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입사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채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도 수백장의 자기소개서를 써보기만 하다가
난생 처음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게 되니
느껴지는 점이 있어 한번 적어봅니다.
저는 단지 여러 채점자 가운데 한명이었으며
제가 말하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고
저희 회사, 아니 저 개인의 그야말로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1. ~한번에 읽혀야
봐야 되는 자소서가 수백 장에
업무 짬짬이 봐야하니
한 자소서를 두 번 보기 어렵습니다.
멋 부리는 수식어 없이 드라이하게
문장은 짧고 간단명료하게
서두는 길지 않게 주제는 ‘명확하게’가 좋아 보였습니다.
2. ~제목을 달려면 기발하게
제목을 다는 것도 좋더군요.
쉽게 빨리 파악이 되니까요.
그런데 1, 성실성 2, 사명감, 3, 문제의식
이런 뭐럴까~ 뻔한 제목은 안 다는 게 나았던 것 같습니다.
3. ~사소한 실수도 크게 튀는군요.
저도 자소서를 쓸 적에는
내용만 좋으면 그만이지 시시콜콜한 실수가 뭐 그리 중요하겠나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제가 평가를 하게 되니 그런 사소한 실수가 크게 들어오더군요.
뭘 트집 잡아 감점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딱 걸렸다는 느낌입니다.
이름을 쓰지 말라든가 하는 가이드라인은
꼼꼼히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4. ~어학 성적
어학성적과 자기소개서의 품질이 비례하는 현상이 분명 있더군요.
또 자기소개서는 자기주장일 뿐
객관적인 근거를 필요로 하는 평가에서
평가자는 수치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점수가 낮아도 쓰는 것이 나은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가산점이 부여되거나 의무 사항이 아니라면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영어를 아주 잘한다라고 쓰신 분 중에
토익이 굉장히 낮은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럴 경우 지원자의 신뢰성 자체를 의심하게 됩니다
토익은 낮아도 영어는 잘한다는 근거를 제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5. ~튀어야 한다.
수백 장을 보다보니 3 문장 이내에 눈길을 끌지 못하면
그냥 '중간' 이라는 배점이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에서 '중간'은 '탈락'입니다.
6. ~어떻게 튀어야하나
거창한 이론 어려운 이론 권위자의 말 등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던데요.
적재적소에 쓰이지 않았을 경우
허영이 있다는 인상을 주는 역효과가 나옵니다.
소소해도 무릎을 탁 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오, 기발한데 라는 생각이 들면 오케이입니다.
7. ~팩트 <생각
스펙과 경험을 한 타스 나열하는 경우도 있던데
별로 좋은 인상을 못 받습니다.
3. 나열만 하고 끝나면 그냥 생각 없이 ‘스펙쌓기 했구나’
포장은 화려한데 ‘알맹이는 없구나’ 라는 인상을 줍니다.
가짓수는 많지 않더라도 거기서 얻은 자기만의 노하우나 철학을
잘 풀어내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화려한 스펙과 경험 경력이 없어도
좋은 점수를 준 자기소개서가 많습니다.
자소서에 녹아든 지원자의 생각과 철학이
깊고 적절하며 기발하면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8. ~오타는 이해해도 비문은 금물
한 두번의 오타는 무리 없겠으나
비문이 한번 이상 계속되면
성의가 없거나 자질이 부족하거나로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언론직이니 주의하셔야 할 듯
9. ~0000 또는 111 만 쳐도 통과하더라?
00, ㅠㅠ, 11, ㅇㅇ
이렇게만 써놓으신 분들이 진짜 있더군요.
다른 회사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0 점입니다.
10. ~논리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글이 굉장히 논리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최고점을 준 사례로 있습니다.
11. ~겸손한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제시된 스펙이 동일하다면 그걸로 으쓱하는 쪽 보다는
‘그걸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듯한 태도가
보다 이상과 기준, 포부가 높구나‘ 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4. 써 놓고 보니 하나마나 한 얘기인 듯도 보이네요.
좋은 스펙과 적절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가 당연히 유리하겠죠.
하지만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것이니
경험이 일천할 것이라는 것도 감안을 하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스펙과 경험 경력이 없어도
자질과 잠재력 그리고 인성만 보여주면
오케이 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진솔한 성찰이 담기면 될 것 같습니다.
진솔한 성찰은 자기가 그 분야에 그만큼 관심과 열정이 있고,
깊이 고민했고 많이 좌절했다면 반드시 가능하다고 봅니다.