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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 91호




                                                                                       일하는 여성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 Tel.02-325-6822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 Tel.02-856-0516                                                                                  www.kwwnet.org
kwwa@paran.com Fax.02-325-6839              kurolife@hanmail.net Fax.02-856-0544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우: 121-837)          서울시 구로구 구로본동 409-54 (우: 152-853)

                                                                                                                                                   일하는




                                                                                       2012•여름•아흔한번째
서울여성노동자회 : Tel.02-3141-3011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 Tel.032-323-9946~8
equaline@hanmail.net Fax.02-3141-3022       xodus56@empal.com Fax.032-323-9949




                                                                                                                                                            여성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5층 (우: 121-837)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32번지 부천농협 4층 (우: 420-852)
인천여성노동자회 : Tel.032-524-8830~2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 Tel.031-493-9844~5                                                            2012•여름•아흔한번째
iwomenworker@hanmail.net Fax.032-506-5131   asyj9844@naver.com Fax.031-493-9843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2-223 3층 (우: 403-130)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우: 425-845)
                                                                                                                                                   일하는 여성들이
광주여성노동자회 : Tel.062-361-3029                 인천부평지역자활센터 : Tel.032-525-1982                                                                          함께 만드는 희망찬 세상
kjwomen2@hanmail.net Fax.062-361-3027       buja1982@hanmail.net Fax.032-525-1052
광주시 서구 농성동 624-15 문정회관 5층 (우: 502-200)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 499-6번지 재활용센터 2층
                                            (우: 403-103)                                               기획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 Tel.055-261-5362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mcwl5050@hanmail.net Fax.055-266-0816       광주서구지역자활센터 : Tel.062-351-3029
창원시 상남동 73-5 경창상가 5층 (우: 641-831)           gwdoum@hanmail.net Fax.062-351-3026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을 배우다 -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광주시 서구 양3동 456-120번지 3층 (우: 502-826)                       	   건강한 관계망,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 -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부산여성회 : Tel.051-504-6638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busanwomen@empal.com Fax.051-503-6649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 Tel.055-247-7045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1-1번지 다이테크 별관 3층            hpjahwal@hanmail.net Fax.055-247-7068
(우: 607-836)                                마산시 남성동 151-5번지 3층 (우: 634-450)
전북여성노동자회 : Tel.063-286-1633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 Tel.051-341-9841
jwunion1633@hanmail.net Fax.063-283-1633    gupostation@hanmail.net Fax.051-341-9843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 38-5 대림빌딩 4층 (우: 560-023)     부산시 북구 덕천1동 389-1 광명빌딩 4층 (우: 616-821)
안산여성노동자회 : Tel.031-495-6844
awwc21@hanmail.net Fax.031-495-6846                         부설센터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내
(우: 425-845)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51-503-7268
부천여성노동자회 : Tel.032-324-5815                 부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 : Tel.051-501-8945
pwwa21@hanmail.net Fax.032-321-1815         wwhouse@empal.com Fax.051-505-7151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4-4 현해탑빌딩 704호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2-1 (우: 607-063)
(우: 420-852)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2-867-4456~8
대구여성노동자회 : Tel.053-428-6338                 구로여성새로일하기센터 : Tel.02-867-8833
dgwwo@hanmail.net Fax.053-423-8287          kuro-1998@hanmail.net Fax.02-867-4459
대구시 중구 종로 2가 25-1 4층 (우: 700-192)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110-1 희훈타워빌 2층 (우: 152-055)
수원여성노동자회 : Tel.031-246-2080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 Tel.1577-2919
swwa@hanmail.net Fax.031-225-2060           kjwomen3@hanmail.net Fax.062-385-3028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768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 2층               광주시 광산구 우산동 1577-1 빛고을국민체육센터 1층
(우:441-826)                                 (우: 506-813)
경주여성노동자회 : Tel.054-744-9071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 Tel.02-332-7171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kjwwo@hanmail.net Fax.054-744-9072          workingmom@hanmail.net Fax.02-335-1070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경주시 황성동 262-16 대원태권도 1층 (우: 780-953)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2층 (우: 121-837)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www.kwwnet.org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올림픽
2012년 8월의 런던은 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다.
                                                                                                    일하는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안그래도 뜨거운 대한민국에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기가 더해져
                                                                                    2012•여름•아흔한번째

                                                                                                  일하는 여성들이여성
                                                                                                  함께 만드는 희망찬 세상

2012년 8월의 대한민국은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일 뿐이다.
                                                                         	   기획
그도 그럴 것이,                                                                04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2012년을 위해 지난 4년을 준비해온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10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15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을 배우다
결과로, 승전보로, 메달로 그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고
                                                                         	   -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그 안에 들어 있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 노력을 우리들은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표지설명
                                                                         24	 건강한 관계망,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지난 6월 4일~5일 진행 된
                                                                         	   -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연일 계속되던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달 소식 중 우리를 안타깝게 한 소식이 들려왔다.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투
                                                  어 : 지역공간을 거점으로 주민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7월 31일 새벽 우리는 ‘1초’가 그렇게 긴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펜싱경기.   과 함께 활동하는 지역을 돌아       29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신아람 선수의 눈물을 보면서 온 국민이 함께 아파했다.                    보았다.
                                                                         	   평등의전화

이렇게 올림픽 일정들이 진행 될수록                                                      34	 당신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고통인 직장내 성희롱

언론은 올림픽 보도에 열을 올리고                                                       	   현장의 이모저모
                                                                         38	 거리에서의 1700여일 - 우리 투쟁은 참 길지만 꼭 승리할 것이다
올림픽 이외의 일들은 멈춰버린 듯 자취를 감췄다.
                                                                         	   현장의 여성들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일들.                                                          43	 “간부의 품격, 함께 성장하는 전국간부학교” 참가기
SJM 노동자들의 그 길었던 밤의 이야기,                                                  47	 새내기 상담활동가의 겁 없는 도전
                                                                         	   - 전국 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 상담활동가 교육을 다녀와서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는
                                                  15                     49	 음악과 댄스에만 몰입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즐거워져요!
재능교육지부, 88CC,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이야기,                                           	   -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소모임 ‘울랄라 시스터즈’의 경쾌한 삶
강정마을의 이야기                                                                	   시선
이 이야기에 함께 울어주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52	 용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두 개의 문
                                                  38                     	   지역여노가 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54	 일하는 여성의 삶을 응원합니다! - 서울특별시직장맘지원센터
노동 현장에서 땀 흘려 일했지만 결국에는 쫓겨나                                               56	 큰 세상을 만드는 작은생각 「작은차이」의 새로운 도전
일터를 지키고자 투쟁하는 노동자도                                                       	   - 2012년 8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에 천 기저귀를 납품하다

강정마을이 지켜지기를 바라며 온몸으로 저지하고 있는 이들도 국민이다.            43                     60	 여성노동자회 소식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일하는여성 통권 제 91호(계간지/회원용)
대한민국 곳곳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들의 눈물에도 관심을 보여줄 때이다.        발행일 2012년 8월 10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지혜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디자인·제작 제이커뮤니케이션즈 Tel.02-542-3085
기 획 ❶                                                   따라서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의 역사를 볼 때도 근대적 협동조합이 언제 들어왔
                                                            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공동체의 역사와 그 성과를 먼저
                                                            바라보고, 그동안의 협동조합이 준 성과와 문제점을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럴 때만이 협동조합의 역사에서 지금 협동조합을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에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게 배울 것이 있다.



                                    김 기 태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2. 전통적인 협동조직과 일제시대의 협동조합

                                                             우리나라에는 두레, 계, 향약 등 다양한 협동조직들이 폭넓게 활동한 전통이 흐
                                                            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업조직은 계인데, 계는 수 명 이상 수 백명이 결합하여
     1. 협동조합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공동으로 정한 목적에 따라 규약을 정하고 공동으로 출자하여 사업을 수행했다. 계
                                                            는 이자를 불리는 지금도 익숙한 것부터 농지를 구입하여 공동으로 생산하여 나누
      협동조합의 역사는 로치데일공정선구자조합이 출범한 1843년부터 시작하여               는 목적도 있었고, 산에 나무를 심는 식림계처럼 사회적협동조합적 성격의 계도 있
     160여년이라고 하지만, 이는 너무 좁게 협동조합을 보는 것이다. 협동이 생활의 가         었다.
     장 중요한 방식이었던 것은 인류 역사가 출발한 시점부터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자           18세기에 이미 계원이 가입할 때 심사는 하지만 일단 계원이 되면 계 내부에서는
     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런 협동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았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엄격한 조선의 계급사회 내
      수천년간 경제를 책임졌던 공동체들은 시장의 논리 속에서 파괴되면서 사회와              에서도 계는 ‘민주주의의 싹’을 품고 있었다. 사업이 잘 되려면 발언권은 평등해야
     경제는 분리되었다. 개인들의 경제생활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기 때문이다.
     되었다. 이를 ‘자유’라는 이름으로 분칠을 했다. 하지만 강한 개인은 자본의 힘을 빌         계의 운영방식은 이런 점에서 근대적 협동조합의 원칙과 비슷한 점이 많으며, 신
     어 ‘자유’를 누릴 수 있을 지 몰라도 자본은 없고 일할 수 있는 몸뚱이 밖에 없는 대       라시대부터 시작된 계모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회적 유전자로 깊게 뿌리박혀
     다수의 사람들은 함께 힘을 모아 소득을 더 높이는 방법을 찾고, 생활비를 줄이는           있다.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자본가와 협상을 통해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계가 가진 공동재산을 대부분 약탈하면서 계모임을
     조합’이 필요했고,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협동조합’이 필요했다. 공동체          억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는 살아 남았는데, 3.1운동 이후 일
     가 깨진 상황에서 질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이 되도록 ‘공제조합’이 필요했           제 총독부가 1920년대 계모임을 양성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을 때 몇 개월 사이에
     다. 작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신용협동조합’이 필요했다.                      무려 3만개의 계모임이 등록된 적도 있었다. 계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광범위한
      어느 시대에나 힘없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삶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협동조직의 전통은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
     중요한 삶의 요구들이 있다. 이런 요구들을 사업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운동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 되었다.
     언제나 있어 왔으며, 협동조합은 이런 사업적 해결 노력이 지속가능하도록 제도로             식민지 시대 일제 총독부는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우리나라의 자금을 모아
     만든 것이다.                                                만주지역의 개발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금융조합’을 만든다. 관제 협동조합의 시


0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5
작이다. 이후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자 경제사업을 할 수      3. 개발시대의 협동조합
     있도록 허가하는 ‘산업조합’을 추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의 특산품으로
     사업을 제한하는 등 제대로 된 조합원의 자율성에 기반한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없      경제발전이라 하지 않고 개발시대라고 한 것은 위에서 정한 경제개발의 시나리
     었다.                                              오대로 우리나라가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협동조합도 동일한 상황에서 위에서 정
      19세기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협동조합운동은 일본 유학생이나 종교계       한 발전경로를 따라왔다. 1961년 농협법과 산림조합법, 수협법, 중소기업협동조합
     의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자발적인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운동이 일       법이 거의 동시에 제정되었다. 대통령이 농협중앙회장을 임명하고, 농협중앙회장
     어나게 되었다. 협동조합운동은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희망       이 군농협조합장을 임명하는 이상한 구조가 1989년까지 계속되었다. 민주적 운영
     을 주었고, 농민과 노동자의 조직활동과도 연결되었다.                    이라는 협동조합의 중요한 정체성이 거세된 협동조합에 대해 1차산업을 발전시키
      1919년 독립만세 운동 이후 경제적인 자립 없이 정치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는     기 위해 정부의 지원제도와 자원이 투입되었다. 상호금융사업을 도입하고 농사자
     것을 깨달은 조선민중은 1군 1소비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문헌 상으로 남아 있는 가    금을 제공하며, 쌀수매를 대행시키는 등 다양한 지원제도에 의해 농협은 농민들의
     장 최초의 자발적 협동조합은 920년에 설립된 ‘경성소비조합’과 ‘목포소비조합’이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농수협 등 우리나라
     다. 이후 1927년부터 민족주의적인 일본유학생을 중심으로 조직된 ‘협동조합운동     의 초창기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부족하지만 협동조합의 사업적 효과는
     사(協同組合運動社)’와 천도교가 주축이 된 ‘농민공생조합’, 기독교 YMCA가 조직   크게 나타나는 기묘한 결합을 통해 발전해 왔다.
     한 마을단위 협동조합들이 확산되었다.                              정치적 억압과 경제발전이 동시에 이뤄진 이 시기에도 여전히 아래로부터의 협
      농민공생조합은 국산장려운동의 일환으로 ‘고무신 공장’을 만들어 조합원에게 판      동조합에 대한 열망은 있었다. 1960년 부산과 서울에서 설립된 ‘신용협동조합’은
     매함으로써 일본의 3대 재벌이었던 미쓰이 물산을 긴장시켰고, 원산총파업 당시 필     캐나다 신협운동의 영향을 받아 건강한 흐름을 이어나갔다. 새롭게 신협을 만들려
     요한 물품을 조달한 노동조합의 소비조합이 있었기에 원산총파업은 길게 지속될        는 지도자와 회계담당자는 ‘협동조합교도봉사회’의 9일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협
     수 있었다. 1930년대 큰 흉년이 닥치자 협동조합은 만주의 좁쌀을 공동으로 구매해   동조합의 원칙과 정체성에 대한 설명부터 구체적인 회계처리방법까지 교육을 수료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생존을 도왔다. 이런 일제 식민지 시대의 활     하면 신협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되었다.
     발한 협동조합의 활동은 우리나라 사람들엑 큰 호응을 얻었다. 따라서 일제의 탄압      신협은 당시 자립하려는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받게 되어, 전국 각지에서 신협 조
     이 계속 되었지만, 계속 확산되어 1930년대초반에는 대략 1천여개의 협동조합과     직 열풍이 불었다. 1973년에는 277개 조합을 회원으로 하는 신용협동조합연합회
     10만여명의 조합원이 협동조합운동을 함께 했다. 하지만 1930년대 중반부터 파시    가 만들어지고, 신협의 사회경제적 의의를 받아들여 신협법이 제정되게 되었다. 아
     즘으로 돌아선 일본의 대대적인 협동조합지도자의 구속과 탄압, 협동조합자산의        래로부터 이뤄진 협동조합운동의 첫 제도적 결실이었다.
     몰수가 진행되었고 1937년 총독부의 협동조합 폐쇄명령에 의해 아래로부터의 협
     동조합운동은 소멸되었다.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과 협동조합운동은 아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식민지 협동조합운동의 발전과 몰락에서 극적으로 확인할 수        4. 민주화, 87년 체제와 협동조합운동
     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정치적 민주화는 성큼 앞서 나갔지만, 경제민주화는 현재
                                                      까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재벌중심의 경제구조가 더욱 강
                                                      화되어 갔고, 그 속에서 대다수 국민들도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을 통한 내수시장


