포츠 , 음악 경연 등도 개인 기량 중심
그리스 ( 로마 ) 신화와 신들
호메로스의 < 일리어드 >, < 오딧세이 >
: 인간과 인간을 닮은 신들의 ‘인간중심적인’ 이야기들
그리스 고전기 (Classic Period) 의 조각과 건축
고전기의 미술 : 고도의 묘사력과 이상화 , 조화 , 비례의 미 , 절대적 미 개념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웅변술의 이론화 , 체계화 – 언어에 대한 통찰 , 교육 중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미 개념과 그리스 고전미술
1) 사물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지 말고 이성을 통해 신체를 이상화할 것 .
2) 외적 형식을 통해 영혼을 표현할 수 있음을 믿음 .
- 이는 모방보다 이성적 원리가 중요함 .
3) 철저하게 이성적 영역인 수학적 비례 - 절대적인 아름다움
고전기의 조각
B.C. 5C 경 청동주조 시작 – 새로운 양식 주도
: 다양한 포즈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매체
자연스럽고 사실적이면서도 , 비례가 완벽한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
: 이 조각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움직이고 있는가 , 정지하고 있는가 ?
대표적인 조각가 : 피디어스 , 폴리클레이토스
폴리클레이토스 ,
< 도리포로스 ( 창을 멘 남자 )>
B.C.450 년경
콘트라포스토 자세
조화와 정확성 : canon
(0.382: 0.618)
고대 그리스 이후의 유럽
동로마 ( 비잔틴제국 ) 1453 년
( 동방정교 중심 ) ( 터키에 멸망 )
로마
서로마 이동시대 중세 ( 中世 , Middle Age) 르네상스
(476 년 망함 ) ( 암흑시대 ) ( 로마 카톨릭 중심 ) (15 세기에 시작 )
- 봉건제도의 안정
- 로마네스크
- 고딕
- 국제고딕 , 후기고딕
Re-naissance 란 재생 혹은 부활
?
그 옛 것은
“ 옛 것이
어떤 것이고
새롭게
그들은 무엇을 재생
살아난다”
혹은 부활시키려
했을까 ?
고전과 고전주의
• 고전 (classic) 이란 말은 ‘모범’ , ‘ 본보기’란 뜻 .
학문이나 예술에서 , 역사적으로 인정되는 훌륭한 작품이나 저서 .
• 고전주의 (Classicism) 는
‘ 고전’을 모범으로 삼아 그 정신과 방식을 따르려는 양식을 말함 .
최초의 ‘고전주의’ - 15 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 인간성의 부활 –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
• 인문학 (Studia Humanitas) 의 부활
- 보편적인 인간상 (Humo Universal: 교양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인간상 ) 추구
- 인간중심주의 혹은 Humanism( 인본주의 ) 에 입각한 모든 학문의 발달
• 자연주의 , 과학의 발달
- 조화와 비례 , 수학적인 정확성의 아름다움을 추구 .
- 자연에 대한 관찰과 학문적인 접근
- 미술에서의 가장 큰 혁신은 ‘자연모방과 정확한 인체표현’
: 선원근법의 발명 / 해부학의 발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
< 성모와 성자들 >, 1472 경
( 일명 몬테펠트로 제단화 )
목판에 템페라
(Sacra Conversazione)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
: ‘ 무엇이 있는가 ( 존재하는가 ?)’ , ‘ 세계는 무엇으로 구성되었는가 ?’
소크라테스
: ‘ 인간은 무엇인가’ .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이 천년이 넘게 철학을 이끌어 옴 .
데카르트 등장 이후
: 이 질문들은 ‘내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로 바뀜 .
혹은 ‘무엇이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아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가 ? ’
신고전주의
Jacques Louis David, <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 1784
로마의 호라티우스 가문과 알바의 쿠라티어스 가문의 대립 , 애국심과 형제애의 대립
– 자기희생과 명예로운 애국심 대신 폭력과 무정부상태를 통해 프랑스 대혁명 자극하는
결과
마치며…
무엇이 인간중심적이고 고귀한 인간성의 표현인가 ?
우리는 ‘고전 (classic)’ 이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하는가 ?
즉 , 보편성 , 보편적인 아름다움 , 보편적 가치 , 무한하고 영원한
가치 ,
감정이 아닌 이성을 담보로 한 것 , 고결한 정신성… ..
어떤 작품이 ‘고전주의 (classicism)’ 양식을 가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
인가 ?
이성이 과도해지면 ? 이성의 그늘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