0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7
활성화’란 실현되기 어려운 희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경제민주화는    5. 자유로운 협동조합설립의 열망과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작년까지 대중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또한 급격한 정치민주화 속에서 좋은 인
     재들이 경제민주화와 협동조합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도시빈민운동의 발전방향 모색과 IMF 후 노동자기업인수운동과 실업극복운동,
      하지만 선각자들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운동은 계속되었다. 1980년대 생활협동조    그리고 이를 확대발전시킨 자활운동 등 다양한 흐름들은 자신들의 운동방향을 위
     합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한살림과 두레연합, 아이쿱 등으로 대표되는 생    해 공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자유로운 협동조합의 설립을 20여년간 열망해 왔다.
     협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이제 5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매출액 1조    민간진영의 연대활동과 사회적기업의 제도개선에 대한 필요성, 정치권의 복지국
     원을 돌파하면서 경영의 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생협운동은 단순한     가에 대한 합의 등으로 인해 이런 20여년의 열망이 2011년 12월 마침내 ‘협동조합
     사업적 안정화 뿐만 아니라 도농상생,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소비, 윤리적 소비    기본법의 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제 다양한 사업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
     등 현재는 국민적 상식이 된 내용들을 가장 앞서 주장함으로써 국민의식과 정책변    으며, 특히 자활과 돌봄, 육아 등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특히 기대된다.
     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100여년의 한국 협동조합운동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제대로 된 협동조합운
      농협도 20년간의 농협민주화운동의 성과로 1989년 조합장 직선제가 이뤄지고,   동이 확대 발전되도록 협동조합의 지도자와 현장의 많은 활동가, 조합원들이 함께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가 역시 20년 가까운 농협개혁운동으로     힘을 모아야 하겠다.
     달성되는 등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적인 협동조합 정체성 찾기 활동이 전
     개되었다. 직선제를 통해 좋은 조합장이 선출된 농협들은 민주적 운영과 경제사업
     활성화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다수의 농협과 농협중앙회는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신협도 1980년대 초반까지의 활력이 사업의 안정화단계에 도달하면서 조합원과
     임직원의 적극적인 협동조합문화가 쇠퇴하게 되었다. 협동조합기업들에 대한 대출
     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조합원들의 예금을 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택담보대
     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협동조합금융의 정체성이 약화되었다. IMF 이후 부실대
     출을 정리하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도약
     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기 협동조합들의 움직임을 보면 협동조합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적 정비도 중요하지만, 협동조합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수한 협동조합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조합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도조합의 정신과 가치를 교육하여 협동조합의 인적자원을 튼튼하게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0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9
기 획 ❷                                                           첫째,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확대되었다. 지금까지는 1차 산업
                                                                    및 금융 소비 부문에서 제한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
                                                                        ·
                                                                    및 보험업 이외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협동조합 설립 기준이 대폭 낮춰졌다. 최저출자금 규정이 없으며, 즉, 5명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 모여 자신들의 형편에 맞춰 출자를 하고 시 도에 신고를 함으로써 협동조합을
                                                                                             ·
                                                        1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단,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기획재정부장관의 인가가 필요
                                                                    하다.
                                                                     셋째,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협동조합에서도
          문 보 경 사회투자지원재단 부설 사회적경제연구센터 부소장 / 前 협동조합기본법 연대회의의 집행위원장   수행 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였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세
                                                                    계 협동조합의 역사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발달한 협동조합으로, 조합원 편익을 중
                                                                    심으로 한 전통적인 협동조합과는 달리 조합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협동
                                                                    조합이 활동을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이나 그들을 위한 사회서비스 제
     1. 협동조합기본법 제정과 그 영향                                            공 등을 협동조합이 수행하며, 이를 위해 단일 그룹의 조합원이 아니라 생산자 노
                                                                                                              ·
                                                                    동자 소비자 후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하는 구조를
                                                                      ·   ·
      2011년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2012년 12월 1일 시행을 앞두             갖는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과 달리 비영리법인으로 규정하며, 기획재
     고 있으며, 현재 시행령과 시행규칙 성안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정부장관의 인가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7장 119조와 부칙 3조로 구성된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지원법                   넷째, 조합원들의 복지향상 차원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들을 위한
     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설립에 관한 법률로, 경                  소액대출과 상호부조를 위한 공제활동을 본 사업과 함께 병행 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 사업조직의 한 형태로 협동조합 법인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성격의 법이다. 즉,                   두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액대출과 상호부조를 이한 공제는 금융업과 보험업의 범
     이제까지 경제 사업을 하려면 주식회사나 유한회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으며,                    주로 간주되고 있는 데,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 사업의
     협동조합을 하고자 할 경우 제한된 산업 분야에서의 인원과 출자금에 있어 규모화                    영역으로 한정해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된 요건을 갖춰 설립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상법                   다섯째,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촉진하고 연대를 도모하는 연합조직을 협동조합법
     상의 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규모에 관계없이 협동조합 법인을 취                     인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연합조직의 설립 요건도 3개 이상의 단위 협동조합에 의해
     할 수 있도록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상황이 된 것이다.                                 설립할 수 있도록 해 연합조직의 설립을 용이하게 하였다.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
     다.                                                             2.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1)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연대회의의 조직과 활동
     1  글은 2012년 2월, 「사회적경제저널」에 기고한 원고를 재구성하였음을 밝힌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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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은 2010년 10월 한국협동조합연구소가 국회 사무처에 제출      초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진영의 자생력과 능동성이 부족하다고 정부는
     한 보고서 『 「협동조합기본법」제정에 대한 연구』를 법 제정의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    판단하고 있다. 반면 당사자들의 출자 참여로 이루어지는 협동조합을 시민사회 진
     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주요 이해당사자로 판        영의 능동성과 자생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적 경제사업조직으로 주목하고, 법
     단되는 협동조합연구소와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에 법 제정 활동을 제안하면서 시         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규모 협동조합의 설립을 가능케 하려는 환경 조성 마
     작이 되었다.                                           련에 있다.
      그 결과 2011년 2월 17일, 사회투자지원재단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협동
                                 ·          ·           넷째. 진보적인 협동조합 진영의 성장이다. 한축으로는 1999년 소비자생활협동
     조합연구소 3개 단체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동향과 과제 공감을 위한 간담회』를      조합법의 제정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구매협동조합과 의료생협을 통해 생활에서 만
     함께 개최하면서 협동조합법 제정에 대한 관련 단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나고 체감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 양적으로 성장하였으며, 시민들의 협동조합 참여
      간담회 이후 3개 단체는 대안기업연합회, 공동육와 공동체교육, 한국의료생협연       경험이 확대하였다. 또한 공동육아의 확대와 참여 경험도 협동조합을 생활 속에서
     대,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돌봄노동네트워크(YMCA, YWCA, 전국실업단체      이해하는데 한 몫을 하였다. 그리고 다른 축으로는 노동자협동조합의 지향을 갖고
     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에서 운영하는 돌봄서비스 사업단 네트워크), ICOOP협     실천해 왔던 가난한 사람들의 생산공동체운동의 맥을 잇고 있는 자활사업의 성장
     동조합 등 9개 단체로 ‘법 제정 추진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사회투자지원재단 문      과 사회적기업 및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로 협동조합에 주목한 결과이다.
     보경)’를 3월 22일에 구성하고,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간사단체로 하여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3월부터 9월까지 8차례 준비모임과 2차례 대표자 회의를 거쳐,
     10월 11일 32개 단체가 참여하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3.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의 전망과 과제 인식
     를 출범했다. 출범을 통해 연대회의는 비공식 협동조합 진영과 생협 진영을 대표하
     는 위상을 갖고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논의를 이끌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대부분의 관심은 협동조합의 수가 얼마나 증가할
                                                       까에 모아지고 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거나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력한
     2)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법 제정 의지                        잠재집단으로 자활공동체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을 꼽고 있다. 특히 빈민지역
                                                       의 생산공동체운동으로 기반으로 발전해 온 자활사업과 그 구체적 형태로서의 자
      협동조합기본법은 연대회의의 강력한 요구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필요가 결합되        활공동체에 대해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잠재력
     어 일사천리로 제정된 법률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 뿐, 당사자들의 필요와 욕구가 확인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협동조합법 제정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2012년은 UN이 지정한 ‘협동조합    이다.
     의 해’로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일정한 역할 수행이라는 정서적 기여가 필요       그러나 협동조합기본법의 시행으로 인해 협동조합의 양적 성장은 당연히 예상되
     했던 상황이다.                                          어진다.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의 원형적 조직형태로서, 지금처럼 사회적경제에
      둘째, 정치 역학적 측면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제일 먼저 민주당의 손학규 의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양적 확대는 비례할 것이기 때문
     이 발의를 하였는데, 당 대표가 발의한 법안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룰 수밖에 없었던     이다.
     상황이 작용을 한 결과이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주체의 필요와 목적임을 강조하고
      셋째, 정책적 필요이다. 혼합복지, 생산적 복지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자활사업      싶다.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가 마치 협동조합 천국이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잡고 있
     이나 사회적기업육성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부의 재정 지원에 기       지만, 협동조합의 성장 동력은 조합원들의 ‘자조와 자립’의 정신에 기초한 책임성에


1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3
서 비롯되기 때문에 사업조직을 운영하는 당사자와 조직 구성원들은 막상 결심이       기 획 ❸
     어려울 수도 있다. ‘책임’이라는 두 글자를 현실에 대입해 보면 경영에 대한 위험까
     지를 조합원들이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 의존해서가 아니라 조합원
     들 스스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에 참여하고, 결정을 존중하
     고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라는 말에 담긴 구체적인 현실을 염두에 둔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다면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나는 경제 활동과 관
                                                      협동조합을 배우다
     련해서 내 운명을 내가 결정하고 싶은가?’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위해 나는 위험을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책임 질 수 있는가?’라는 두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협동조합에 접근해
     야 한다.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자신의 결핍을 서로의 협력을
                                                                       주 경 미 광주여성노동자회 회장 / 정 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통해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필요로 태동되었고, 상호책임과 상호협력을 강화하면
     서 성장해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이나 우호
     적인 사회분위기는 협동조합 성장에 좋은 조건임에는 틀림없으나, 협동조합의 내
     실 있는 성장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을 통한 공공서비스의
                                                      대안모색’ 주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를 다녀왔다. 생협, 여성, 육아, 농업, 대
                                                      리운전, 환경, 장애인, 자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 현장 활동을 하고 있거나
                                                      고민하는 활동가들과 정부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여하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돌봄발전추진팀의 협동조합 준비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
                                                      이라서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이 강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수는 매우 유의미했
                                                      다. 사실 무엇보다도 예술과 낭만의 도시, 문화와 혁명의 역사를 갖고 있는 파리, 그
                                                      도시를 가는 자체만으로 설레었다. 또한 자료에서만 보았던 협동조합의 도시 이탈
                                                      리아 볼로냐에 대한 기대는 출발 전부터 흥분을 가져왔다.




                                                      1. 프랑스 파리와 릴의 사회적경제 조직

                                                       12시간의 비행으로 유적지와 세느강의 도시 파리에 도착하여 첫날 한국대사관,
                                                      다음날 사회적경제 그룹 SOS와 자회사를 방문하고 릴시로 가서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마지막 날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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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회적 경제는 세계 2위 농업국가인 만큼 농촌에서 시작되었고 공무원          비중으로 고려되고 있다.
     들이 시민단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여 각 위원회와 거브넌스가 잘 되고 있으며 노          “SOS 그룹의 활동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이다. 마약중독자, 장애인의 빈곤과
     동시간은 현재 주35시간 법정 근로시간이라서 부러웠다. 또한 좌 우파의 평화적
                                        ·                 소외문제가 국가정책에서 방치되는 것을 척결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식으로 사회정
     공존이 가능한 것은 공개 토론문화가 활성화 되어 대통령 직속으로 의제별 토론회,         의를 만드는 것이다.”
     원자력 문제, 일자리 문제 등 사회적 합의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2) Artisans du Monde (수공제품을 판매하는 공정무역 사회적기업)
     1) SOS그룹과 자회사 CDI (사회적기업 창업투자사)
                                                           Artisans du Monde는 프랑스 자원봉사자 등이 모여 만든 수공제품을 판매하는
      SOS그룹은 비영리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1984년 창립하여 현재 1만 명의 직원        사회적기업이며 공정무역 운동의 선두 주자이다. 1974년에 설립되어 현재 프랑스
     과 세계에 270개 지사, 연간 매출액 7억 6천만 달러, 소외계층 100만 명 정도가 혜   전역에 걸쳐서 자원봉사자 6,000명, 임금을 받는 직원 60명, 매장 160여개를 운영
     택을 받고 있다. 사업 이념은 어려운 계층 사람들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고 주택문제        하고 있다. Artisans du Monde의 설립 동기는 지속가능한 사회 개발과 공정무역
     및 다른 사회문제와 연관 되어 빈곤문제가 악순환으로 흐르기 때문에 총체적인 관          에 참여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운영 원칙은 남반부에 위치한 나라들
     점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다.                                      로부터 농산물, 수공업제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수입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여 판
      SOS그룹은 협회, 협동조합, 주식회사로 이루어져 있고 보건문제, 교육문제, 일        매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생산자의 사회적인 권리(사회보장, 의료
     자리문제의 3대 사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SOS가 잘 운영되고 있는        보험 등)와 친환경적인 부분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생산업자에게 미리 생산할 수
     핵심 이유는 ① 전문 직업정신 - 전문적인 매니저를 고용하고 각 사업에 전문요원         있도록 선금을 지불하고 있다. Artisans du Monded는 공정무역에 대한 의식 확
     을 배치 한 것 ② 각 분야별로 맞춤형 프로그램과 피라미드식 저변 관리 등의 28년       산을 위해 학교나 여러 사회단체에서 교육활동을 하며, 수공제품을 사람들에게 알
                                 간 축적된 노하우 ③ 강력하고 입체적     리는 활동을 한다.
                                 인 파트너쉽 - 정부 지자체 뿐만 아
                                            ·
                                 니라 민간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기업      3) Espaces (친환경 세느강 살리기 사회적기업)
                                 에서는 오렌지통신사의 전화카드, 샤
                                 넬의 옷, 음식 의약품 차량 등을 지
                                         ·   ·             Espaces는 세느강 주변의 많은 공장들
                                 원)이다.                    이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자가 생기고 주
                                  CDI (사회적기업 창업투자사)는      변환경이 방치되어 자연생태계도 파괴되
                                 SOS의 자회사로 투자와 컨설팅을 담     자 지역주민들이 실직한 노동자들에게 일
                                 당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 기업      자리를 제공해주고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
                                 에 투자할 때 기준은 기업의 경제적      고자 단체를 결성하였다. 현재 임금을 받
                                 모델(수익모델)과 사회복지에 대한       고 있는 참여자는 130명 정도로 사회에
                                 미션(보건, 마약 문제 등)의 영향력을    재통합된 취약계층이며 이들을 교육하고
     SOS그룹의 임원들과 공정무역가게 앞에서      보고 판단하며 두 가지 척도가 동일한     재정 지원과 사업관리를 하는 상근직원이            Espaces의 생태공원에서


1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7
55명이다. 소외 빈곤계층이 일할 수 있도록 14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세느강     부가 금리로부터 해방을 하기 위해 다시
     주변의 3개 도와 협력해서 일을 하고 있다.                           만들었으며 1950년도에 전국적인 신협이
      Espaces는 도로개발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생태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시를 어떻       생겨나게 되었다. 2011년 말 기준 이탈리
     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대의 공원은 사회적 빈      아에 412개의 신협이 있고 4,411개의 지
     공계층의 중요한 사업장으로 공원의 보수 유지와 공원 방문객에게 좀 더 재미있고        점과 31,763명의 직원이 있다. 대출 시장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점유율 7%, 자산은 19.6%이고 50% 이
      “연대공원은 사회복지 활동을 하는 장소이며 동시에 소외계층과의 연대의식을          상이 조합원들과 거래를 해야 하며 95%
     일깨우는 장소로써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 지역사회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 조합
                                                        원들은 처음엔 농민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이태리 협동조합 설명 사진
                                                        는 중소기업, 정년 퇴직자 등 다양하며 조
     2. 협동조합의 땅 이탈리아 볼로냐                                합원 혜택으로는 이윤(채권발행 이윤 포
                                                        함)에 대한 배당과 사회적인 여행(같이 여행 다님)을 한다.
      연수 3일째, 파리에서 2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 북부 도시 볼로냐를 갔        “이탈리아 신협의 성공 요인은 130년 동안 지속해 왔으며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
     다. 우리가 간 날의 볼로냐는 200년 만의 폭염으로 영상 42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고 있으면서 기업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더위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로 2012년 결승전이 있는 날이라 도시의 열기는 하
     늘을 찌를 듯하였다. 주 경제장관 간담회를 통해 볼로냐가 주도로 있는 에밀리아로       2) CONFCOOPERATIVE (로마냐주 협동조합 연합회)
     마냐주는 소기업과 중소기업이 많으며 그중에서도 협동조합이 많고 10명당 1개의
     기업(로마나주 400만 인구에 40만개의 중소기업이 있음)이 있으며 모든 사람이 생      CONFCOOP은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협동조합을 대변해 주는 연합체이다. 협동
     산을 하려고 하며 협동의 지역이라고 하였다. 볼로냐는 40만 명의 시민 중 60%가     은 이탈리아의 헌법 45조에 나와 있으며 협동조합의 사회기여를 인정하고 상호부
     생협 회원이고 9만 명이 대학생인 도시로 강성 노동조합이 있어 중도 좌파가 대대       조의 역할과 협동조합의 권리와 관리 등을 보장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역할은 서비
     로 시장을 하고 있고 붉은 벽돌이 상징이라 붉은 도시라 불리고 있다. 우리는 신용      스 제공과 컨설팅을 하며 프로모션(홍보전략)이나 로비활동, 협동조합의 신설을 지
     협동조합, 협동조합 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대형 마트, 포도농장과 와       원하고 있다. 연합회는 에밀리아로마냐주에 9개의 지부가 있으며 종류로는 사회적
     인 협동조합을 방문하였고 쟈마니 교수와 로마냐주 경제장관을 만났다.              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 등이 있다. 특히 포도주는 50% 이상이 협
                                                        동조합에서 생산이 되고 있으며 야채, 고기, 우유 등도 마찬가지다.
     1) BCC (Banca Credito Cooperativo 신용협동조합 연합회) 본부    최근 협동조합 수는 줄어들었지만 일자리는 많이 늘었고 매출량도 많이 늘었다.
                                                        조합원수는 줄었는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큰 기
      7월 2일 오전에 에밀리아로마나주의 BCC 본부를 방문하였다. BCC는 신협 연합     업이 없으며 혁신을 많이 하고 합병을 하고 이익이 나면 재투자를 해서 다음 세대를
     회로 에밀리아로마나주 BCC는 22개의 신협과 70만 명의 고객이 있으며 이 지역은     위해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작년 후반기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실직을 시키지 않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협동조합의 땅이다.                           으려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많이 했다.
      1883년에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신협이 생겼으며 첫 신협이 만들어진 이후 한 신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기업에 비해 선명하게 다른 것은 돈이 중심이 아니라 정책


1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9
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아 도덕적인 문
                                                             제가 있어 이태리 사람들이 거부해서 못
     3) CIM (혼합형 사회적협동조합)                                    들어 왔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나오
                                                             는지 생산방법을 아는 것이다. ③ 공공이
      CIM은 1988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사회서비스 제공형의 A형과 일자리            갖고 있는 좋은 재산(공공선)의 역할이
     제공의 B형이 혼합되어 있다. 장애인과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            다. Commons (공공)는 공공의 재산 의
     하며 지역 내 기업과 연계하여 일감을 확보, 기관 내부 공동 일터에서 일자리를 제           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지
     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10명의 자원봉사자가 4명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작했는            역사회, 공공의 지식 등도 포함되는 개념
     데 지금은 조합원이 54명이며 25개의 일자를 찾았고 참여자가 30여명이 된다.            이다. 협동의 생각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
                                                                                         쟈마니 교수 사진
      다른 기업의 일감을 계속 받을려면 제품의 질이 좋아야 하므로 일반 기업과 똑같            요하고 공공 소유하는 것(Commons)이
     이 노동환경이 좋아야 한다. 협동조합에서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협동조합의 역할이다. ④ 사람들에게 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CIM이 제3섹터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이 사회적협동조합이며 1970
     2004년부터는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볼로냐 시내에 별도의 식당과 바            년대에서 이탈리아에서 처음 태어났다. 전통적인 법과 잘 맞지 않아서 1991년에 별
     를 운영 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별도로 있지 않고 돌봄서비스의 지자체           도의 법을 만들었으며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으로 유럽 정부에서 배워서
     공모에 응해 서비스 지원비를 수주를 통해 받고 있다.                           유럽 전체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협동조합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① 조합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조합원과 결과
     4) 협동조합의 석학 Stefano Zamagni (스테마노 쟈마니) 교수 부부 특강         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면 망하거나 협동조합과 멀
                                                             어진다. 그래서 조합원의 선택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협동조합이 투자를 많이 해야
      쟈마니 교수는 볼로냐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협동경제, 연대경제를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홍보해서 퍼지게 해야하고 문화(cultural, 인식)에 많
     사회적경제로 정리한 협동조합 석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이 투자해야한다. ② 협동조합에 경제적 지원(surpport)이 되어야하는데 자본을
     는 책이 번역되어 알려져 있다.                                      어떻게 끌어 오느냐가 문제이다. 작은 기업의 협동조합은 자본이 필요한 경우 돈이
      쟈마니 교수 부부가 협동조합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없다. 이를 위해 사회적 채권, 사회적 주식(세금혜택이나 이윤, 이자율, 채권기간을
      협동조합은 80개국에 퍼져있고 1800년 후반부터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             사회적인 목적으로 협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유럽정부가 5년 안에 이것을 법제화
     빈곤층의 가난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시각에 걸쳐서 시작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오           해서 할 예정이다. ③ 정치적인 문제이다. 시장경제는 정치영역(국회나 정부에서
     면서 처음과 협동조합이 많이 바뀌었는데 현재는 복지의 측면이 강하다.                  법을 만듦)에서 정하는데 현재의 룰은 자본주의를 도와주는 룰이 많다. 협동조합을
      협동조합의 기능은 ① 민주주의에 기초해 있다. 실생활 경제에서 활용 가능하기             도와주는 룰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정치인들이 여러 가지 선택을
     위해 민주주의가 중요하며 경제 활동에서 책임과 혜택, 결정을 나누는 셰어자본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share capitalism)를 인식해야한다. 2개월 전에 워싱턴에서 셰어자본주의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에서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share capitalism)를 출간하여 새로운 생각을 시작했다. ② 시민들이 더 많은 선   양을 중시하는데 질을 중시하는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의 주류가 될 것이다.”
     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적 기업인 월마트가 물건 값은 쌌지만 여자들


20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1
3. 협동의 경제, 연대의 경제가 대안이다                          법 제도 개선은 거의 다 이루었지만 여성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상대적 빈곤
                                                       ·
                                                      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 신자유주의 경쟁에서 더 많이 쓰기 위해 더 많이
      유럽 연수를 통해 터득한 것은 프랑스의 사회적경제 조직인 SOS그룹의 규모의      벌 수 밖에 없는 돈벌이 경제 속에서는 여성노동자는 열심히 일해도 계속 힘들 수밖
     경제(1만 명의 직원과 100만 명 가까운 수혜자)에 놀라웠고 소외계층들은 사회적    에 없는 것이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사람 중심의 경제활동으로 대안적 삶을 추구
     문제가 복합적이라는 인식하에 총체적인 지원을 한다는 설명에는 충분히 공감이        하는 대안여성노동운동을 천명하고 지난 5년 동안 활동해 왔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갔다. 또한 공정무역 사회적기업이 남반부의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의 사회적권리        돌봄 공동체인 전국가정관리사협회를 운영하고 공동체 화폐를 사용하는 희망품앗
     보장과 생활이 가능케 하기 위해 사전에 대금을 지불하는 운영 방식에 대해 소비자     이 활동과 즐거운 불편 생활 실천, 부설기관의 자활공동체, 일자리 사업으로 사회
     와 생산자가 공생의 길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공정무역 사회적    적기업을 운영해 왔다.
     기업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았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그러나 공동체 경제 조직들(사회적기업, 자활공동체,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은 수
     들을 조직한다는 사실은 시사적이었다.                             익을 내서 참여자들의 인건비를 보전해야 하고 참여자들의 노동자성을 담보가 어
      이탈리아 볼로냐 시민들이 ‘꿉(COOP, 협동조합)간다’라고 하는 것은 시장 간다   려워 알선 형태로 운영해 왔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협동조합법 제정과 유엔 협동
     는 뜻이며 어린이 극장, 옷가게, 대형 마트, 식당 등이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합의 해를 맞아 따뜻한 경제인 돌봄 영역의 공동체 조직들을 재정비하여 돌봄서
     것은 협동조합이 주민들의 생활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2009   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공동체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돌봄 서비스의 공
     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 시에 직원들을 실직시키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      적 역할을 강조하고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경제체계인 협동조합을 만
     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이익이 났을 때 비축을 하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경영철학      들어 희망의 삶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 길에서 답은 협동조합의 주체인
     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이탈리아의 사회적협동조합을 퉁해 노동자성 문제, 사회서     조합원과 지역의 뿌리를 갖고 연대의 경제, 협동의 경제를 조직화 하는 것이다. 여
     비스 참여자 인건비 등등을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 과제를 안고 왔다. 쟈마니교     성노동자회는 서울의 ‘한백’, 인천의 ‘옷누리’라는 노동자 협동조합을 운영 한 경험
     수의 특강에서 협동의 경제, 연대의 경제가 신자유주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이 있으며 대안여성노동운동으로 호혜, 상생, 살림의 경제활동 실천을 토대로 협동
     에 공감하며 협동조합이 새로운 경제 씨스템의 대안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     조합의 정신과 원칙에 입각한 돌봄 영역의 당사자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이다.
     하였다.                                             이번 유렵 연수의 경험을 보태어 돌봄 영역의 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
                                                      력해 갈 것이다.


     4. 여성노동자회에서의 협동조합의 의미

      유엔은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정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올해 12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요즘
     들어 사회 곳곳에서 협동조합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
     의의 폐해, 시장경제에만 의존해 우리들 삶이 송두리째 망가지고 황폐화시킨 현실
     의 반영일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2007년 창립 20주년 평가에서 지난 20년 동안 열심히 싸워서


2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3
기 획 ❹                                                              협은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대전민들레의
                                                                        료생협은 지역화폐운동을, 원주의료생협
                                                                        은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간의 협동을,
                                                                        서울 노원의 함께걸음의료생협은 장애인
     건강한 관계망,                                                           의 건강권을 고민하는 등 각 의료생협들
                                                      2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만의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살림의료생협의 특징은 바로 여성주의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적 지향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0년
                                                                                                   불광천에서 거리 건강체크
                                                                        대 중반, 신나게 여성주의 활동을 하던 몇
                                              유 여 원 어라. 살림의료생협 사무국장
                                                                        몇 사람들이 모여 “이렇게 재밌는 여성운
                                                                        동을 계속 하며 100살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뭐가 필요할
                                                                        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30대, 40대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더 중요해진 것은 건
                                                                        강문제였어요. 삶의 질, 내가 하고 싶은 일, 미래를 계획할 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협동조합, 이젠 많이 익숙해진 말입니다. 평소에도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무언                       건강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때 마침 여성주의 의료를 펼치고 싶다는 꿈
     가를 같이 하고 계시지요? 그것을 좀 더 모양새를 갖추어서 만들면 조합이 됩니다.                      을 꾸던 의사들도 만났습니다. 여성주의 활동가들과 의사들이 여성주의적인 건강
     사람들이 서로 협동해서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입니다.                        과 의료에 대해 함께 공부하다보니, 민주적이고 평등한 방식으로 조합원들이 스스
     그 중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 줄여서 의료생협은 건강, 의료, 복지에 관련된 필요                       로 건강을 지키는 의료생협이란 방식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임입니다.
                                                                         그럼 살림의료생협이 지향하는 건강, 의료는 어떤 것일까요?
      한국에는 1994년 창립한 안성의료생협을 비롯하여, 지역에서 주민들과 뜻 있는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보통 아플 때에 병원
     의료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15개의 의료생협이 있습니다.(서울 4곳, 안성, 인천, 안                   을 찾아가고 아픈 곳, 다친 곳을 치료하는 것이 의료의 전부지요. 하지만 아프지 않
     산, 대전, 원주, 전주, 용인, 성남, 수원, 시흥, 의정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                을 때 미리 예방하고, 아프더라도 잘 관리하여 더 큰 병이 되는 것을 막는 예방의료
     건강을 지키자는 목적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지역에 맞는 내용으로 활동하고 있는                         는 의료생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건강 소모임, 건강
     데요. 예를 들어 안성의료생협은 많은 농민분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만                        교육, 건강 실천단 등 조합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여러 건강 프로그램과 모임을 진행
     큼 농민운동과 농민의 건강이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천평화의료생                        하고 있습니다.


                                                                         아플 때는 적정 진료, 믿을 수 있는 진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료생협들은 어느 곳이나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주치의 진
     2  림의료생협은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 1-1, 3층에 살림가정의학과의원으로 새 둥지를 틉니다. 관심 있으신
       살
       분들은 홈페이지 salimhealthcoop.or.kr를 방문하시거나 전화 02-6014-9949로 연락주세요.   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저 몸이 안 좋을 때 한 번 들려 특정 질환, 부위만을 진


2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5
찰하는 의사 - 환자 관계에서는 제 아무리 똑똑한 의사라도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       1년이면 스무 번이 넘는 찾아가는 건강
     있지요. 좋은 의료인은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어떤 일을     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조합에서 교육할
     하는지, 누구와 사는지, 관계는 어떤지, 지금까지 어떤 병에 걸렸었고 내 부모님, 형   수 있는 건강 강좌의 목록을 보면서 조합
     제자매는 어떤 병에 걸린 적이 있는 지, 내가 건강에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어느   원들이 듣고 싶은 강좌를 신청하면 찾아
     정도인지 등, 나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오랫동안 알아온 ‘아는 의사’가 바로 주치의    가서 강의합니다. 친한 사람들, 아는 사람
     입니다. 그래서 의료생협의 의사들은 조합원들을 지속적으로 진료하고 관리하는         들끼리 모여서 강의를 들은 조합원들은
     건강의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바른 잇솔질과 잇몸관리, 식단의 염분 조
                                                       절법과 고혈압 예방하기, 담배 끊기, 건강
      사람은 몸이 아프지 않은 것 뿐 아니라 마음이, 정신이, 사회가 건강할 때 진짜 건   검진 알고 받기 등 다양한 강좌 이후에 서
                                                                                   주치의로 일하게 되실 추혜인(무영, 가정의학
     강할 수 있습니다. 과중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당장 질병으로 드      로 실천하고 있는지 챙기는 건강 반상회       과 전문의) 원장님이 최근 한겨레21 만인보에
     러나지 않더라도 건강을 지키기 어려운 조건일 것입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모임으로 이어집니다. 한 번의 교육이 듣      실린 모습

     있거나, 국가 정책이 보통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고 마는 게 아닌 지속하는 모임이 되는 이
     변화하거나, 여성이 차별받거나 폭력피해를 입고 있거나, 자연이 크게 훼손되거나       유는 듣는 분들이 서로 이미 친하기 때문이겠지요.
     오염된 환경에서 우리는 온전히 건강하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우리의 건강은 나 혼       살림의료생협에는 14개의 건강 소모임이 있습니다. 산에 가고, 밑반찬을 같이 만
     자만의 건강관리나 두둑한 보험, 아플 때 최첨단 치료를 받고 1인실에 입원할 수 있    들어 나누고, 춤을 추고, 텃밭을 가꾸고,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기타를 치는 등 사람
     는 경제적 여유만으로는 지켜지기 어려운 것입니다. 함께 노력하고 뜻을 모아야 만      들이 모여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들어지는 모두의 건강의 한 부분입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여성주의 학교는 대학을 벗어나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기초 여성학 강좌입니다. 세 시간씩 열 번이나 되는 여성학 강좌를 집중해
      그렇다면 누가 이런 건강을 만들까요? 우리 조합원들, 지역주민들이 의료인들의       서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조합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살림의 여성주
     도움을 받아 스스로 마을에서 만들어 냅니다. 챙겨주고 돌봐주고 함께 하는 것, 아     의 지향은 더 풍부해지고, 동네 언니들의 수강 신청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여성주
     플 때나 아프지 않을 때나 ‘건강한 관계’속에 살 수 있는 것이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의와 건강, 마을, 공동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짝꿍이 아닌가 싶어요.
     이러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활동, 돌보는 노동은 아주 가치 있는 일입니다.
      누군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먼저 알아채고, 병원에 함께 가고, 처방한 약을 제    요즘 살림의료생협은 한창 떠들썩합니다. 바로 살림의 첫 번째 의료기관, 살림
     때 잘 복용하도록 챙기거나 특별한 식단이 필요할 때 돕는 일, 혼자서는 잘 움직이     가정의학과 의원 개원이 코앞이기 때문인데요. 질병을 예방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
     지 않는 친구, 이웃을 불러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걷고 운동하는 사람. 지금껏 많    을 수 있는 곳, 나의 주치의를 만날 수 있는 안정적인 의원이 3년여의 준비 끝에 드
     은 여성들이 맡아왔던 이 일들이 건강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모두가 함     디어 8월에 개원합니다. 병원 개원에 필요한 자금이 3억 원이 넘는 데 이 돈을 조합
     께 맡아야 하는 일입니다. 돌볼 수 있을 때 돌보고, 돌봄이 필요할 때 충분히 돌봄을   원들이 출자해서 만들었다니, 정말 꿈만 같은 일입니다. 주치의가 되실 가정의학과
     받을 수 있는 건강한 관계망 속에 사는 것이야말로 의료생협의 조합원들이 누리는       의사 선생님은 대학 때부터 줄곧 여성운동을 해 오며 의료생협의 꿈을 하루하루 진
     가장 큰 혜택입니다.                                       척시켜온 분입니다. 동네에서는 이미 명의로 통하는 데다, 의료생협에서 지향하는
                                                       일차의료에 가장 적합한 과를 고민해서 가정의학과로 수련을 받으셨다니, 정말 말


2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7
다했습니다.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일반적 의사들은 개원할 때 대부분 개
                              원자금을 빌려서 개원하는데 이 원금과
                              이자의 부담은 매출을 많이 올려야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의료생협
                              의료기관은 개원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조합원들이 스스로 모으고,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여 주치의가 양심에 맞게, 배운
                              그대로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 창립총회
                              니다. 좋은 진료의 책임이 의사에게만 있
                              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주인으로서
     함께 경영의 책임을 나눠 맡는 것이지요.
      조합원은 조합에 필요한 공동 자본을 모으기 위해 출자하고, 조합의 사업소를 적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극적으로 이용하고 홍보하며, 한 명 한 명이 좋은 주인이 되어 조합을 민주적으로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관리하고 운영합니다. 조합은 조합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한 상 옥 수원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에서 출발
      여성주의자들의 필요에서 시작해서, 지역과 만나고,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
     께 어울려 사는 건강 마을을 만들고 싶은 살림의료생협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6월 지역위원회는 지역공간을 거점으로 주민과 함께 활동하는 지역을 선정하여
     앞으로 갈 길이 더 먼 것 같습니다.                              지역탐방을 하기로 했다. 마창, 부산, 경주 지역이 결정되었다. 3지역 모두 활발한
      우리보다 50년 앞서 만들어져 지금은 종합병원 1개와 40여개의 의료기관 및 요     지역 활동을 하는 곳이기에 이번 탐방 길이 무척 기대된다. 드디어 출발!! 우리 일행
     양기관, 그룹홈, 조산원과 게스트하우스까지 만들어낸 일본 미나미의료생협. 7만여      은 기차를 타기위해 서울역에서 만났다. 출발시간이 임박하여 모두 기차에 올랐는
     명의 조합원이 활발히 서로 관계 맺고 있는 미나미의 비전문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데 나순희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다. 걱정만하고 있는데 기차가 출발을 알리며 서서
     가 만들고 싶은 마을, 건강을 상상해 봅니다.                         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때 차창 밖으로 나순희 선생님의 모습이 보인다. 안타까
      “모두가 달라 모두가 좋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빛나는 마을 만들기”       운 마음에 우리는 “저기 있어”를 외쳤지만 기차는 사정없이 달려 어느새 종착지인
                                                       마산에 도착했다.




2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9
마창 「바람골 그 가게」               서 여유를 갖고 향후 마을의 주요한 문제를 해결 할 것이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활
                                                            동가들만의 공간이나 사업이 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강조했다. 지역 활동에 대한 회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박미영 선생님이       장님과 활동가들의 열정이 마을 안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지역주민과 온전한
                                우리를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의 「바람골        공동체를 만들어 주민이 모여드는 「바람골 그 가게」가 되길 기원하며 다음 목적지
                                그 가게」로 안내했다. 2011년 10월 문을   인 부산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연 「바람골 그 가게」는 창원의 끝자락인
                                안민동에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 단지사
                                이로 좁은 골목길이 정겹게 느껴지는 순       부산 마을가게 「소풍」
                                간 편안하게 보이는 평상이 놓여있는 건
     마창여노 지역거점인 「바람골 그 가게」를 담
     당하고 있는 신주은, 이현실, 이미영 님     물 1층에 「바람골 그 가게」가 눈에 들어온     부산에 도착하여 연제여성회 어울마당
                                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판매를 위해 만     에서 운영하는 「소풍」을 방문하였다. 마을
                                든 친환경 물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기업으로 지정된 「소풍」은 마을 주민들의
     있다. 그러나 눈길은 바로 옆 테이블에 꽂힌다. 마창여노 활동가들이 직접 재배한           생산, 유통, 소비 활동을 모아 마을주민들
     쌈과 밑반찬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점심이 한상가득 차려져 있다. 소박하지만 푸            의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마을가게
     짐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니 식욕이 확 당긴다. 점심식사가 끝나갈 쯤 다행이도 나순          로 카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카페 한쪽
     희 선생님이 도착했다. 점심을 먹은 후 이옥선회장님으로부터 「바람골 그 가게」의           벽면을 수공예품, 친환경생활용품, 안전
     소개와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 먹거리 샵으로 활용하여 차를 마시며
                                                                                       부산여성회 연제지부의 커피가 있는 마을가
      여노 사무실은 지역운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역 거점 활동을 위해서는 별            물품도 구입할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는    게 「소풍」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품을 둘러보
     도의 공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바람골의 실내 공간은 마산의 민중예술가가 작업을            마을어린이도서관인 「우리동네도서관」과       고 있다.

     했다고 한다. 한옥의 전통을 살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득하게 꾸며져 사랑방처            「보육돌봄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럼 편안하다. 재봉일과 비누를 건조하는 작업공간과 교육, 소모임, 수다삼매경에             도서관과 보육돌봄센터는 아이를 챙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면
     빠질 수 있는 다용도 공간과 주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공간은 15평으로 보증금 2천         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마을공동체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소풍」은 엄
     만원에 월세가 10만원으로, 보증금은 고인이 된 이경숙열사의 추모사업회 기금으            마들이 안심하고 활동하는 동안 아이들은 도서관과 센터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거
     로 마련되었다고 한다. 바람골의 회원은 140여명 정도로 이옥선 회장님과 신주은           나 놀이를 할 수 있는 엄마와 아이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이정은 부대표님은 지역
     활동가, 이연실, 이미연 씨앗지기가 바람골을 거점으로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안에서 교육과 실천을 통해 마을리더를 만들고, 마을을 변화시킴으로써 여성이 사
     바람골은 지역의 사랑방 공간으로서 여성친환경 생활 문화를 창조하고 주민들과              회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주요목적이라 한다. 마을 안에서 다양하고
     물품, 재능 등의 나눔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한다. 현재 친환          꾸준한 활동을 통하여 주민과 소통함으로서 연제여성회를 찾아오는 여성들을 생활
     경 제품, 도 농간 로컬푸드 활동을 통한 친환경 먹거리 제공, 공간을 활용한 지역네
            ·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가로 양성하는 조직문화가 인상 깊었다.
     트워크 형성, 인문학, 친환경 제품관련 강의, 미디어 교육, 동네아이들을 위한 종이
     접기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바람골 그 가게」는 일하는 사람이 즐겁게 활동하면


30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1
부산 찾아가는 가정보육사 「포그니」                                새로 이사한 사무실은 황성동의 주택가
                                                       골목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소박하고 단
      해운대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급하게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며 사진을 찍고 여성       아한 「희망품앗이」 현판이 우리를 맞이했
     과 나눔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보육콜센터 「포그니」를 방문했다. 「포그니」는 동화     다. 내부는 친환경제품과 어린이도서, 재
     속 나라처럼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1층은 베이비맘 카페, 북 카페의 문    활용의류, 밑반찬 등 다양한 물품들이 진
     화공간으로 책을 보거나 놀이를 할 수 있고, 지하는 영화보기와 인형극을 공연할 수     열되어 있다. 사무실은 16평으로 보증금
     있는 공연장이 있다. 유아, 아동, 가족이 함께 교류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이 1,500만원인데 회원 27명이 10만원에
     있다. 보육콜센터 「포그니」가 하는 일은 40~50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     서 100만원까지 기금을 출자하여 보증금
     고, 일하는 여성의 보육문제를 지원하여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기 위한 영유아       을 만들었다 하니 「와글밥」이 더욱 의미
                                                                                   경주여성노동자회 희망품앗이 ‘와글밥’에서
     전문 보육 사업을 한다. 맞벌이 가정 및 저소득 가정에 전문화된 특화 방문교육서비     있고 소중한 공간으로 느껴진다. 사무실       판매되고 있는 물품을 둘러보고 있는 활동가
     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문화놀이 프로그램과 영화상영, 인형극 체       주변에 초등학교와 학원, 상가들이 있어       들

     험 등의 특화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더 나은 프로그램과 특화된 교     동네 주민들, 유머차를 끌고 다니는 아기
     육 사업을 개발하고 지속시키기 위한 고민도 많다고 한다. 「포그니」 탐방을 끝으로     엄마들, 초등학생들의 방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갑자기 많은 주민들과
     오늘 일정을 마치고 숙소인 「튼튼이 어린이집」으로 이동하였다. 오늘 밤 우리들이      만나니 왠지 어색하기도 하지만, 활동 초기 사람을 만날 수 없어 걱정하던 때를 생
     묵을 「튼튼이 어린이집」은 2층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집에 주는 푸근함과 안정      각하면 행복하단다. 사무실을 이전한지 4개월이 지난 지금 기존의 회원들과 새로운
     감이 느껴진다. 아이들도 제 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린    회원들의 활동 참여와 상설매장에 다양한 물품구비, 새로운 지역에서 뿌리내리기
     이집을 둘러보는 동안 부산여성회에서 싱싱한 회를 준비하여 푸짐하고 넉넉한 뒤        위한 활동, 주민들이 와글밥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 등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풀이가 이어졌다. 못 다한 이야기는 자정이 넘어서도 이어졌지만, 우리는 내일 일      한다. 새로운 공간 「와글밥」이 지역 속에서 주민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공간
     정을 염려하며 아쉽게 잠자리에 들었다.                             이 될 때까지 두 분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와글밥」 탐방을 마친 우리는 경
                                                       주여성노동자회에서 준비한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전통의 맛과 정성이 가득한 점
                                                       심과 신들의 산이라 불리는 「남산」을 등산했다. 역사해설가의 설명을 통해 「남산」의
     경주 「희망품앗이 - 와글밥」                                  역사적 의미와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 대한 찬사를 뒤
                                                       로하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다음날 마지막 탐방지인 경주로 향했다. 경주여성노동자회는 2008년 11월 활동
     을 시작했다. 김태분 회장님과 윤명희 사무국장님 두 분이 열정을 갖고 시작했지        이번 탐방을 통해 마창, 부산, 경주지역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활동들이 잘되
     만, 사무실이 주거지역이 아닌 곳의 건물 4층이어서 활동에 대한 부담으로 걱정도      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활동가와 회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열정적으로 활동하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희망품앗이」장터를 개설하여 EM제품, 재활용품, 밑반찬,     며,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계절 농산물 등의 거래를 통해 회원을 확대하며 지역에서 여성노동자회 활동 기반       느꼈지만 지역으로 돌아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선 고민이 앞선다. 바쁘신
     을 다져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품앗이 활동을 활발히 이끌어 온 덕분에 올     중에 이번 탐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기울여 준 마창여성노동자회, 부산여
     해 여성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황성동으로 이전했다.                     성회, 경주여성노동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3
평 등 의 전 화




     당신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고통인 직장내 성희롱
                                       배 진 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2011년 평등의전화를 통해 접수된 성희롱 내담자 사업장규모

      2012년 7월 여성주간을 맞아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전국 9개 평등의전화 상담소
     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을 살펴보았다. 2011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직장 내         2)  장 내 성희롱, 재직 중 상담 비중 매우 낮아
                                                                직
     성희롱은 총 264건(재상담 제외)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비혼에게 56.4%, 1년
     미만 54.7%, 사무종사자 47.0%,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68.2%로 가장 많이 발생한     근로조건 내담자의 재직자 비중이 62.1%, 모성권 내담자 재직자 비중은 96.4%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상담에 비해 퇴사 후 상담 비중이 41.7%로 높게 나타났다.         로 나타난 반면 직장 내 성희롱 내담자의 재직 비중은 58.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근로조건 상담의 경우 퇴직 후 발생하는 부당해고나 퇴직금 상담 등 퇴직 후에 상담
                                                             을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직장 내 성희롱 내담자의 재직 비중은 매우
     1.  011년 9개 여성노동 상담실에서 접수한 직장 내 성희
        2                                                    낮은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경우에 따라 외상 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롱 상담결과                                               많은 병증이 발생한다. 특히 가해자와 매일 부딪히는 환경에 놓여있는 피해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 결과 그 고통을 견디지 못 하고 퇴사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피해
     1) 직장 내 성희롱 3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 가해자의 사장 비중 증가               자들은 퇴사 후에도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 하고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있었다.


      2011년 직장 내 성희롱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된 특성을 보여준다.
     10~29인 사이 사업장이 31.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고, 30인 미만 사업장의       2.  담을 통해 살펴본 법제도 개선 방향
                                                                상
     비중은 6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의 경우 사장의 비중이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2009년 21.0%에 머물렀던 사장의 비중은 2011년        1)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작업거부권이 필요하다
     33.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비교적 사장과의 접촉이 빈번한 소규모 사
     업장에서의 상담이 증가한 탓이 클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례① : K씨(36세)는 사장과 단 둘이 일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을 시작했다. 면접 시 사장은 남


3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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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 91호 일하는 여성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 Tel.02-325-6822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 Tel.02-856-0516 www.kwwnet.org kwwa@paran.com Fax.02-325-6839 kurolife@hanmail.net Fax.02-856-0544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우: 121-837) 서울시 구로구 구로본동 409-54 (우: 152-853) 일하는 2012•여름•아흔한번째 서울여성노동자회 : Tel.02-3141-3011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 Tel.032-323-9946~8 equaline@hanmail.net Fax.02-3141-3022 xodus56@empal.com Fax.032-323-9949 여성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5층 (우: 121-837)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32번지 부천농협 4층 (우: 420-852) 인천여성노동자회 : Tel.032-524-8830~2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 Tel.031-493-9844~5 2012•여름•아흔한번째 iwomenworker@hanmail.net Fax.032-506-5131 asyj9844@naver.com Fax.031-493-9843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2-223 3층 (우: 403-130)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우: 425-845) 일하는 여성들이 광주여성노동자회 : Tel.062-361-3029 인천부평지역자활센터 : Tel.032-525-1982 함께 만드는 희망찬 세상 kjwomen2@hanmail.net Fax.062-361-3027 buja1982@hanmail.net Fax.032-525-1052 광주시 서구 농성동 624-15 문정회관 5층 (우: 502-200)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 499-6번지 재활용센터 2층 (우: 403-103) 기획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 Tel.055-261-5362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mcwl5050@hanmail.net Fax.055-266-0816 광주서구지역자활센터 : Tel.062-351-3029 창원시 상남동 73-5 경창상가 5층 (우: 641-831) gwdoum@hanmail.net Fax.062-351-3026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을 배우다 -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광주시 서구 양3동 456-120번지 3층 (우: 502-826) 건강한 관계망,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 -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부산여성회 : Tel.051-504-6638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busanwomen@empal.com Fax.051-503-6649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 Tel.055-247-7045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1-1번지 다이테크 별관 3층 hpjahwal@hanmail.net Fax.055-247-7068 (우: 607-836) 마산시 남성동 151-5번지 3층 (우: 634-450) 전북여성노동자회 : Tel.063-286-1633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 Tel.051-341-9841 jwunion1633@hanmail.net Fax.063-283-1633 gupostation@hanmail.net Fax.051-341-9843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 38-5 대림빌딩 4층 (우: 560-023) 부산시 북구 덕천1동 389-1 광명빌딩 4층 (우: 616-821) 안산여성노동자회 : Tel.031-495-6844 awwc21@hanmail.net Fax.031-495-6846 부설센터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내 (우: 425-845)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51-503-7268 부천여성노동자회 : Tel.032-324-5815 부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 : Tel.051-501-8945 pwwa21@hanmail.net Fax.032-321-1815 wwhouse@empal.com Fax.051-505-7151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4-4 현해탑빌딩 704호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2-1 (우: 607-063) (우: 420-852)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2-867-4456~8 대구여성노동자회 : Tel.053-428-6338 구로여성새로일하기센터 : Tel.02-867-8833 dgwwo@hanmail.net Fax.053-423-8287 kuro-1998@hanmail.net Fax.02-867-4459 대구시 중구 종로 2가 25-1 4층 (우: 700-192)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110-1 희훈타워빌 2층 (우: 152-055) 수원여성노동자회 : Tel.031-246-2080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 Tel.1577-2919 swwa@hanmail.net Fax.031-225-2060 kjwomen3@hanmail.net Fax.062-385-3028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768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 2층 광주시 광산구 우산동 1577-1 빛고을국민체육센터 1층 (우:441-826) (우: 506-813) 경주여성노동자회 : Tel.054-744-9071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 Tel.02-332-7171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kjwwo@hanmail.net Fax.054-744-9072 workingmom@hanmail.net Fax.02-335-1070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경주시 황성동 262-16 대원태권도 1층 (우: 780-953)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2층 (우: 121-837)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 2. www.kwwnet.org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올림픽 2012년 8월의 런던은 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다. 일하는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안그래도 뜨거운 대한민국에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기가 더해져 2012•여름•아흔한번째 일하는 여성들이여성 함께 만드는 희망찬 세상 2012년 8월의 대한민국은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일 뿐이다. 기획 그도 그럴 것이, 04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2012년을 위해 지난 4년을 준비해온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10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15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을 배우다 결과로, 승전보로, 메달로 그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고 -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그 안에 들어 있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 노력을 우리들은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표지설명 24 건강한 관계망,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지난 6월 4일~5일 진행 된 -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연일 계속되던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달 소식 중 우리를 안타깝게 한 소식이 들려왔다.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투 어 : 지역공간을 거점으로 주민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7월 31일 새벽 우리는 ‘1초’가 그렇게 긴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펜싱경기. 과 함께 활동하는 지역을 돌아 29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신아람 선수의 눈물을 보면서 온 국민이 함께 아파했다. 보았다. 평등의전화 이렇게 올림픽 일정들이 진행 될수록 34 당신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고통인 직장내 성희롱 언론은 올림픽 보도에 열을 올리고 현장의 이모저모 38 거리에서의 1700여일 - 우리 투쟁은 참 길지만 꼭 승리할 것이다 올림픽 이외의 일들은 멈춰버린 듯 자취를 감췄다. 현장의 여성들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일들. 43 “간부의 품격, 함께 성장하는 전국간부학교” 참가기 SJM 노동자들의 그 길었던 밤의 이야기, 47 새내기 상담활동가의 겁 없는 도전 - 전국 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 상담활동가 교육을 다녀와서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는 15 49 음악과 댄스에만 몰입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즐거워져요! 재능교육지부, 88CC,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이야기, -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소모임 ‘울랄라 시스터즈’의 경쾌한 삶 강정마을의 이야기 시선 이 이야기에 함께 울어주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52 용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두 개의 문 38 지역여노가 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54 일하는 여성의 삶을 응원합니다! - 서울특별시직장맘지원센터 노동 현장에서 땀 흘려 일했지만 결국에는 쫓겨나 56 큰 세상을 만드는 작은생각 「작은차이」의 새로운 도전 일터를 지키고자 투쟁하는 노동자도 - 2012년 8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에 천 기저귀를 납품하다 강정마을이 지켜지기를 바라며 온몸으로 저지하고 있는 이들도 국민이다. 43 60 여성노동자회 소식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일하는여성 통권 제 91호(계간지/회원용) 대한민국 곳곳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들의 눈물에도 관심을 보여줄 때이다. 발행일 2012년 8월 10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지혜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디자인·제작 제이커뮤니케이션즈 Tel.02-542-3085
  • 3. 기 획 ❶ 따라서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의 역사를 볼 때도 근대적 협동조합이 언제 들어왔 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공동체의 역사와 그 성과를 먼저 바라보고, 그동안의 협동조합이 준 성과와 문제점을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럴 때만이 협동조합의 역사에서 지금 협동조합을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에 한국협동조합의 역사와 동향 게 배울 것이 있다. 김 기 태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2. 전통적인 협동조직과 일제시대의 협동조합 우리나라에는 두레, 계, 향약 등 다양한 협동조직들이 폭넓게 활동한 전통이 흐 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업조직은 계인데, 계는 수 명 이상 수 백명이 결합하여 1. 협동조합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공동으로 정한 목적에 따라 규약을 정하고 공동으로 출자하여 사업을 수행했다. 계 는 이자를 불리는 지금도 익숙한 것부터 농지를 구입하여 공동으로 생산하여 나누 협동조합의 역사는 로치데일공정선구자조합이 출범한 1843년부터 시작하여 는 목적도 있었고, 산에 나무를 심는 식림계처럼 사회적협동조합적 성격의 계도 있 160여년이라고 하지만, 이는 너무 좁게 협동조합을 보는 것이다. 협동이 생활의 가 었다. 장 중요한 방식이었던 것은 인류 역사가 출발한 시점부터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자 18세기에 이미 계원이 가입할 때 심사는 하지만 일단 계원이 되면 계 내부에서는 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런 협동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았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엄격한 조선의 계급사회 내 수천년간 경제를 책임졌던 공동체들은 시장의 논리 속에서 파괴되면서 사회와 에서도 계는 ‘민주주의의 싹’을 품고 있었다. 사업이 잘 되려면 발언권은 평등해야 경제는 분리되었다. 개인들의 경제생활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기 때문이다. 되었다. 이를 ‘자유’라는 이름으로 분칠을 했다. 하지만 강한 개인은 자본의 힘을 빌 계의 운영방식은 이런 점에서 근대적 협동조합의 원칙과 비슷한 점이 많으며, 신 어 ‘자유’를 누릴 수 있을 지 몰라도 자본은 없고 일할 수 있는 몸뚱이 밖에 없는 대 라시대부터 시작된 계모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회적 유전자로 깊게 뿌리박혀 다수의 사람들은 함께 힘을 모아 소득을 더 높이는 방법을 찾고, 생활비를 줄이는 있다.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자본가와 협상을 통해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계가 가진 공동재산을 대부분 약탈하면서 계모임을 조합’이 필요했고,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협동조합’이 필요했다. 공동체 억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는 살아 남았는데, 3.1운동 이후 일 가 깨진 상황에서 질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이 되도록 ‘공제조합’이 필요했 제 총독부가 1920년대 계모임을 양성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을 때 몇 개월 사이에 다. 작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신용협동조합’이 필요했다. 무려 3만개의 계모임이 등록된 적도 있었다. 계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광범위한 어느 시대에나 힘없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삶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가장 협동조직의 전통은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 중요한 삶의 요구들이 있다. 이런 요구들을 사업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운동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 되었다. 언제나 있어 왔으며, 협동조합은 이런 사업적 해결 노력이 지속가능하도록 제도로 식민지 시대 일제 총독부는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우리나라의 자금을 모아 만든 것이다. 만주지역의 개발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금융조합’을 만든다. 관제 협동조합의 시 0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5
  • 4. 작이다. 이후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자 경제사업을 할 수 3. 개발시대의 협동조합 있도록 허가하는 ‘산업조합’을 추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의 특산품으로 사업을 제한하는 등 제대로 된 조합원의 자율성에 기반한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없 경제발전이라 하지 않고 개발시대라고 한 것은 위에서 정한 경제개발의 시나리 었다. 오대로 우리나라가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협동조합도 동일한 상황에서 위에서 정 19세기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협동조합운동은 일본 유학생이나 종교계 한 발전경로를 따라왔다. 1961년 농협법과 산림조합법, 수협법, 중소기업협동조합 의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자발적인 아래로부터의 협동조합운동이 일 법이 거의 동시에 제정되었다. 대통령이 농협중앙회장을 임명하고, 농협중앙회장 어나게 되었다. 협동조합운동은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희망 이 군농협조합장을 임명하는 이상한 구조가 1989년까지 계속되었다. 민주적 운영 을 주었고, 농민과 노동자의 조직활동과도 연결되었다. 이라는 협동조합의 중요한 정체성이 거세된 협동조합에 대해 1차산업을 발전시키 1919년 독립만세 운동 이후 경제적인 자립 없이 정치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는 기 위해 정부의 지원제도와 자원이 투입되었다. 상호금융사업을 도입하고 농사자 것을 깨달은 조선민중은 1군 1소비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문헌 상으로 남아 있는 가 금을 제공하며, 쌀수매를 대행시키는 등 다양한 지원제도에 의해 농협은 농민들의 장 최초의 자발적 협동조합은 920년에 설립된 ‘경성소비조합’과 ‘목포소비조합’이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농수협 등 우리나라 다. 이후 1927년부터 민족주의적인 일본유학생을 중심으로 조직된 ‘협동조합운동 의 초창기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부족하지만 협동조합의 사업적 효과는 사(協同組合運動社)’와 천도교가 주축이 된 ‘농민공생조합’, 기독교 YMCA가 조직 크게 나타나는 기묘한 결합을 통해 발전해 왔다. 한 마을단위 협동조합들이 확산되었다. 정치적 억압과 경제발전이 동시에 이뤄진 이 시기에도 여전히 아래로부터의 협 농민공생조합은 국산장려운동의 일환으로 ‘고무신 공장’을 만들어 조합원에게 판 동조합에 대한 열망은 있었다. 1960년 부산과 서울에서 설립된 ‘신용협동조합’은 매함으로써 일본의 3대 재벌이었던 미쓰이 물산을 긴장시켰고, 원산총파업 당시 필 캐나다 신협운동의 영향을 받아 건강한 흐름을 이어나갔다. 새롭게 신협을 만들려 요한 물품을 조달한 노동조합의 소비조합이 있었기에 원산총파업은 길게 지속될 는 지도자와 회계담당자는 ‘협동조합교도봉사회’의 9일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협 수 있었다. 1930년대 큰 흉년이 닥치자 협동조합은 만주의 좁쌀을 공동으로 구매해 동조합의 원칙과 정체성에 대한 설명부터 구체적인 회계처리방법까지 교육을 수료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생존을 도왔다. 이런 일제 식민지 시대의 활 하면 신협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되었다. 발한 협동조합의 활동은 우리나라 사람들엑 큰 호응을 얻었다. 따라서 일제의 탄압 신협은 당시 자립하려는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받게 되어, 전국 각지에서 신협 조 이 계속 되었지만, 계속 확산되어 1930년대초반에는 대략 1천여개의 협동조합과 직 열풍이 불었다. 1973년에는 277개 조합을 회원으로 하는 신용협동조합연합회 10만여명의 조합원이 협동조합운동을 함께 했다. 하지만 1930년대 중반부터 파시 가 만들어지고, 신협의 사회경제적 의의를 받아들여 신협법이 제정되게 되었다. 아 즘으로 돌아선 일본의 대대적인 협동조합지도자의 구속과 탄압, 협동조합자산의 래로부터 이뤄진 협동조합운동의 첫 제도적 결실이었다. 몰수가 진행되었고 1937년 총독부의 협동조합 폐쇄명령에 의해 아래로부터의 협 동조합운동은 소멸되었다.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과 협동조합운동은 아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식민지 협동조합운동의 발전과 몰락에서 극적으로 확인할 수 4. 민주화, 87년 체제와 협동조합운동 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정치적 민주화는 성큼 앞서 나갔지만, 경제민주화는 현재 까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재벌중심의 경제구조가 더욱 강 화되어 갔고, 그 속에서 대다수 국민들도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을 통한 내수시장 0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7
  • 5. 활성화’란 실현되기 어려운 희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경제민주화는 5. 자유로운 협동조합설립의 열망과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작년까지 대중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또한 급격한 정치민주화 속에서 좋은 인 재들이 경제민주화와 협동조합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도시빈민운동의 발전방향 모색과 IMF 후 노동자기업인수운동과 실업극복운동, 하지만 선각자들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운동은 계속되었다. 1980년대 생활협동조 그리고 이를 확대발전시킨 자활운동 등 다양한 흐름들은 자신들의 운동방향을 위 합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한살림과 두레연합, 아이쿱 등으로 대표되는 생 해 공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자유로운 협동조합의 설립을 20여년간 열망해 왔다. 협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이제 5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매출액 1조 민간진영의 연대활동과 사회적기업의 제도개선에 대한 필요성, 정치권의 복지국 원을 돌파하면서 경영의 안정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생협운동은 단순한 가에 대한 합의 등으로 인해 이런 20여년의 열망이 2011년 12월 마침내 ‘협동조합 사업적 안정화 뿐만 아니라 도농상생,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소비, 윤리적 소비 기본법의 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제 다양한 사업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 등 현재는 국민적 상식이 된 내용들을 가장 앞서 주장함으로써 국민의식과 정책변 으며, 특히 자활과 돌봄, 육아 등에서 협동조합 설립이 특히 기대된다. 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100여년의 한국 협동조합운동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제대로 된 협동조합운 농협도 20년간의 농협민주화운동의 성과로 1989년 조합장 직선제가 이뤄지고, 동이 확대 발전되도록 협동조합의 지도자와 현장의 많은 활동가, 조합원들이 함께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가 역시 20년 가까운 농협개혁운동으로 힘을 모아야 하겠다. 달성되는 등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적인 협동조합 정체성 찾기 활동이 전 개되었다. 직선제를 통해 좋은 조합장이 선출된 농협들은 민주적 운영과 경제사업 활성화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다수의 농협과 농협중앙회는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신협도 1980년대 초반까지의 활력이 사업의 안정화단계에 도달하면서 조합원과 임직원의 적극적인 협동조합문화가 쇠퇴하게 되었다. 협동조합기업들에 대한 대출 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조합원들의 예금을 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택담보대 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협동조합금융의 정체성이 약화되었다. IMF 이후 부실대 출을 정리하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도약 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기 협동조합들의 움직임을 보면 협동조합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적 정비도 중요하지만, 협동조합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수한 협동조합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조합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도조합의 정신과 가치를 교육하여 협동조합의 인적자원을 튼튼하게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0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09
  • 6. 기 획 ❷ 첫째,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확대되었다. 지금까지는 1차 산업 및 금융 소비 부문에서 제한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 · 및 보험업 이외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협동조합 설립 기준이 대폭 낮춰졌다. 최저출자금 규정이 없으며, 즉, 5명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 모여 자신들의 형편에 맞춰 출자를 하고 시 도에 신고를 함으로써 협동조합을 · 1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단,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기획재정부장관의 인가가 필요 하다. 셋째,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협동조합에서도 문 보 경 사회투자지원재단 부설 사회적경제연구센터 부소장 / 前 협동조합기본법 연대회의의 집행위원장 수행 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였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세 계 협동조합의 역사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발달한 협동조합으로, 조합원 편익을 중 심으로 한 전통적인 협동조합과는 달리 조합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협동 조합이 활동을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이나 그들을 위한 사회서비스 제 1. 협동조합기본법 제정과 그 영향 공 등을 협동조합이 수행하며, 이를 위해 단일 그룹의 조합원이 아니라 생산자 노 · 동자 소비자 후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하는 구조를 · · 2011년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2012년 12월 1일 시행을 앞두 갖는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과 달리 비영리법인으로 규정하며, 기획재 고 있으며, 현재 시행령과 시행규칙 성안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정부장관의 인가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7장 119조와 부칙 3조로 구성된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지원법 넷째, 조합원들의 복지향상 차원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들을 위한 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설립에 관한 법률로, 경 소액대출과 상호부조를 위한 공제활동을 본 사업과 함께 병행 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 사업조직의 한 형태로 협동조합 법인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성격의 법이다. 즉, 두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액대출과 상호부조를 이한 공제는 금융업과 보험업의 범 이제까지 경제 사업을 하려면 주식회사나 유한회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으며, 주로 간주되고 있는 데,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 사업의 협동조합을 하고자 할 경우 제한된 산업 분야에서의 인원과 출자금에 있어 규모화 영역으로 한정해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된 요건을 갖춰 설립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상법 다섯째,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촉진하고 연대를 도모하는 연합조직을 협동조합법 상의 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규모에 관계없이 협동조합 법인을 취 인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연합조직의 설립 요건도 3개 이상의 단위 협동조합에 의해 할 수 있도록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상황이 된 것이다. 설립할 수 있도록 해 연합조직의 설립을 용이하게 하였다.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 다. 2.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1)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연대회의의 조직과 활동 1 글은 2012년 2월, 「사회적경제저널」에 기고한 원고를 재구성하였음을 밝힌다. 이 10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1
  • 7.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은 2010년 10월 한국협동조합연구소가 국회 사무처에 제출 초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진영의 자생력과 능동성이 부족하다고 정부는 한 보고서 『 「협동조합기본법」제정에 대한 연구』를 법 제정의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 판단하고 있다. 반면 당사자들의 출자 참여로 이루어지는 협동조합을 시민사회 진 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주요 이해당사자로 판 영의 능동성과 자생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적 경제사업조직으로 주목하고, 법 단되는 협동조합연구소와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에 법 제정 활동을 제안하면서 시 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규모 협동조합의 설립을 가능케 하려는 환경 조성 마 작이 되었다. 련에 있다. 그 결과 2011년 2월 17일, 사회투자지원재단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협동 · · 넷째. 진보적인 협동조합 진영의 성장이다. 한축으로는 1999년 소비자생활협동 조합연구소 3개 단체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동향과 과제 공감을 위한 간담회』를 조합법의 제정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구매협동조합과 의료생협을 통해 생활에서 만 함께 개최하면서 협동조합법 제정에 대한 관련 단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나고 체감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 양적으로 성장하였으며, 시민들의 협동조합 참여 간담회 이후 3개 단체는 대안기업연합회, 공동육와 공동체교육, 한국의료생협연 경험이 확대하였다. 또한 공동육아의 확대와 참여 경험도 협동조합을 생활 속에서 대,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돌봄노동네트워크(YMCA, YWCA, 전국실업단체 이해하는데 한 몫을 하였다. 그리고 다른 축으로는 노동자협동조합의 지향을 갖고 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에서 운영하는 돌봄서비스 사업단 네트워크), ICOOP협 실천해 왔던 가난한 사람들의 생산공동체운동의 맥을 잇고 있는 자활사업의 성장 동조합 등 9개 단체로 ‘법 제정 추진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사회투자지원재단 문 과 사회적기업 및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로 협동조합에 주목한 결과이다. 보경)’를 3월 22일에 구성하고,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간사단체로 하여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3월부터 9월까지 8차례 준비모임과 2차례 대표자 회의를 거쳐, 10월 11일 32개 단체가 참여하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3.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의 전망과 과제 인식 를 출범했다. 출범을 통해 연대회의는 비공식 협동조합 진영과 생협 진영을 대표하 는 위상을 갖고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논의를 이끌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대부분의 관심은 협동조합의 수가 얼마나 증가할 까에 모아지고 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거나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력한 2)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법 제정 의지 잠재집단으로 자활공동체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을 꼽고 있다. 특히 빈민지역 의 생산공동체운동으로 기반으로 발전해 온 자활사업과 그 구체적 형태로서의 자 협동조합기본법은 연대회의의 강력한 요구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필요가 결합되 활공동체에 대해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잠재력 어 일사천리로 제정된 법률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 뿐, 당사자들의 필요와 욕구가 확인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협동조합법 제정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2012년은 UN이 지정한 ‘협동조합 이다. 의 해’로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일정한 역할 수행이라는 정서적 기여가 필요 그러나 협동조합기본법의 시행으로 인해 협동조합의 양적 성장은 당연히 예상되 했던 상황이다. 어진다.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의 원형적 조직형태로서, 지금처럼 사회적경제에 둘째, 정치 역학적 측면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제일 먼저 민주당의 손학규 의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양적 확대는 비례할 것이기 때문 이 발의를 하였는데, 당 대표가 발의한 법안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룰 수밖에 없었던 이다. 상황이 작용을 한 결과이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주체의 필요와 목적임을 강조하고 셋째, 정책적 필요이다. 혼합복지, 생산적 복지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자활사업 싶다.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가 마치 협동조합 천국이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잡고 있 이나 사회적기업육성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부의 재정 지원에 기 지만, 협동조합의 성장 동력은 조합원들의 ‘자조와 자립’의 정신에 기초한 책임성에 1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3
  • 8. 서 비롯되기 때문에 사업조직을 운영하는 당사자와 조직 구성원들은 막상 결심이 기 획 ❸ 어려울 수도 있다. ‘책임’이라는 두 글자를 현실에 대입해 보면 경영에 대한 위험까 지를 조합원들이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 의존해서가 아니라 조합원 들 스스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에 참여하고, 결정을 존중하 고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라는 말에 담긴 구체적인 현실을 염두에 둔 유럽에서 사회적경제, 다면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나는 경제 활동과 관 협동조합을 배우다 련해서 내 운명을 내가 결정하고 싶은가?’와 ‘자기 결정권을 갖기 위해 나는 위험을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 및 여성노동자회에서의 의미 책임 질 수 있는가?’라는 두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협동조합에 접근해 야 한다.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자신의 결핍을 서로의 협력을 주 경 미 광주여성노동자회 회장 / 정 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통해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필요로 태동되었고, 상호책임과 상호협력을 강화하면 서 성장해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이나 우호 적인 사회분위기는 협동조합 성장에 좋은 조건임에는 틀림없으나, 협동조합의 내 실 있는 성장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을 통한 공공서비스의 대안모색’ 주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연수를 다녀왔다. 생협, 여성, 육아, 농업, 대 리운전, 환경, 장애인, 자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 현장 활동을 하고 있거나 고민하는 활동가들과 정부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여하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돌봄발전추진팀의 협동조합 준비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 이라서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이 강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수는 매우 유의미했 다. 사실 무엇보다도 예술과 낭만의 도시, 문화와 혁명의 역사를 갖고 있는 파리, 그 도시를 가는 자체만으로 설레었다. 또한 자료에서만 보았던 협동조합의 도시 이탈 리아 볼로냐에 대한 기대는 출발 전부터 흥분을 가져왔다. 1. 프랑스 파리와 릴의 사회적경제 조직 12시간의 비행으로 유적지와 세느강의 도시 파리에 도착하여 첫날 한국대사관, 다음날 사회적경제 그룹 SOS와 자회사를 방문하고 릴시로 가서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마지막 날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방문하였다. 1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5
  • 9. 프랑스의 사회적 경제는 세계 2위 농업국가인 만큼 농촌에서 시작되었고 공무원 비중으로 고려되고 있다. 들이 시민단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여 각 위원회와 거브넌스가 잘 되고 있으며 노 “SOS 그룹의 활동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이다. 마약중독자, 장애인의 빈곤과 동시간은 현재 주35시간 법정 근로시간이라서 부러웠다. 또한 좌 우파의 평화적 · 소외문제가 국가정책에서 방치되는 것을 척결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식으로 사회정 공존이 가능한 것은 공개 토론문화가 활성화 되어 대통령 직속으로 의제별 토론회, 의를 만드는 것이다.” 원자력 문제, 일자리 문제 등 사회적 합의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2) Artisans du Monde (수공제품을 판매하는 공정무역 사회적기업) 1) SOS그룹과 자회사 CDI (사회적기업 창업투자사) Artisans du Monde는 프랑스 자원봉사자 등이 모여 만든 수공제품을 판매하는 SOS그룹은 비영리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1984년 창립하여 현재 1만 명의 직원 사회적기업이며 공정무역 운동의 선두 주자이다. 1974년에 설립되어 현재 프랑스 과 세계에 270개 지사, 연간 매출액 7억 6천만 달러, 소외계층 100만 명 정도가 혜 전역에 걸쳐서 자원봉사자 6,000명, 임금을 받는 직원 60명, 매장 160여개를 운영 택을 받고 있다. 사업 이념은 어려운 계층 사람들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고 주택문제 하고 있다. Artisans du Monde의 설립 동기는 지속가능한 사회 개발과 공정무역 및 다른 사회문제와 연관 되어 빈곤문제가 악순환으로 흐르기 때문에 총체적인 관 에 참여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운영 원칙은 남반부에 위치한 나라들 점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다. 로부터 농산물, 수공업제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수입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여 판 SOS그룹은 협회, 협동조합, 주식회사로 이루어져 있고 보건문제, 교육문제, 일 매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생산자의 사회적인 권리(사회보장, 의료 자리문제의 3대 사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SOS가 잘 운영되고 있는 보험 등)와 친환경적인 부분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생산업자에게 미리 생산할 수 핵심 이유는 ① 전문 직업정신 - 전문적인 매니저를 고용하고 각 사업에 전문요원 있도록 선금을 지불하고 있다. Artisans du Monded는 공정무역에 대한 의식 확 을 배치 한 것 ② 각 분야별로 맞춤형 프로그램과 피라미드식 저변 관리 등의 28년 산을 위해 학교나 여러 사회단체에서 교육활동을 하며, 수공제품을 사람들에게 알 간 축적된 노하우 ③ 강력하고 입체적 리는 활동을 한다. 인 파트너쉽 - 정부 지자체 뿐만 아 · 니라 민간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기업 3) Espaces (친환경 세느강 살리기 사회적기업) 에서는 오렌지통신사의 전화카드, 샤 넬의 옷, 음식 의약품 차량 등을 지 · · Espaces는 세느강 주변의 많은 공장들 원)이다. 이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자가 생기고 주 CDI (사회적기업 창업투자사)는 변환경이 방치되어 자연생태계도 파괴되 SOS의 자회사로 투자와 컨설팅을 담 자 지역주민들이 실직한 노동자들에게 일 당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 기업 자리를 제공해주고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 에 투자할 때 기준은 기업의 경제적 고자 단체를 결성하였다. 현재 임금을 받 모델(수익모델)과 사회복지에 대한 고 있는 참여자는 130명 정도로 사회에 미션(보건, 마약 문제 등)의 영향력을 재통합된 취약계층이며 이들을 교육하고 SOS그룹의 임원들과 공정무역가게 앞에서 보고 판단하며 두 가지 척도가 동일한 재정 지원과 사업관리를 하는 상근직원이 Espaces의 생태공원에서 1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7
  • 10. 55명이다. 소외 빈곤계층이 일할 수 있도록 14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세느강 부가 금리로부터 해방을 하기 위해 다시 주변의 3개 도와 협력해서 일을 하고 있다. 만들었으며 1950년도에 전국적인 신협이 Espaces는 도로개발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생태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시를 어떻 생겨나게 되었다. 2011년 말 기준 이탈리 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대의 공원은 사회적 빈 아에 412개의 신협이 있고 4,411개의 지 공계층의 중요한 사업장으로 공원의 보수 유지와 공원 방문객에게 좀 더 재미있고 점과 31,763명의 직원이 있다. 대출 시장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점유율 7%, 자산은 19.6%이고 50% 이 “연대공원은 사회복지 활동을 하는 장소이며 동시에 소외계층과의 연대의식을 상이 조합원들과 거래를 해야 하며 95% 일깨우는 장소로써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 지역사회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 조합 원들은 처음엔 농민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이태리 협동조합 설명 사진 는 중소기업, 정년 퇴직자 등 다양하며 조 2. 협동조합의 땅 이탈리아 볼로냐 합원 혜택으로는 이윤(채권발행 이윤 포 함)에 대한 배당과 사회적인 여행(같이 여행 다님)을 한다. 연수 3일째, 파리에서 2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 북부 도시 볼로냐를 갔 “이탈리아 신협의 성공 요인은 130년 동안 지속해 왔으며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 다. 우리가 간 날의 볼로냐는 200년 만의 폭염으로 영상 42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고 있으면서 기업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더위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로 2012년 결승전이 있는 날이라 도시의 열기는 하 늘을 찌를 듯하였다. 주 경제장관 간담회를 통해 볼로냐가 주도로 있는 에밀리아로 2) CONFCOOPERATIVE (로마냐주 협동조합 연합회) 마냐주는 소기업과 중소기업이 많으며 그중에서도 협동조합이 많고 10명당 1개의 기업(로마나주 400만 인구에 40만개의 중소기업이 있음)이 있으며 모든 사람이 생 CONFCOOP은 에밀리아로마냐주의 협동조합을 대변해 주는 연합체이다. 협동 산을 하려고 하며 협동의 지역이라고 하였다. 볼로냐는 40만 명의 시민 중 60%가 은 이탈리아의 헌법 45조에 나와 있으며 협동조합의 사회기여를 인정하고 상호부 생협 회원이고 9만 명이 대학생인 도시로 강성 노동조합이 있어 중도 좌파가 대대 조의 역할과 협동조합의 권리와 관리 등을 보장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역할은 서비 로 시장을 하고 있고 붉은 벽돌이 상징이라 붉은 도시라 불리고 있다. 우리는 신용 스 제공과 컨설팅을 하며 프로모션(홍보전략)이나 로비활동, 협동조합의 신설을 지 협동조합, 협동조합 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협동조합 대형 마트, 포도농장과 와 원하고 있다. 연합회는 에밀리아로마냐주에 9개의 지부가 있으며 종류로는 사회적 인 협동조합을 방문하였고 쟈마니 교수와 로마냐주 경제장관을 만났다. 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 등이 있다. 특히 포도주는 50% 이상이 협 동조합에서 생산이 되고 있으며 야채, 고기, 우유 등도 마찬가지다. 1) BCC (Banca Credito Cooperativo 신용협동조합 연합회) 본부 최근 협동조합 수는 줄어들었지만 일자리는 많이 늘었고 매출량도 많이 늘었다. 조합원수는 줄었는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큰 기 7월 2일 오전에 에밀리아로마나주의 BCC 본부를 방문하였다. BCC는 신협 연합 업이 없으며 혁신을 많이 하고 합병을 하고 이익이 나면 재투자를 해서 다음 세대를 회로 에밀리아로마나주 BCC는 22개의 신협과 70만 명의 고객이 있으며 이 지역은 위해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작년 후반기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실직을 시키지 않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협동조합의 땅이다. 으려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많이 했다. 1883년에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신협이 생겼으며 첫 신협이 만들어진 이후 한 신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기업에 비해 선명하게 다른 것은 돈이 중심이 아니라 정책 1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19
  • 11. 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아 도덕적인 문 제가 있어 이태리 사람들이 거부해서 못 3) CIM (혼합형 사회적협동조합) 들어 왔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나오 는지 생산방법을 아는 것이다. ③ 공공이 CIM은 1988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사회서비스 제공형의 A형과 일자리 갖고 있는 좋은 재산(공공선)의 역할이 제공의 B형이 혼합되어 있다. 장애인과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 다. Commons (공공)는 공공의 재산 의 하며 지역 내 기업과 연계하여 일감을 확보, 기관 내부 공동 일터에서 일자리를 제 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지 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10명의 자원봉사자가 4명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작했는 역사회, 공공의 지식 등도 포함되는 개념 데 지금은 조합원이 54명이며 25개의 일자를 찾았고 참여자가 30여명이 된다. 이다. 협동의 생각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 쟈마니 교수 사진 다른 기업의 일감을 계속 받을려면 제품의 질이 좋아야 하므로 일반 기업과 똑같 요하고 공공 소유하는 것(Commons)이 이 노동환경이 좋아야 한다. 협동조합에서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협동조합의 역할이다. ④ 사람들에게 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CIM이 제3섹터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이 사회적협동조합이며 1970 2004년부터는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볼로냐 시내에 별도의 식당과 바 년대에서 이탈리아에서 처음 태어났다. 전통적인 법과 잘 맞지 않아서 1991년에 별 를 운영 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별도로 있지 않고 돌봄서비스의 지자체 도의 법을 만들었으며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으로 유럽 정부에서 배워서 공모에 응해 서비스 지원비를 수주를 통해 받고 있다. 유럽 전체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협동조합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① 조합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조합원과 결과 4) 협동조합의 석학 Stefano Zamagni (스테마노 쟈마니) 교수 부부 특강 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면 망하거나 협동조합과 멀 어진다. 그래서 조합원의 선택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협동조합이 투자를 많이 해야 쟈마니 교수는 볼로냐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협동경제, 연대경제를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홍보해서 퍼지게 해야하고 문화(cultural, 인식)에 많 사회적경제로 정리한 협동조합 석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이 투자해야한다. ② 협동조합에 경제적 지원(surpport)이 되어야하는데 자본을 는 책이 번역되어 알려져 있다. 어떻게 끌어 오느냐가 문제이다. 작은 기업의 협동조합은 자본이 필요한 경우 돈이 쟈마니 교수 부부가 협동조합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없다. 이를 위해 사회적 채권, 사회적 주식(세금혜택이나 이윤, 이자율, 채권기간을 협동조합은 80개국에 퍼져있고 1800년 후반부터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 사회적인 목적으로 협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유럽정부가 5년 안에 이것을 법제화 빈곤층의 가난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시각에 걸쳐서 시작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오 해서 할 예정이다. ③ 정치적인 문제이다. 시장경제는 정치영역(국회나 정부에서 면서 처음과 협동조합이 많이 바뀌었는데 현재는 복지의 측면이 강하다. 법을 만듦)에서 정하는데 현재의 룰은 자본주의를 도와주는 룰이 많다. 협동조합을 협동조합의 기능은 ① 민주주의에 기초해 있다. 실생활 경제에서 활용 가능하기 도와주는 룰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정치인들이 여러 가지 선택을 위해 민주주의가 중요하며 경제 활동에서 책임과 혜택, 결정을 나누는 셰어자본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share capitalism)를 인식해야한다. 2개월 전에 워싱턴에서 셰어자본주의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에서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share capitalism)를 출간하여 새로운 생각을 시작했다. ② 시민들이 더 많은 선 양을 중시하는데 질을 중시하는 협동조합이 세계경제의 주류가 될 것이다.” 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적 기업인 월마트가 물건 값은 쌌지만 여자들 20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1
  • 12. 3. 협동의 경제, 연대의 경제가 대안이다 법 제도 개선은 거의 다 이루었지만 여성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상대적 빈곤 · 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 신자유주의 경쟁에서 더 많이 쓰기 위해 더 많이 유럽 연수를 통해 터득한 것은 프랑스의 사회적경제 조직인 SOS그룹의 규모의 벌 수 밖에 없는 돈벌이 경제 속에서는 여성노동자는 열심히 일해도 계속 힘들 수밖 경제(1만 명의 직원과 100만 명 가까운 수혜자)에 놀라웠고 소외계층들은 사회적 에 없는 것이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사람 중심의 경제활동으로 대안적 삶을 추구 문제가 복합적이라는 인식하에 총체적인 지원을 한다는 설명에는 충분히 공감이 하는 대안여성노동운동을 천명하고 지난 5년 동안 활동해 왔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갔다. 또한 공정무역 사회적기업이 남반부의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의 사회적권리 돌봄 공동체인 전국가정관리사협회를 운영하고 공동체 화폐를 사용하는 희망품앗 보장과 생활이 가능케 하기 위해 사전에 대금을 지불하는 운영 방식에 대해 소비자 이 활동과 즐거운 불편 생활 실천, 부설기관의 자활공동체, 일자리 사업으로 사회 와 생산자가 공생의 길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공정무역 사회적 적기업을 운영해 왔다. 기업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았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그러나 공동체 경제 조직들(사회적기업, 자활공동체,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은 수 들을 조직한다는 사실은 시사적이었다. 익을 내서 참여자들의 인건비를 보전해야 하고 참여자들의 노동자성을 담보가 어 이탈리아 볼로냐 시민들이 ‘꿉(COOP, 협동조합)간다’라고 하는 것은 시장 간다 려워 알선 형태로 운영해 왔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협동조합법 제정과 유엔 협동 는 뜻이며 어린이 극장, 옷가게, 대형 마트, 식당 등이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합의 해를 맞아 따뜻한 경제인 돌봄 영역의 공동체 조직들을 재정비하여 돌봄서 것은 협동조합이 주민들의 생활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2009 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공동체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돌봄 서비스의 공 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 시에 직원들을 실직시키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 적 역할을 강조하고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경제체계인 협동조합을 만 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이익이 났을 때 비축을 하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경영철학 들어 희망의 삶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 길에서 답은 협동조합의 주체인 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이탈리아의 사회적협동조합을 퉁해 노동자성 문제, 사회서 조합원과 지역의 뿌리를 갖고 연대의 경제, 협동의 경제를 조직화 하는 것이다. 여 비스 참여자 인건비 등등을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 과제를 안고 왔다. 쟈마니교 성노동자회는 서울의 ‘한백’, 인천의 ‘옷누리’라는 노동자 협동조합을 운영 한 경험 수의 특강에서 협동의 경제, 연대의 경제가 신자유주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이 있으며 대안여성노동운동으로 호혜, 상생, 살림의 경제활동 실천을 토대로 협동 에 공감하며 협동조합이 새로운 경제 씨스템의 대안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 조합의 정신과 원칙에 입각한 돌봄 영역의 당사자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이다. 하였다. 이번 유렵 연수의 경험을 보태어 돌봄 영역의 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 력해 갈 것이다. 4. 여성노동자회에서의 협동조합의 의미 유엔은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정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올해 12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요즘 들어 사회 곳곳에서 협동조합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 의의 폐해, 시장경제에만 의존해 우리들 삶이 송두리째 망가지고 황폐화시킨 현실 의 반영일 것이다. 여성노동자회는 2007년 창립 20주년 평가에서 지난 20년 동안 열심히 싸워서 2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3
  • 13. 기 획 ❹ 협은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대전민들레의 료생협은 지역화폐운동을, 원주의료생협 은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간의 협동을, 서울 노원의 함께걸음의료생협은 장애인 건강한 관계망, 의 건강권을 고민하는 등 각 의료생협들 2 살림의료생협에 놀러 오세요! 만의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살림의료생협의 특징은 바로 여성주의 협동조합 사례를 들여다 보다 : 의료생활협동조합 ‘살림’ 적 지향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0년 불광천에서 거리 건강체크 대 중반, 신나게 여성주의 활동을 하던 몇 유 여 원 어라. 살림의료생협 사무국장 몇 사람들이 모여 “이렇게 재밌는 여성운 동을 계속 하며 100살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뭐가 필요할 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30대, 40대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더 중요해진 것은 건 강문제였어요. 삶의 질, 내가 하고 싶은 일, 미래를 계획할 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협동조합, 이젠 많이 익숙해진 말입니다. 평소에도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무언 건강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때 마침 여성주의 의료를 펼치고 싶다는 꿈 가를 같이 하고 계시지요? 그것을 좀 더 모양새를 갖추어서 만들면 조합이 됩니다. 을 꾸던 의사들도 만났습니다. 여성주의 활동가들과 의사들이 여성주의적인 건강 사람들이 서로 협동해서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입니다. 과 의료에 대해 함께 공부하다보니, 민주적이고 평등한 방식으로 조합원들이 스스 그 중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 줄여서 의료생협은 건강, 의료, 복지에 관련된 필요 로 건강을 지키는 의료생협이란 방식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임입니다. 그럼 살림의료생협이 지향하는 건강, 의료는 어떤 것일까요? 한국에는 1994년 창립한 안성의료생협을 비롯하여, 지역에서 주민들과 뜻 있는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보통 아플 때에 병원 의료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15개의 의료생협이 있습니다.(서울 4곳, 안성, 인천, 안 을 찾아가고 아픈 곳, 다친 곳을 치료하는 것이 의료의 전부지요. 하지만 아프지 않 산, 대전, 원주, 전주, 용인, 성남, 수원, 시흥, 의정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 을 때 미리 예방하고, 아프더라도 잘 관리하여 더 큰 병이 되는 것을 막는 예방의료 건강을 지키자는 목적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지역에 맞는 내용으로 활동하고 있는 는 의료생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건강 소모임, 건강 데요. 예를 들어 안성의료생협은 많은 농민분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만 교육, 건강 실천단 등 조합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여러 건강 프로그램과 모임을 진행 큼 농민운동과 농민의 건강이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천평화의료생 하고 있습니다. 아플 때는 적정 진료, 믿을 수 있는 진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의료생협들은 어느 곳이나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주치의 진 2 림의료생협은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 1-1, 3층에 살림가정의학과의원으로 새 둥지를 틉니다. 관심 있으신 살 분들은 홈페이지 salimhealthcoop.or.kr를 방문하시거나 전화 02-6014-9949로 연락주세요. 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저 몸이 안 좋을 때 한 번 들려 특정 질환, 부위만을 진 2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5
  • 14. 찰하는 의사 - 환자 관계에서는 제 아무리 똑똑한 의사라도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 1년이면 스무 번이 넘는 찾아가는 건강 있지요. 좋은 의료인은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어떤 일을 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조합에서 교육할 하는지, 누구와 사는지, 관계는 어떤지, 지금까지 어떤 병에 걸렸었고 내 부모님, 형 수 있는 건강 강좌의 목록을 보면서 조합 제자매는 어떤 병에 걸린 적이 있는 지, 내가 건강에 쏟을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어느 원들이 듣고 싶은 강좌를 신청하면 찾아 정도인지 등, 나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오랫동안 알아온 ‘아는 의사’가 바로 주치의 가서 강의합니다. 친한 사람들, 아는 사람 입니다. 그래서 의료생협의 의사들은 조합원들을 지속적으로 진료하고 관리하는 들끼리 모여서 강의를 들은 조합원들은 건강의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바른 잇솔질과 잇몸관리, 식단의 염분 조 절법과 고혈압 예방하기, 담배 끊기, 건강 사람은 몸이 아프지 않은 것 뿐 아니라 마음이, 정신이, 사회가 건강할 때 진짜 건 검진 알고 받기 등 다양한 강좌 이후에 서 주치의로 일하게 되실 추혜인(무영, 가정의학 강할 수 있습니다. 과중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당장 질병으로 드 로 실천하고 있는지 챙기는 건강 반상회 과 전문의) 원장님이 최근 한겨레21 만인보에 러나지 않더라도 건강을 지키기 어려운 조건일 것입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모임으로 이어집니다. 한 번의 교육이 듣 실린 모습 있거나, 국가 정책이 보통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고 마는 게 아닌 지속하는 모임이 되는 이 변화하거나, 여성이 차별받거나 폭력피해를 입고 있거나, 자연이 크게 훼손되거나 유는 듣는 분들이 서로 이미 친하기 때문이겠지요. 오염된 환경에서 우리는 온전히 건강하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우리의 건강은 나 혼 살림의료생협에는 14개의 건강 소모임이 있습니다. 산에 가고, 밑반찬을 같이 만 자만의 건강관리나 두둑한 보험, 아플 때 최첨단 치료를 받고 1인실에 입원할 수 있 들어 나누고, 춤을 추고, 텃밭을 가꾸고,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기타를 치는 등 사람 는 경제적 여유만으로는 지켜지기 어려운 것입니다. 함께 노력하고 뜻을 모아야 만 들이 모여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들어지는 모두의 건강의 한 부분입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여성주의 학교는 대학을 벗어나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기초 여성학 강좌입니다. 세 시간씩 열 번이나 되는 여성학 강좌를 집중해 그렇다면 누가 이런 건강을 만들까요? 우리 조합원들, 지역주민들이 의료인들의 서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조합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살림의 여성주 도움을 받아 스스로 마을에서 만들어 냅니다. 챙겨주고 돌봐주고 함께 하는 것, 아 의 지향은 더 풍부해지고, 동네 언니들의 수강 신청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여성주 플 때나 아프지 않을 때나 ‘건강한 관계’속에 살 수 있는 것이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의와 건강, 마을, 공동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짝꿍이 아닌가 싶어요. 이러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활동, 돌보는 노동은 아주 가치 있는 일입니다. 누군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먼저 알아채고, 병원에 함께 가고, 처방한 약을 제 요즘 살림의료생협은 한창 떠들썩합니다. 바로 살림의 첫 번째 의료기관, 살림 때 잘 복용하도록 챙기거나 특별한 식단이 필요할 때 돕는 일, 혼자서는 잘 움직이 가정의학과 의원 개원이 코앞이기 때문인데요. 질병을 예방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 지 않는 친구, 이웃을 불러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걷고 운동하는 사람. 지금껏 많 을 수 있는 곳, 나의 주치의를 만날 수 있는 안정적인 의원이 3년여의 준비 끝에 드 은 여성들이 맡아왔던 이 일들이 건강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모두가 함 디어 8월에 개원합니다. 병원 개원에 필요한 자금이 3억 원이 넘는 데 이 돈을 조합 께 맡아야 하는 일입니다. 돌볼 수 있을 때 돌보고, 돌봄이 필요할 때 충분히 돌봄을 원들이 출자해서 만들었다니, 정말 꿈만 같은 일입니다. 주치의가 되실 가정의학과 받을 수 있는 건강한 관계망 속에 사는 것이야말로 의료생협의 조합원들이 누리는 의사 선생님은 대학 때부터 줄곧 여성운동을 해 오며 의료생협의 꿈을 하루하루 진 가장 큰 혜택입니다. 척시켜온 분입니다. 동네에서는 이미 명의로 통하는 데다, 의료생협에서 지향하는 일차의료에 가장 적합한 과를 고민해서 가정의학과로 수련을 받으셨다니, 정말 말 26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7
  • 15. 다했습니다.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일반적 의사들은 개원할 때 대부분 개 원자금을 빌려서 개원하는데 이 원금과 이자의 부담은 매출을 많이 올려야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의료생협 의료기관은 개원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조합원들이 스스로 모으고,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여 주치의가 양심에 맞게, 배운 그대로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 창립총회 니다. 좋은 진료의 책임이 의사에게만 있 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주인으로서 함께 경영의 책임을 나눠 맡는 것이지요. 조합원은 조합에 필요한 공동 자본을 모으기 위해 출자하고, 조합의 사업소를 적 지역과의 소통 : 사람을 꿈꾸다 극적으로 이용하고 홍보하며, 한 명 한 명이 좋은 주인이 되어 조합을 민주적으로 여성노동자회 지역위원회 지역탐방 관리하고 운영합니다. 조합은 조합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한 상 옥 수원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에서 출발 여성주의자들의 필요에서 시작해서, 지역과 만나고,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 께 어울려 사는 건강 마을을 만들고 싶은 살림의료생협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6월 지역위원회는 지역공간을 거점으로 주민과 함께 활동하는 지역을 선정하여 앞으로 갈 길이 더 먼 것 같습니다. 지역탐방을 하기로 했다. 마창, 부산, 경주 지역이 결정되었다. 3지역 모두 활발한 우리보다 50년 앞서 만들어져 지금은 종합병원 1개와 40여개의 의료기관 및 요 지역 활동을 하는 곳이기에 이번 탐방 길이 무척 기대된다. 드디어 출발!! 우리 일행 양기관, 그룹홈, 조산원과 게스트하우스까지 만들어낸 일본 미나미의료생협. 7만여 은 기차를 타기위해 서울역에서 만났다. 출발시간이 임박하여 모두 기차에 올랐는 명의 조합원이 활발히 서로 관계 맺고 있는 미나미의 비전문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데 나순희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다. 걱정만하고 있는데 기차가 출발을 알리며 서서 가 만들고 싶은 마을, 건강을 상상해 봅니다. 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때 차창 밖으로 나순희 선생님의 모습이 보인다. 안타까 “모두가 달라 모두가 좋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빛나는 마을 만들기” 운 마음에 우리는 “저기 있어”를 외쳤지만 기차는 사정없이 달려 어느새 종착지인 마산에 도착했다. 28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29
  • 16. 마창 「바람골 그 가게」 서 여유를 갖고 향후 마을의 주요한 문제를 해결 할 것이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활 동가들만의 공간이나 사업이 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강조했다. 지역 활동에 대한 회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박미영 선생님이 장님과 활동가들의 열정이 마을 안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지역주민과 온전한 우리를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의 「바람골 공동체를 만들어 주민이 모여드는 「바람골 그 가게」가 되길 기원하며 다음 목적지 그 가게」로 안내했다. 2011년 10월 문을 인 부산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연 「바람골 그 가게」는 창원의 끝자락인 안민동에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 단지사 이로 좁은 골목길이 정겹게 느껴지는 순 부산 마을가게 「소풍」 간 편안하게 보이는 평상이 놓여있는 건 마창여노 지역거점인 「바람골 그 가게」를 담 당하고 있는 신주은, 이현실, 이미영 님 물 1층에 「바람골 그 가게」가 눈에 들어온 부산에 도착하여 연제여성회 어울마당 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판매를 위해 만 에서 운영하는 「소풍」을 방문하였다. 마을 든 친환경 물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기업으로 지정된 「소풍」은 마을 주민들의 있다. 그러나 눈길은 바로 옆 테이블에 꽂힌다. 마창여노 활동가들이 직접 재배한 생산, 유통, 소비 활동을 모아 마을주민들 쌈과 밑반찬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점심이 한상가득 차려져 있다. 소박하지만 푸 의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마을가게 짐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니 식욕이 확 당긴다. 점심식사가 끝나갈 쯤 다행이도 나순 로 카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카페 한쪽 희 선생님이 도착했다. 점심을 먹은 후 이옥선회장님으로부터 「바람골 그 가게」의 벽면을 수공예품, 친환경생활용품, 안전 소개와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 먹거리 샵으로 활용하여 차를 마시며 부산여성회 연제지부의 커피가 있는 마을가 여노 사무실은 지역운동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지역 거점 활동을 위해서는 별 물품도 구입할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는 게 「소풍」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품을 둘러보 도의 공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바람골의 실내 공간은 마산의 민중예술가가 작업을 마을어린이도서관인 「우리동네도서관」과 고 있다. 했다고 한다. 한옥의 전통을 살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득하게 꾸며져 사랑방처 「보육돌봄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럼 편안하다. 재봉일과 비누를 건조하는 작업공간과 교육, 소모임, 수다삼매경에 도서관과 보육돌봄센터는 아이를 챙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면 빠질 수 있는 다용도 공간과 주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공간은 15평으로 보증금 2천 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마을공동체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소풍」은 엄 만원에 월세가 10만원으로, 보증금은 고인이 된 이경숙열사의 추모사업회 기금으 마들이 안심하고 활동하는 동안 아이들은 도서관과 센터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거 로 마련되었다고 한다. 바람골의 회원은 140여명 정도로 이옥선 회장님과 신주은 나 놀이를 할 수 있는 엄마와 아이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이정은 부대표님은 지역 활동가, 이연실, 이미연 씨앗지기가 바람골을 거점으로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안에서 교육과 실천을 통해 마을리더를 만들고, 마을을 변화시킴으로써 여성이 사 바람골은 지역의 사랑방 공간으로서 여성친환경 생활 문화를 창조하고 주민들과 회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주요목적이라 한다. 마을 안에서 다양하고 물품, 재능 등의 나눔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한다. 현재 친환 꾸준한 활동을 통하여 주민과 소통함으로서 연제여성회를 찾아오는 여성들을 생활 경 제품, 도 농간 로컬푸드 활동을 통한 친환경 먹거리 제공, 공간을 활용한 지역네 ·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동가로 양성하는 조직문화가 인상 깊었다. 트워크 형성, 인문학, 친환경 제품관련 강의, 미디어 교육, 동네아이들을 위한 종이 접기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바람골 그 가게」는 일하는 사람이 즐겁게 활동하면 30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1
  • 17. 부산 찾아가는 가정보육사 「포그니」 새로 이사한 사무실은 황성동의 주택가 골목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소박하고 단 해운대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급하게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며 사진을 찍고 여성 아한 「희망품앗이」 현판이 우리를 맞이했 과 나눔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보육콜센터 「포그니」를 방문했다. 「포그니」는 동화 다. 내부는 친환경제품과 어린이도서, 재 속 나라처럼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1층은 베이비맘 카페, 북 카페의 문 활용의류, 밑반찬 등 다양한 물품들이 진 화공간으로 책을 보거나 놀이를 할 수 있고, 지하는 영화보기와 인형극을 공연할 수 열되어 있다. 사무실은 16평으로 보증금 있는 공연장이 있다. 유아, 아동, 가족이 함께 교류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이 1,500만원인데 회원 27명이 10만원에 있다. 보육콜센터 「포그니」가 하는 일은 40~50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 서 100만원까지 기금을 출자하여 보증금 고, 일하는 여성의 보육문제를 지원하여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기 위한 영유아 을 만들었다 하니 「와글밥」이 더욱 의미 경주여성노동자회 희망품앗이 ‘와글밥’에서 전문 보육 사업을 한다. 맞벌이 가정 및 저소득 가정에 전문화된 특화 방문교육서비 있고 소중한 공간으로 느껴진다. 사무실 판매되고 있는 물품을 둘러보고 있는 활동가 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문화놀이 프로그램과 영화상영, 인형극 체 주변에 초등학교와 학원, 상가들이 있어 들 험 등의 특화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더 나은 프로그램과 특화된 교 동네 주민들, 유머차를 끌고 다니는 아기 육 사업을 개발하고 지속시키기 위한 고민도 많다고 한다. 「포그니」 탐방을 끝으로 엄마들, 초등학생들의 방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갑자기 많은 주민들과 오늘 일정을 마치고 숙소인 「튼튼이 어린이집」으로 이동하였다. 오늘 밤 우리들이 만나니 왠지 어색하기도 하지만, 활동 초기 사람을 만날 수 없어 걱정하던 때를 생 묵을 「튼튼이 어린이집」은 2층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집에 주는 푸근함과 안정 각하면 행복하단다. 사무실을 이전한지 4개월이 지난 지금 기존의 회원들과 새로운 감이 느껴진다. 아이들도 제 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린 회원들의 활동 참여와 상설매장에 다양한 물품구비, 새로운 지역에서 뿌리내리기 이집을 둘러보는 동안 부산여성회에서 싱싱한 회를 준비하여 푸짐하고 넉넉한 뒤 위한 활동, 주민들이 와글밥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 등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풀이가 이어졌다. 못 다한 이야기는 자정이 넘어서도 이어졌지만, 우리는 내일 일 한다. 새로운 공간 「와글밥」이 지역 속에서 주민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공간 정을 염려하며 아쉽게 잠자리에 들었다. 이 될 때까지 두 분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와글밥」 탐방을 마친 우리는 경 주여성노동자회에서 준비한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전통의 맛과 정성이 가득한 점 심과 신들의 산이라 불리는 「남산」을 등산했다. 역사해설가의 설명을 통해 「남산」의 경주 「희망품앗이 - 와글밥」 역사적 의미와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 대한 찬사를 뒤 로하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다음날 마지막 탐방지인 경주로 향했다. 경주여성노동자회는 2008년 11월 활동 을 시작했다. 김태분 회장님과 윤명희 사무국장님 두 분이 열정을 갖고 시작했지 이번 탐방을 통해 마창, 부산, 경주지역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활동들이 잘되 만, 사무실이 주거지역이 아닌 곳의 건물 4층이어서 활동에 대한 부담으로 걱정도 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활동가와 회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열정적으로 활동하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희망품앗이」장터를 개설하여 EM제품, 재활용품, 밑반찬, 며,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계절 농산물 등의 거래를 통해 회원을 확대하며 지역에서 여성노동자회 활동 기반 느꼈지만 지역으로 돌아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선 고민이 앞선다. 바쁘신 을 다져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품앗이 활동을 활발히 이끌어 온 덕분에 올 중에 이번 탐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기울여 준 마창여성노동자회, 부산여 해 여성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황성동으로 이전했다. 성회, 경주여성노동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2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3
  • 18. 평 등 의 전 화 당신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고통인 직장내 성희롱 배 진 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2011년 평등의전화를 통해 접수된 성희롱 내담자 사업장규모 2012년 7월 여성주간을 맞아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전국 9개 평등의전화 상담소 에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을 살펴보았다. 2011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직장 내 2) 장 내 성희롱, 재직 중 상담 비중 매우 낮아 직 성희롱은 총 264건(재상담 제외)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비혼에게 56.4%, 1년 미만 54.7%, 사무종사자 47.0%,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68.2%로 가장 많이 발생한 근로조건 내담자의 재직자 비중이 62.1%, 모성권 내담자 재직자 비중은 96.4%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상담에 비해 퇴사 후 상담 비중이 41.7%로 높게 나타났다. 로 나타난 반면 직장 내 성희롱 내담자의 재직 비중은 58.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근로조건 상담의 경우 퇴직 후 발생하는 부당해고나 퇴직금 상담 등 퇴직 후에 상담 을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직장 내 성희롱 내담자의 재직 비중은 매우 1. 011년 9개 여성노동 상담실에서 접수한 직장 내 성희 2 낮은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경우에 따라 외상 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롱 상담결과 많은 병증이 발생한다. 특히 가해자와 매일 부딪히는 환경에 놓여있는 피해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그 결과 그 고통을 견디지 못 하고 퇴사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피해 1) 직장 내 성희롱 3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 가해자의 사장 비중 증가 자들은 퇴사 후에도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 하고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있었다. 2011년 직장 내 성희롱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된 특성을 보여준다. 10~29인 사이 사업장이 31.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고, 30인 미만 사업장의 2. 담을 통해 살펴본 법제도 개선 방향 상 비중은 6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가해자의 경우 사장의 비중이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2009년 21.0%에 머물렀던 사장의 비중은 2011년 1)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작업거부권이 필요하다 33.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비교적 사장과의 접촉이 빈번한 소규모 사 업장에서의 상담이 증가한 탓이 클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례① : K씨(36세)는 사장과 단 둘이 일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을 시작했다. 면접 시 사장은 남 34 일하는 여성 여름•아흔한번째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